'떼루아', 알고보면 안티 와인 드라마?

문완식 기자  |  2008.12.08 14:06
SBS 월화드라마 \'떼루아\' <사진=SBS> SBS 월화드라마 '떼루아' <사진=SBS>


국내 최초 와인드라마를 표방한 SBS 월화드라마 '떼루아'(극본 황성구 ㆍ연출 김영민)는 안티 와인드라마인가.

지난 1일 첫 방송한 '떼루아'가 2회 분량이 방송된 가운데 '와인드라마'에 어울리지 않는 '반(反)와인 드라마' 행보를 이어가고 있다.


첫 방송에서 여자주인공 이우주(한혜진 분)는 할아버지의 성화에 못 이겨 맞선을 보러 나간다. 이 자리에서 맞선 남은 와인 얘기만 늘어놓다가 우주에게 "앞으로 좋은 사람 만나면 이딴 와인 얘기 말고 그 사람에 대해 얘기 하라"며 타박을 듣는다.

이 장면에서 맞선 남은 와인에 대한 자신의 지식을 한껏 자랑하고 우주가 모르면 그것도 모르냐는 식의 태도를 보인다. 어떻게 보면 '와인 애호가'들이 '와인 밖에 모르는 고리타분한 사람'으로 비춰질 수 있는 설정이다.


곧 '떼루아' 레스토랑으로 바뀌게 될 전통주 양조장 '남초' 장면에서는 전통주가 최고라는 식이다. '절대 후각'의 소유자 이우주가 할아버지와 대화하는 장면에서 남자친구 단별(이태성 분)을 소개하며 "전통주도 관심이 많다"고 설명한다.

앞의 '와인남'과의 맞선과 비교하면 와인은 '느끼 또는 교만'으로 복분자를 비롯한 전통주는 '고귀'라는 식으로 비추고 있다.


'샤토 무통 마이어 1945'를 찾아 프랑스를 누비는 강태민(김주혁 분)에게 프랑스인들이 한국인들이 왜 그렇게 와인에 집착하는지 모르겠다는 투의 묘사는 한국의 와인 애호가들을 '소주 등 전통주를 버리고 돈 버리며 와인에 혈안 된 사람들'로 그리고 있다.

와인업계 사람들 묘사도 다분히 부정적이다. 양 대표(송승환 분)로 대표되는 그들은 마치 범죄 조직 마냥 목표를 위해 수단과 방법을 안 가리는 사람들처럼 어둡게 묘사된다. 와인에 대한 애정이 집착으로 그려지고 있다.

'떼루아' 황성구 작가는 제작발표회 당시 "떼루아'가 끝날 때 즈음 와인에 대해 하나도 모르시는 어머니가 와인 한 잔하고 싶다는 마음이 들 정도로 만들겠다"고 밝혔다.


그러나 '떼루아'의 이러한 反와인적 행보는 와인 문외한들이 와인 잔을 들기는커녕 자칫 와인애호가들의 들었던 잔마저 내리게 할지 모른다.

이 같은 지적에 대해 '떼루아' 김영민PD는 8일 "'떼루아'의 주시청 타겟은 와인이 처음이거나 초보자로 와인 애호가만을 대상으로 하지는 않는다"며 "'와인은 어렵고 비싸다'는 대중의 편견을 깨려는 과정에서 그 같이 비춰졌을 수도 있다. 3회부터는 와인에 얽인 사연이나 에피소드를 통해 좀 더 와인이 친근한 대상이 되도록 할 것"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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