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연아에게 '지나친 관심' 아닌 '은근한 애정'을

도병욱 기자  |  2008.12.14 15:02
"한국에서 처음 (경기를) 치르는 데 너무 열성적으로 응원해주셔서 감사드린다"

'피겨 요정' 김연아는 13일 '2008-2009 국제빙상연맹(ISU) 피겨스케이팅 시니어 그랑프리 파이널' 경기 직후 가진 인터뷰에서 한국 팬의 관심에 고맙다고 답했다.


분명 고국 팬과 언론의 관심은 김연아에게 힘이 될 것이다. 하지만 지나친 관심은 득이 아닌 독이 될 위험도 배제할 수 없다. 김연아 팬 사이에서도 '과도한 집착'을 비판하고 우려하는 목소리가 등장하고 있다.

이 논란은 12일과 13일 고양 덕양어울림누리 얼음마루 빙상장에서 열린 그랑프리 파이널 때문에 수면 위로 떠올랐다. 대표적인 것인 주관 방송사인 SBS의 '밀착취재 논란'.


SBS는 경기 전 김연아가 대기실 앞 복도에서 몸을 푸는 장면을 촬영하고, 경기가 끝나자마자 인터뷰를 가지는 등 일거수일투족을 카메라에 담았다. 이 과정에서 12일 경기 직후 김연아가 복도에서 눈물을 흘리는 장면이 포착되기도 했다.

SBS는 "주간 방송사가 대기실로 이동하는 통로까지 방송하는 것은 일반적인 일"이라고 해명했지만, "규정을 떠나서 자국선수를 보호하려는 배려가 부족한 점이 아쉽다"는 의견이 이어지고 있다. "연예인이 아닌 운동선수가 눈물 흘리는 장면까지 보여줄 필요가 있는지 궁금하다"는 의견과 "카메라가 김연아만 찍는데 당사자는 당연히 부담을 느낄 수밖에 없다"는 지적이 계속됐다.


관중의 응원방식도 도마 위에 올랐다. 12일 열린 쇼트프로그램 경기 연기 도중 일부 관중이 과도하게 함성을 지르거나 박수를 쳤기 때문이다. 피켜스케이팅은 집중력이 필요한 경기기 때문에 연기 중에는 큰 소리로 응원하지 않는 것이 관례다.

자성의 목소리도 뒤따랐다. 경기 후 김연아 관련 팬사이트에는 "지나친 응원은 김연아에게 부담을 줄 수 있기 때문에 자제할 필요가 있다"는 내용의 글이 이어졌다. 실제 13일 경기에는 경기 중 응원이 눈에 띄게 줄어든 모습을 보였다.

피겨 불모지였던 한국에 김연아의 존재는 특별하다. 많은 사람들이 그에게 관심을 쏟는 것은 당연한 일이다. 그럼에도 김연아가 앞으로 '유명인'이 아닌 '훌륭한 피겨선수'로 커가기를 바란다면, 그에 대한 '과도한 애정공세'는 조금 자제할 필요도 있다. 특히 그 대상이 점점 실력을 쌓아가는 18세 소녀라면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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