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동엽(좌)와 허수경(우)
신동엽, 허수경, 김남주, 허수경, 박인환...이들의 이름을 듣고 연예인이 먼저 떠오르기 마련. 우연찮게도 문학사에 길이 남을 문인들과 동명이인이다.
예능계에서 발군의 실력을 뽐내고 있는 MC 신동엽은 '껍데기는 가라'로 잘 알려진 시인 고 신동엽과 이름이 같다. 1959년 '이야기하는 쟁기꾼의 대지'로 조선일보 신춘문예에 입선해 본격적인 활동을 시작한 시인이다. '금강', '아사녀', '4월은 갈아엎는 달' 등이 대표작인 저항시인이다. 예능계에서 신동엽의 이름을 빼 놓을 수 없듯 신동엽 시인의 작품을 논하지 않고서 시를 안다고 할 수 없다.
↑왼쪽부터 박인환, 김남주, 조세희 <조세희 사진출처=조세희 미니홈피>
드라마와 영화 등에서 탄탄한 연기력으로 무게 중심을 잡고 있는 중년 탤런트 박인환 또한 시인 고 박인환과 이름이 같다. '목마와 숙녀', '세월이 가면' 등 보석 같은 시를 남긴 천재 시인이다. 탤런트 박인환도 2000년 SBS 연기대상 최우수연기상을 받을 만큼 연기력을 인정받아 이름을 빛냈다.
탤런트 김남주 또한 시인 고 김남주와 동명이다. 1974년 '창작과 비평'에 시 7편을 발표해 등단한 이후 '나의 칼 나의 피', '진혼가', '저 창살에 햇살이' 등 다수의 시집을 남겨 이름을 알렸다. '윤상원 문학상', '제6회 단재문학상', '제9회 신동엽창작기금상' 등을 수상한 대표적 저항시인이다.
싱글맘을 선언한 방송인 허수경 역시 시인 허수경과 동명이다. 1987년 '실천문학'을 통해 등단한 그는 우리말을 잘 다루기로 유명하다. '혼자 가는 먼 집', '슬픔만한 거름이 어디 있으랴' 등 다수의 시집을 냈으며 2001년에는 제14회 동서문학상을 수상했다. 독일 유학후 현지에서 거주중이다.
소설 '난장이가 쏘아올린 작은 공'의 저자 조세희와 동명인 가수도 있다. 레이싱 모델 출신 가수 '티아라'의 멤버 조세희가 그 주인공이다. '칼날', '뫼비우스의 띠' 등 70년대 한국 사회의 모순을 날카롭게 그려낸 소설가 조세희의 명성에 신인 조세희가 이름을 나란히 할 수 있을지 기대를 모은다.
문인과 연예인의 거리가 마냥 멀기만 한 것은 아니다. 한 집안 출신도 찾아볼 수 있다. 미스코리아 출신 탤런트 김혜리의 어머니는 '애마부인'의 원작자 조수비, '백치 아다다'로 1989년 몬트리올영화제 여우주연상을 탄 신혜수의 아버지도 시인이다. 시집 '맥박'을 낸 신기선으로 1950~70년대 활동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