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준용 "과거엔 '연예인'..요즘엔 '최..뭐더라'"(인터뷰)

문완식 기자  |  2008.12.16 11:50
최준용 ⓒ사진=최용민기자 leebean@ 최준용 ⓒ사진=최용민기자 leebean@


배우 최준용. 사실 이름만으로는 그의 얼굴을 떠올리기란 쉽지 않다. 그를 유명하게 만든 '야인시대'의 임화수, 최준용'. 이래도 가물가물 한 이가 많을 터.


◆"몇 년 전만 해도 내 이름은 '연예인'..요즘엔 '최..뭐더라'"

"몇 년 전만 해도 내 이름은 '연예인'이었다. 길을 가면 얼굴을 알아보고 '어, 연예인이다'이랬다. 요즘엔 그나마 나아져 '최..뭐더라' 이런다. 그래서 '8월에 내리는 눈' 제작발표회 때 기자들 앞에서 '제 이름은 '연예인'이다'고 말했더니 웃더라. 하하하."


영화 스태프를 꿈꿨던 최준용은 연극영화과(동국대)에 지원했지만 그의 모교는 연극 쪽이 강했다. 선배들은 영화 쪽에 별로 관심이 없었고 그의 '호흡과 목소리'를 보고 성격배우를 권했다. 하지만 그는 연극을 하면서도 스태프를 꿈꿨다. 그런 그였지만 군에 가서 연기자를 꿈꾸게 된다.

"88년도에 군대(국방부 근무)에 갔는데 그 때 당시 '사랑이 꽃피는 나무'에 나오는 하이틴 스타들을 보며 '내가 쟤네 보다 연기를 잘 할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래 그럼 나도 연기를 한 번 해보자'고 생각에 연기 공부를 하게 됐다."


호기를 갖고 덤볐지만 '연기자의 길'은 녹록치 않았다. 제대 후 91년 방송 3사의 탤런트 공채시험에 도전했지만 연거푸 고배를 마셨다.

"그 때 당시 연영과 출신은 서류통과는 됐는데 MBC는 서류마저 탈락했다. KBS는 2차에서 탈락하고. 만만하게 봤는데 아니더라. 6개월 후 SBS에서 2기 공채 탤런트를 뽑는다고 해 그때, 정신 차리고 만반의 준비를 했다. 그 전엔 대본 보고 하다 대본을 달달 외우고 시험에 응했다."

최준용은 2000대 1의 경쟁률을 뚫고 92년 SBS 공채 2기로 '연기자의 꿈'을 이룬다. 김지수, 이승신이 그의 동기다.

"우리 때는 현장 분위기도 익힐 겸해서 공채생을 엑스트라로 많이 돌렸다. 근데 4, 5기부터 제작국에서 쓰지 말라고 했다. 그때부터 공채생들이 단역은 들어와도 안하는 등 스타의식에 젖어 들었다. 지금도 난 후배들에게 "단역 들어와도 열심히 해라. 차근차근 밟아 올라가라"고 말한다. 다 그게 피가 되고 살이 된다."

최준용 ⓒ사진=최용민기자 leebean@ 최준용 ⓒ사진=최용민기자 leebean@


◆"'야인시대' 후 배역 안 들어와..죽도록 힘들었지만 아들 생각하며 버텨."

데뷔 후 최준용은 '남자대탐험', '해바라기' 등에서 코믹연기를 선보이며 두각을 나타낸다.

"처음에 방송생활 시작하고 몇 년 동안은 사람들이 개그맨인 줄 알더라. 임현식 선배를 코믹연기의 모델로 삼고 닮으려고 애썼다. 임현식 선배는 당시 나의 우상이었다."

코믹연기를 주로 하던 최준용은 ‘이브의 모든 것’에서 악역을 처음 한 후부터 '악역전문'이란 '얄궂은 운명'을 맞게 된다. '야인시대' 임화수는 기회이자 한계였다.

"악역만 하다 '올인'에서 배역이 좋아서 이미지가 바뀌나 했는데 '야인시대' 한방으로 가버렸다. 개인적으로는 유명세를 타기는 했는데 이후 임화수 이미지 때문인지 배역을 많이 못 받았다. 아직도 지방에 가면 어른들은 '아이구, 임화수' 라고들 하시지만.."

그 시점에서 최준용은 슬럼프를 겪는다.

"연기를 하면서 후회한 적은 없었다. 근데 이 시절 작품을 많이 안하게 되면서 회의를 많이 느꼈다. 우울증도 오고…. 당시 이은주 씨가 자살했는데 그 심정이 이해가 되더라. 힘들었지만 내가 잘못되면 아이는 어떻게 하나하는 생각에 마음을 다 잡았다."

최준용 ⓒ사진=최용민기자 leebean@ 최준용 ⓒ사진=최용민기자 leebean@


◆"강재는 눈물 흘리는 악역..오영실과 핑크빛 로맨스 예정"

최준용은 얼마 전부터 SBS 일일드라마 '아내의 유혹'에서 은재(장서희 분)의 오빠 강재 역으로 출연 중이다. 이번에도 악역이다.

"처음에 시놉시스를 접했을 때 너무 재밌게 느꼈다. 시청자들이 욕을 많이 하겠다고 생각했다. 이상하게 들릴 수도 있지만 시청자들이 게시판에 욕을 써주시면 '아 내가 그 만큼 소화를 잘해내고 있으니까 이렇게 말해주시는 구나'하고 희열 같은 것을 느낀다."

'아내의 유혹'에서도 '비록' 악역을 맡긴 했지만 이전과는 좀 다르다. 눈물 흘리는 악역이다.

"드라마에서 우는 장면을 한 번도 안 해봤는데 우는 장면이 많다. 어떻게 그렇게 울까 그랬는데 리허설 땐 안 나오던 눈물이 신기하게도 나오더라. '내가 강재의 배역에 많이 흡수되어 있구나' 생각했다. 그래서 그런지 맨 날 악역만 맡다가 요즘에는 사람들이 '너 이미지가 많이 좋아졌다'고 하더라. 회가 거듭될수록 매력 있는 배역이라 느끼고 있다."

더불어 '아내의 유혹'을 통해 드라마에 처음 데뷔한 오영실과 핑크빛 로맨스가 예정돼 있다. 키스신도 있다.

"악역으로 시작했지만 강재란 배역도 좀 웃겨질 거다. 하늘(오영실 분)이랑 로맨스도 좀 있을 거고. 하늘이가 강재의 터프한 모습에 반한다는 설정이다. 비록 하늘이 상상 속이긴 하지만 키스신도 있다. 오영실 씨는 기가 막혀 하지만. 하하"

최준용 ⓒ사진=최용민기자 leebean@ 최준용 ⓒ사진=최용민기자 leebean@


◆"먹고 살려고 사업하지만 본업은 연기..죽을 때까지 연기하고 싶다."

지난 달 3일 첫 방송한 '아내의 유혹'은 20% 가까운 시청률을 기록하며 인기몰이 중이다. 덩달아 최준용도 신났다. 최준용은 작년 드라마 '8월에 내리는 눈' 이후 1년 반 남짓 쉬는 동안 '누보떼'란 브랜드로 쥬얼리 사업을 시작했다. 극 중 김서형 등이 그의 협찬을 받으며 드라마의 인기와 더불어 매출도 올라가고 있다.

"개인적으로는 하도 일이 안 들어와서 이것저것 해봤다. 식당 냈다가 2달 만에 바로 문 닫았다. 조개구이 집을 냈는데 '태안 기름유출 사고'가 터졌다. 지금은 인터넷 쇼핑몰을 내고 액세서리 집을 하고 있다. 연예인 협찬을 하면서 '아내의 유혹'에 협찬을 했는데 시청률과 함께 매출도 몰라 흐뭇하다."

최준용은 '나, 최준용을 정의해 달라'는 부탁에 잠시 고민하더니 되레 "어떻게 생각하냐"고 반문했다. 자못 심각했다. 그러면서 말을 이었다.

"난 된장 같은 사람이다. 주위에서 흔히 볼 수 있는 '동네 아저씨' 같은 사람이다. 먹고 살려고 사업도 하고 그러지만 본업은 연기자다. 죽을 때까지 연기를 하고 싶다. 악역일지라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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