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적' 박찬호가 넘어야 할 두 개의 산

도병욱 기자  |  2008.12.16 15:38
ⓒ홍봉진 기자 ⓒ홍봉진 기자
박찬호에게 필라델피아는 기회의 땅이다. 지난 시즌 월드시리즈 우승팀인 필라델피아 필리스에 새 둥지를 튼 만큼 숙원이었던 우승을 노릴 수도 있게 됐다. 또 완벽하게 부활한 모습을 보여 자신의 건재를 알릴 수도 있다.


기회의 땅이 눈앞에 있지만, 그 땅에 도착하기 전에 넘어야 할 산이 있다. 박찬호가 넘어야 할 첫 번째 산은 팀 내 선발 경쟁을 뚫는 일이다. 이미 필라델피아의 라인업은 4선발까지 구성됐다. 콜 해멀스, 조 블래튼, 브렛 마이어스, 제이미 모이어 등 쟁쟁한 선발진을 뚫기란 쉽지 않다.

남은 자리는 5선발. 박찬호는 이 한자리를 놓고 카일 켄드릭, JA 햅, 카를로스 카라스코, 애덤 이튼 등의 선수들과 다퉈야 한다. 비록 켄드릭과 이튼이 지난 시즌 부진했고, 햅과 카라스코 역시 박찬호에 못 미친다는 평이 있지만 모두 잠재력이 있는 선수들이기 때문에 경쟁이 만만치 않을 것으로 전망된다.


필라델피아 홈구장이 '투수들의 무덤'이라는 점도 극복해야 한다. 2004년 개장한 시티즌스뱅크파크는 대표적인 타자 친화적 구장. 이 구장은 콜로라도 쿠어스필드와 함께 타자들이 가장 선호하고, 투수들이 가장 꺼려하는 구장으로 유명하다.

박찬호 역시 필라델피아 이적을 결정할 때 구장 때문에 주저했다고 밝힐 정도다. 컨디션이 나쁜 날에는 홈구장에서 상대 팀 타자들에게 두들겨 맞을 가능성도 낮지 않다.


이러한 이유 때문에 현지 언론들도 아직까지는 박찬호에게 큰 기대를 걸고 있지 않는 분위기다. 필라델피아 지역 언론들에서는 박찬호가 구원투수로 기용될 가능성을 점치는 분위기가 대세다.

박찬호는 지난 15일 기자회견을 통해 필라델피아 필리스와 1년 계약을 맺었다. 기본 연봉은 250만 달러이며, 만약 내년 시즌 동안 27경기 이상 선발 등판해 170이닝 이상 소화한다면 연봉은 500만 달러까지 올라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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