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하 감독 "'감각의 제국'처럼 섹스신 찍고 싶었다"

유하 감독 ⓒ이명근 기자

파격적인 정사 신을 담은 영화 '쌍화점'의 유하 감독이 더욱 격정적인 사랑 장면을 담고 싶었다며 아쉬움을 드러냈다.

유하 감독은 16일 서울 삼성동 코엑스 메가박스에서 열린 영화 '쌍화점' 기자간담회에서 "영화에 좀 더 센 베드신이 필요하다고 생각했다"고 말했다.


'쌍화점'에는 주진모와 조인성, 그리고 조인성과 송지효의 실연을 방불케하는 근래 보기 드문 정사신이 담겨 있다. 이에 대해 유하 감독은 "조인성이 남자 구실을 못하게 되는 장면이 있기에 앞에 좀 더 센 베드신이 필요하다고 생각했다"고 설명했다.

유하 감독은 "에로티즘이라는 게 죽음과 축제가 한 몸에 뒤엉키는 것이라고 생각했다"면서 "욕심 같아서는 '감각의 제국' 수위로 찍고 싶었다"고 말했다.


이어 그는 "한국은 엄숙주의가 강해 그 정도 수위 밖에 못하게 돼 아쉬웠다"면서 "에로티즘의 극한을 보여주고 싶었다. 만일 정사 신 수위가 높다고 느낀다면 그 만큼 한국영화가 너무 엄숙했기 때문일 것"이라고 덧붙였다.

그는 호위무사집단인 건룡위의 전라 목욕 신에 대해서는 "그건 여성 관객의 눈을 즐겁게 하기 위해 찍은 게 사실"이라고 답해 취재진의 박수를 받기도 했다.


또한 유하 감독은 영화 속 동성애 코드에 대해 "처음부터 동성애를 염두에 둔 것은 아니었다"면서 "격정적인 멜로를 만들려 하다 보니 동성애 코드가 들어간 것 같다"고 설명했다.

그는 "배우들의 감정을 끝까지 유지시켜야 하는 게 가장 힘들었다"면서 "그 때문에 재촬영을 불사하겠다는 협박을 배우들에게 자주 했다"고 말했다. 유하 감독은 조인성이 영화 촬영을 끝나고 일본에 갔다가 재촬영을 한다는 꿈을 꿔서 깼다는 일화도 소개했다.

'쌍화점'은 고려 말을 배경으로 후사 문제로 원나라의 압력을 받는 공민왕이 사랑하는 정인이자 호위무사인 홍림을 '씨내리'로 삼으면서 벌어지는 궁중비화를 담은 영화다. 개봉은 30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