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우 이천희 ⓒ임성균 기자 tjdrbs23@
2008년 가장 많은 주목을 받았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배우 이천희(29)다. SBS 예능프로그램 '일요일이 좋다'의 '패밀리가 떴다' 코너를 통해 '예능선수'로 자리 잡았고 종영된 KBS 2TV 대하사극 '대왕세종', 영화 '허밍' 등을 통해 연기자로도 왕성히 활동하고 있다.
'패밀리가 떴다'에서 얻은 '천데렐라'라는 애칭으로 불리며 CF업계에도 블루칩으로 자리 잡고 있다. 최근 공개된 VOS의 멤버 김경록의 뮤직비디오에 출연하며 상대 여배우와의 진한 키스장면으로 인터넷 실시간 검색어 1위를 차지하는 등 '핫'(HOT)한 인물로 부상했다.
이천희라는 이름 석 자는 대중에게 친숙한, 널리 알려진 이름으로 대중의 마음속에 파고들고 있다. 이천희를 만났다. 큰 키에 선한 눈망울은 순진하게 웃는 모습 역시 건실한 이미지로 아날로그 배우라 일컬음을 받고 있는 모습 그대로다. 인기라는 산의 정상을 향해 뜀박질을 하고 있는 그는 2008년 최고의 행운아 중 한 명임에 분명하다.
"올 한해 갑작스럽게 큰 사랑을 받았다. 감사하다. 나는 달라진 게 없다. 주변에서 나를 달리 볼 뿐이다. '패밀리가 떴다'를 통해 많은 인지도를 쌓은 게 사실이고 주변에서 나를 바라보는 시선 도 그렇다. 배우 이천희에게는 다가오지 않았던 분들이 '천데렐라'에게는 친근감을 느끼는 것 같다. 나를 보고 달려와 때리시는 분까지 있는 걸 보면 말이다."
배우 이천희 ⓒ임성균 기자 tjdrbs23@
'천데렐라', '패밀리가 떴다'에서 얻은 애칭이다. 선배 연기자 김수로로부터 모진 구박을 받지만 엉뚱하리만큼 우직한 모습으로 묵묵히 시키는 일을 도맡아 하는데서 비롯됐다. 즉, 신데렐라와 이천희의 합성어다.
"천데렐라, 처음에는 '뭐야' 싶었다. 천희와 신데렐라의 조합은 어딘가 모르게 신데렐라보다는 어감이 어색하고 낯설었다. 지금은 그 말 하나로 모든 게 표현되는 것 같다는 생각을 한다. 사실 신데렐라는 웃긴 애도 아니고 순수하고 성실한 사람의 대표적인 캐릭터 아닌가. 사람들에게 보다 강력하게 인식되어졌다. 천데렐라, 그 하나로 내 모든 게 표현된다. 천데렐라는 나를 허무는 벽과 같다."
'천데렐라'는 이천희가 말한 대로 많은 변화를 가져왔다. 대중의 사랑을 가져왔고, 보다 친근한 모습으로 그를 각인시켰다. 하지만 배우가 본업인 이천희에게 약임과 동시에 독이 될 수 있다는 우려는 낳기도 했다.
"독이 되는 부분도 있다. 어떻게 보면 나쁜 것 일 수도 있다. 하지만 나는 배우다. '패밀리가 떴다'는 내 또 다른 모습일 뿐이다. 사실 득이냐 실이냐에 대한 고민보다 다른 고민이 더 많다. 나는 항상 나 그대로이고 상황만 바뀐 것 뿐 인데 주변에서 나를 찾는 분들이 갑자기 많아졌다. 때문에 섭섭함을 느끼는 분들이 많아진 게 사실이다. 부탁하는 입장보다 거절하는 입장이 더 어렵지 않은가."
'패밀리가 떴다'이후 많은 작품과 예능프로그램에서 그를 찾고 있다. 특히 예능프로그램은 섭외 0순위다. 예능선수라 불리고 있는 지금, 자연스러운 현상이다. "예능프로그램은 너무 어렵다"는 게 이천희의 대답이었다.
배우 이천희 ⓒ임성균 기자 tjdrbs23@
"예능프로그램이 편안한 건 드라마와 같은 준비 과정이 그나마 없기 때문일 것이다. 드라마는 하루 촬영을 하기위해 일주일을 준비해야 하는데 예능프로그램의 경우는 그렇지 않더라. 이는 '패밀리가 떴다' 만이 지니는 특성일 수도 있다. 리얼리티를 추구하다보니 주어진 상황에서 벌어지는 일이 그대로 카메라에 담긴다. 즉, 드라마나 영화보다는 준비를 덜해도 된다. 내가 '패밀리가 떴다' 외에 다른 예능프로그램에 대해 어렵게 생각하는 이유이기도 하다."
사실 '패밀리가 떴다'는 이천희에게 예능프로그램이라는 점 외에 큰 의미가 있다. 그는 가족이라고 표현했다.
"사실 가족 같다. 촬영하는 내내 실제로 노는 기분이 들고 촬영이라는 생각이 들지 않는다. 그리고 가족들과 함께 있는 것만으로도 너무 재미있다. 멤버가 아닌 가족이 됐다. '패밀리가 떴다'는 예능프로그램 같지 않고 하나의 작품이라는 생각이 든다. 처음에는 내가 예능프로그램에 출연하는 게 어색했다. 이제는 가족들이 좋아서 그런지 안보면 보고 싶다. 잠을 잘 때도 우종신, 좌재석이 있어야할 것 같다. 혼자 자는 게 어색해졌다. 촬영을 안 해도 좋으니 2주일에 한 번씩 만나서 여행 다녔으면 하는 바람이 생겼다. "
'예능선수' 이천희에게 연기란 어떤 의미일까. 연기에 대한 생각에는 변함이 없었다. 한층 더 성숙하고 무르익었다.
"'대왕세종'에 출연하면서 연기에 대한 생각이 바뀌었다. 과거에는 매력적인 캐릭터에 대해 고민했다. 이제는 아니다. '대왕세종'에서 만난 김갑수, 이원종 등 선배님 같은 포스를 지닌 연기자가 되고 싶다. 비록 지금은 비록 내가 여기에 머물러 있지만 세월이 흘렀을 때 영향력이 있는 배우가 되고 싶다."
주인공이고 아니고를 떠나서 연기를 하면서 살아가는 삶이 너무 행복하다는 그다.
"굉장한 스타가 아니지만, 나도 열심히 해서 오래 연기하고 장수하는 연기자가 되고 싶다. 지금 내가 몸담고 있는 '패밀리가 떴다'는 목표를 향해 거쳐 가는 하나의 단계다. 크게 문제되지 않는다고 생각한다. 내년에도 좋은 작품으로 여러분을 만나고 싶다."
배우 이천희 ⓒ임성균 기자 tjdrbs2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