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태지 ⓒ홍봉진 기자 honggga@
가수 서태지의 '사전녹화'가 특혜 아니냐고?
지난 22일 서울 명동 한복판에서 3000여 팬과 함께 진행된 서태지의 길거리 공연을 두고 말이 많다. 이날 행사는 오는 29일 생방송으로 열리는 SBS '가요대전'을 위한 서태지만의 사전녹화였던 것. 다른 가수들은 다 생방송 현장에 참석해 '라이브'로 무대에 서는데 왜 서태지만 사전녹화된 영상으로 갈음하냐는 것. SBS가 서태지 개인을 위해 일종의 특혜를 베푼 것 아니냐는 지적까지 나왔다.
더욱이 앞서 지난달 30일 생방송된 SBS '인기가요'도 서태지만은 일주일 전 사전녹화분을 방송해서 똑같은 의혹을 받았다. 여기에 서태지가 일부 프로그램에 방송편집권까지 요구한 것으로 알려져 월권 논란이 일기도 했다.
하지만 결론부터 말하면 이같은 특혜 시비는 '뭘 몰라도 한참 몰라서' 생겨난 일이다.
서태지와 아이들의 멤버였다 세븐 빅뱅을 키워낸 프로듀서로 변신한 양현석이 이같은 '특혜 시비'에 누구보다 갑갑해했다. 양현석은 최근 스타뉴스와 인터뷰에서 "서태지 사전녹화가 특혜라고 하는 건 우리나라 방송 현실을 몰라서 하는 소리"라며 말을 시작했다.
"록밴드가 우리나라 방송사에서 라이브로 공연을 하는 건 사실상 불가능하다. 다른 가수들이야 미리 준비한 MR테이프(반주만 녹음한 테이프)에 맞춰 노래를 부를 수 있지만 록밴드는 그럴 수 없다. 드럼이면 드럼, 키보드면 키보드, 밴드 악기 각각의 음향을 일정 수준으로 잡아낼 수 있는 설비와 전문 스태프가 국내 방송사에는 전무한 실정이다. 그것도 생방송으로? 애초부터 불가능한 일이다."
양현석은 "서태지도 이런 현실을 알기에, 그리고 자신의 음악을 제대로 시청자들에게 전하고 싶어 사전녹화를 선택했을 것"이라며 "서태지는 아마 지금쯤 29일 방송에 나갈 자신의 녹화분량에 대한 음악 편집 작업을 밤새워서 하고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양현석은 "과거 머라이어 캐리가 국내에 와서 라이브를 안 해 비난을 받은 적이 있다고 들었다. 그러나 머라이어가 캐리가 노래를 라이브로 할 줄 몰라서 그랬다고는 절대 생각 안한다. 그녀의 라이브를 받쳐줄 음악 환경이 제대로 마련되지 않았던 것"이라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