명품다큐 '북극의 눈물'의 4가지 의미

김현록 기자  |  2008.12.29 10:39
\'북극의 눈물\'의 장면들 <사진제공=iMBC> '북극의 눈물'의 장면들 <사진제공=iMBC>


화제 속에 방송됐던 'MBC 스페셜'-'북극의 눈물'이 대단원의 막을 내렸다. 지난 7일 첫방송된 '북극의 눈물'(연출 허태정 조준묵)은 1부 '얼음왕국의 마지막 사냥꾼'과 2부 '얼음없는 북극', 3부 ' 해빙, 사라지는 툰드라'로 구성된 총 3부작 다큐멘터리. 지난 28일 번외인 제작기까지 총 4주에 걸쳐 시청자를 찾았다.


촬영기간 6개월, 제작비 20억 원, 그리고 수치로는 말할 수 없는 땀과 노력이 들어간 '명품 다큐'에 시청자들은 반응했다. 밤 시간대 방송되는 다큐멘터리로는 이례적으로 9.4∼12.1%의 높은 시청률이 나왔다. 시청자가 먼저 잘 만든 '명품 다큐'를 알아본 셈이다. 완성도와 흥행성 모두에서 평가받은 명품다큐멘터리, 그 의미는 결코 작지 않다.

잘 만든 다큐, 시청자도 열광했다


한국 다큐멘터리의 자신감과 자존심을 세웠다는 점은 높이 평가할 만하다. 오랫동안 다큐멘터리는 천대받는 장르에 다름없었다. 오랜 시간과 공이 필요하지만 시청자들의 외면이 이어졌고, 화제가 되는 경우도 거의 없었다. 그러나 최근 들어 상황은 달라졌다.

'북극의 눈물'은 웬만한 예능 프로그램이나 드라마 부럽지 않은 높은 시청률을 기록하며 사랑을 받았다. KBS에서 지난해 방송된 '차마고도' 6부작도 역시 10%를 넘나드는 시청률을 기록하며 다큐멘터리의 새로운 가능성을 엿보게 했다. 이는 우리도 완성도 높은 대작 다큐를 만들 수 있고, 또 시청자의 관심과 사랑 속에 선보일 수 있다는 용기를 갖게 했다. 최근 불황으로 방송사들이 연이어 허리띠를 졸라매면서 값비싼 다큐 기획들이 다소 움츠러들었지만 그 불씨와 단초는 여전히 남아있는 셈이다.

\'북극의 눈물\'의 장면들 <사진제공=iMBC> '북극의 눈물'의 장면들 <사진제공=iMBC>



다큐멘터리의 새로운 도전

'북극의 눈물'은 그 메시지를 담아내는 방식과 고단했던 제작기만으로도 눈길을 끈다. 국내에서 북극을 소재로 한 자연 다큐멘터리가 제작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북극의 광활한 자연을 생동감 있게 전달하기 위해 국내 최초로 시네플럭스라는 항공 전문 촬영 장비를 동원하기에 이르렀다. 여기에 투입된 돈만 약 1억원. 그 결과는 차별화된 볼거리로 나타났다. 스펙터클하도고 서정적인 영상은 직접적인 메시지 없이도 '지구 온난화에 대한 경고'라는 거대한 메시지를 설득력있게 전달했다.

다큐멘터리의 새로운 도전은 최근 방송가의 화두 중 하나이기도 하다. 지난해 KBS 다큐 '차마고도'가 중앙아시아를 배경으로 한 대기획의 면모를 과시했고, 최근 EBS는 '한반도의 공룡'이라는 국내 첫 공룡 다큐멘터리를 선보였다. MBC 역시 오는 18일 공룡 다큐멘터리 '공룡의 땅'을 내보낸다.


공영방송의 힘!

최근 주목받은 이들 다큐멘터리들이 KBS와 MBC, EBS 등 공영방송에서 나왔다는 점은 또한 주목할 만 하다. 한 방송사 관계자는 "왜 잘나가는 미국 NBC나 CBS가 다큐멘터리에서는 약한 모습을 보이겠느냐"고 말했다. 실제로 영국의 BBC와 NHK 등 실제로 다큐멘터리로 이름높은 방송사들은 대개 한 푼의 수익에 일희일비하지 않는 공영방송사들이다.

수익성이 낮은 다큐멘터리는, 특히 오랜 기획과 제작 기간, 값비싼 제작비가 필요한 대작 다큐멘터리는 돈에 직접적으로 구애받지 않는 공영방송이 아니면 만들어지기 어렵다는 것이 방송가 관계자들의 전언이다. 완성도와 메시지, 영상미와 흥행성 모두에서 합격점을 받은 '북극의 눈물'은 명품다큐를 낳을 수 있는 '공영방송의 힘'을 다시 한 번 생각하게 한다.

다큐로 시작된 '원 소스 멀티 유스'

'북극의 눈물'은 다큐멘터리로 시작된 원 소스 멀티 유스의 본보기가 될 전망이다. MBC 측은 내년 초 '북극의 눈물' 극장 상영을 추진중이다. 구체적인 시기는 정해지지 않았지만 학생들이 볼 수 있도록 봄방학 시즌 개봉을 고려하고 있다. '북극의 눈물' 원소스 멀티유스는 이것으로 그치지 않는다. 허태정 조준묵 PD는 영상으로 못 다 전한 북극의 이야기를 책으로 출간할 예정이다.

'사투'라는 말이 자연스레 떠오를 만큼 치열한 제작기를 마지막으로 '북극의 눈물'은 막을 내렸다. 그러나 아직 '북극의 눈물'은 끝나지 않았다. 각종 방송과 후속 계획이 아직 남아있고, 무엇보다 지구 온난화로 인한 북극의 눈물은 아직 멈추지 않았기 때문이다.

관련기사

<저작권자 © 스타뉴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스타뉴스 단독

HOT ISSUE

스타 인터뷰

TOP