찰리박 "전진 이어 내년 '예능늦둥이' 신인상 도전"(인터뷰)

4년만에 첫 싱글 '버려버려' 발표

김지연 기자  |  2008.12.31 12:25
찰리박 ⓒ사진=임성균 기자 tjdrbs23@ 찰리박 ⓒ사진=임성균 기자 tjdrbs23@


아들은 아버지의 끼를 고스란히 물려받았다. 2008년 그 끼는 크게 빛을 발했다. 29일 오후 '2008 MBC 방송연예대상' 시상식에서 전진은 특별상-베스트 스타상을 수상했다.


전진이 예상치 못한 수상에 눈시울을 붉히던 그 때, 남몰래 가슴 깊이 눈물을 훔치던 사나이가 있다. 전진의 아버지 찰리 박(본명 박영철)이다. 지난 2004년 첫 정규앨범 '카사노바의 사랑'을 발표했던 찰리 박이 4년 만에 첫 싱글 '버려버려'로 돌아왔다.

"나는 찰리 박이기 전에 전진 아버지다. 아들이 없었다면 지금의 나도 없었을지 모른다. 그래서 '전진 아버지'로 불려도 상관없다. 다만 전진 아버지란 이름에 걸맞게 아들에게도, 대중에게도 도태된 모습 보이기 싫다."


어릴 적부터 배우를 꿈꿨고 고등학교 때 홍콩과 한국 합작 영화 오디션을 보기도 했던 그다. 하지만 본격적으로 사람들에게 이름을 알릴 수 있었던 것은 아들 전진 덕이다. 아들의 명성에 보탬이 되고 싶다. 찰리 박이 매일같이 운동하고 노래연습하고 노력을 게을리 하지 않는 이유다.

4년 전 첫 음반을 발표하고 가수로 시작했을 때도, 지금도 아들의 응원이 큰 힘이 됐다. 아들은 아버지가 꿈을 이루기를 바라는 최고의 조력자였다.


"그래도 내가 아버지인데, 노래만 하면서 살 수 없지 않나. 지난 4년간 뭘 하며 지냈냐고 묻는 분들이 많다. 솔직히 말하면 야간업소든 라이브카페든 나를 찾아주는 곳이 있다면 어디든 갔다."

그러면서 찰리 박은 특유의 재치를 발휘하며 "내가 노래를 부를 때면 뭇 여성분들의 시선이 달라진다"며 웃음을 감추지 못했다. 찰리 박은 무대에 설 때면 사람들의 시선이 하나, 둘 자신에게 집중하는 것을 보며 희열을 느꼈다.

이런 게 살아있다는 느낌이라고 그는 설명했다. 그래서 성인 트로트지만, 그의 타이틀곡 '버려버려'는 성인댄스에 가깝다. 젊은이들이 들어도 무난한 곡이다. 80년대 큰 인기를 끌었던 'Never Gonna Give You Up'을 리메이크한 곡으로, 직접 가사를 붙이고 안무까지 만들었다.

찰리박 ⓒ사진=임성균 기자 tjdrbs23@ 찰리박 ⓒ사진=임성균 기자 tjdrbs23@



사람들은 끼 많은 찰리 박에게 종종 '한 때 좀 놀았겠다'는 편견 어린 시선만 보내지만, 알고 보면 그는 배우를 꿈꿨고 음악에 대한 열정으로 색소폰, 클라리넷, 드럼 등을 연주할 주 아는 음악인이다.

'하늘은 스스로 돕는 자를 돕는다'는 말을 입증이라도 하듯 찰리 박은 무대에 설 날을 꿈꾸며 매일매일 연습했다.

"요즘 아들 활동하는 걸 보면 무척이나 뿌듯하다. 예전에 내가 아들에게 주문했던 그 모습 그대로다. 이제 내가 아들을 도울 차례다. 새 앨범도 나온 만큼 이제 아들에 이어 나도 신인상 한 번 받아봐야지!"

무슨 말이냐는 질문에 찰리 박은 "예능이든, 가요 프로그램이든 다 갈 것"이라며 "성인 가요 부문에서 신인상을, 더 나아가서는 예능 신인으로 상을 받고 싶다"는 야심찬 속내를 털어놨다.

아들에 이어 아버지까지 '예능 늦둥이'로 연말 시상식을 장식(?)하겠다는 찰리 박의 2009년 활약을 기대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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