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근영, 그녀의 눈물이 아름다운 이유

전형화 기자  |  2009.01.01 09:34


문근영이 울었다. 31일 SBS '연기대상'에서 '바람의 화원'으로 대상을 수상한 그녀는 트로피를 건네받고서 흐르는 눈물을 참지 못했다.


문근영이 받은 트로피는 배우 문근영에 대한 보답이기에 더욱 값졌다. 국민여동생, 기부천사 등 연기 아닌 다른 것으로 주목받던 문근영에게 대상 수상은 그녀가 훌륭한 연기자라는 사실을 새삼 일깨웠다.

'바람의 화원'에 남장여인 신윤복으로 출연한 그녀는 지난 1년을 온전히 드라마에 바쳤다. 드라마 촬영 도중 코뼈가 부러지는 불상사를 겪으면서도 이내 촬영장에 복귀한 문근영이기에 그녀의 대상 수상에는 박수갈채는 있어도 비아냥은 찾아볼 수 없다.


드라마 초반부터 문근영의 연기는 칭찬을 받았다. 문근영에 필요한 것은 변신이 아니라 맡는 배역이었다는 소리가 여기저기서 들렸다. 그 보답을 문근영은 연말에 행복하게 누리게 됐다.

연기자로서 문근영은 그동안 힘든 시간을 보냈다. '어린신부' 이후 국민여동생이라는 별명을 얻으며 많은 사랑을 받았지만 그 별명은 곧 족쇄가 됐다. 새로운 도전은 곧잘 이미지와 맞지 않다는 혹평을 받았으며, 어린 배우에 상처를 줬다.


대학입시를 둘러쌓고 불처럼 일어난 안티 열풍은 문근영이 꼬박 1년을 연기 활동을 접은 채 공부에 몰입하게 한 원인 중 하나가 됐다. '바람의 화원' 도중 기부액이 알려진 뒤에 따라붙은 악플들은 문근영을 더욱 연기에만 매진하게 만들었다.

문근영은 인터뷰에서 기부에 대해 곧잘 이런 표현을 썼다. "어릴 적부터 배운대로 당연한 것을 당연히 했을 뿐이다." 이 말인즉슨 당연한 것을 더 묻지 말고 연기에 대해 이야기하자는 뜻이기도 했다.

사실 '바람의 화원'은 기획부터 문근영이 축이 돼 준비된 드라마였다. 원작 소설을 눈여겨본 문근영 소속사측에서 드라마 제작사와 손잡고 차근차근 준비했다. 때문에 문근영은 더 욕심을 차릴 수도 있었다.

하지만 출연료조차 상대역 박신양의 절반도 안되는 금액을 받았다. 그 출연료조차 많다고 더욱 줄여야 한다는 부모님의 설득이 있었다는 후문이다. 소속사 동료 연기자를 드라마에 끼워팔기조차 하지 않은 데는 문근영이 연기에만 집중하게 만들려는 주위의 바람이었다.

문근영은 모든 것을 초연한 채 오로지 연기에만 몰입했다. 그 결과는 풍성했다. 안티는 줄어들었으며, 문근영의 연기는 새삼 인정받았다. 그녀의 연기를 보지 않고 비판했던 사람들은 새삼 문근영을 재발견했다.

문근영은 시상식에서 "정말 큰 상을 주셔서 감사하는 마음보다 죄송하고 무서운 마음이 더 크다"고 했다. "앞으로 연기를 계속하고 싶은데 이 상이 큰 짐이 될 것 같다"고도 했다.

"내일부터 새로운 마음으로 연기하겠다"며 눈물을 훔친 문근영. 그녀에게 2008년은 연기자로서 제2의 출발선에 섰던 해로 기억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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