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BS 2TV '꽃보다 남자'에 출연하는 김범,이민호,구혜선,김현중,김준(왼쪽부터) <사진제공=그룹에이트>
대통령이 특별법까지 만든 지원을 받으며 생겼다는 학교, 웬만한 상류층은 태어나자마자 신청해도 못 들어온다는 곳. 내레이션과 함께 5일 오후 첫 선을 보인 KBS 2TV 새 월화미니시리즈 '꽃보다 남자'는 처음부터 현실성을 찾아보기 어려웠다.
'정의의 소녀'라는 금잔디(구혜선 분)와 등장 순간부터 모두가 환호성과 함께 몰려드는 'Flower 4'라는 F4 구준표(이민호 분), 윤지후(김현중 분), 소이정(김범 분), 송우빈(김준 분) 등 드라마의 등장인물은 환상적인 캐릭터의 극치를 그렸다. 명랑, 우울, 바람, 자뻑 등 각각의 인물들은 명확한 특성을 보였다.
이날 공개된 '꽃보다 남자'는 만화 원작을 한 드라마가 보여줄 수 있을 최대한의 상상력을 보였다. "드라마란 장르가 현대적인 이야기 구조에서 보여줄 수 있는 최상의 판타지를 보여준다"던 기획의도에 일언반구의 반론도 제기하기 어려울 정통 판타지였다.
화려한 학교 교정과 한 끼에 5만원 한다는 식사는 현실 그 어느 곳에서도 볼 수 없을 꿈의 상황이다. F4가 등장할 때 나온 배경음악과 눈이 부신 후광, 상상에 잠겼다가 깨는 익숙한 반전과 불굴의 의지로 어려움에 맞서는 캔디형 여주인공도 만화 속에서나 익히 보던 모습이다.
방송 초반부터 우려의 목소리가 쏟아졌다. "현실감이 전혀 없다", "허무맹랑하다"는 내용이 혹평의 주였다. 방송 이전부터 예견됐던 명랑 쾌활의 극치, 여주인공을 연기한 구혜선에 대한 상반된 의견도 있다.
일부 시청자는 "만화가 원작이라 그런지 발랄하다"거나 "보다보니 적응이 된다"며 "아직 처음이라 더 지켜봐야 할 것 같다"고 평하기도 했다.
'꽃보다 남자'에 앞서 MBC '궁', KBS 2TV '풀하우스' 등 인기 만화를 원작으로 한 드라마들이 제작·방송됐다. 이들은 "원작을 훼손했다"는 만화 팬들의 질타 속에 고난의 시간을 보내다 이를 관심으로 회귀시켰던 익숙한 법칙을 마련하기도 했다.
'꽃보다 남자'의 첫 방송 역시 방송에 앞서 예측한 대로 이런 구조에서 크게 벗어나지는 않았다. 다만 앞으로의 방송에서 '궁', '풀하우스'의 선례를 이어 흥행 드라마로 거듭날 수 있을 지는 시청자의 평대로 지켜봐야 할듯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