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민호 ⓒ송희진 기자
드라마계의 '나쁜 남자'가 하나 더 추가됐다. 개그 코너처럼 "난 나쁜 남자야"라고 외치며 몸을 흔들지는 않지만 말 한마디로 그 이상의 힘을 보이는 인물, KBS 2TV '꽃보다 남자'의 구준표 이민호다.
극중 구준표는 천상천하 유아독존의 극치를 보인다. 내가 제일 잘났다는 생각이 당연히 자리 잡힌 채 모두가 자신의 말을 따라야만 직성이 풀리는 안하무인의 캐릭터다. 구두에 아이스크림이 묻었다고 핥으라거나 기껏 구워다 선물한 케이크를 얼굴에 문대는 '싸가지'의 지존이다.
이 '싸가지' 캐릭터는 3국 공통이다. 앞서 드라마가 제작·방영된 일본에서도, 대만에서도 만화 속 '도묘지 츠카사'인 F4의 리더는 극을 이끌어 가며 드라마 초반부터 눈길을 사로잡았다.
차이점이 있다면 일본과 대만의 드라마 속 '도묘지 츠카사'에 비해 한국판의 배역의 명성이 크지 않았다는 점이다. 일본은 인기그룹 아라시의 멤버 마츠모토 준이 맡았으며 대만은 언승욱이 맡아 연기했다. 이민호라는 아직은 신인인 배우가 기대도 우려도 한 몸에 샀던 이유다.
극의 비중도 크고 역할도 막중한 배역, 그러나 이민호는 확실히 신인이다. 이전 영화 '울학교 이티'와 '강철중 공공의 적 1-1'과 드라마 '아이엠 샘' 등에 출연했다지만 크게 두각을 나타내지는 못했다. 드라마 주연이 빠른 감도 있지만 그간 보인 화려하지 않았지만 차분했던 행보를 돌이켜보자면 섣부르지는 않다.
첫 방송에서 이민호는 대체적으로 호평을 받으며 우려를 씻었다. 아쉬운 목소리가 있기도 했지만 "캐스팅된 배우들에게서 그들이 맡은 역할의 모습을 이미 봤다"던 제작사 측의 말대로 뽀글뽀글하게 퍼머를 한 머리는 "싱크로 100%"(작품 속 인물과 거의 유사해 빠져 든다는 뜻)라는 호평을 받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