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왼쪽 상단부터 시계방향으로 '꽃보다 남자' '쌍화점' '앤티크' 그룹 샤이니.
대중문화가 꽃미남에 포위당했다. 방송과 가요, 영화에 꽃미남 열풍이 불고 있다.
안방극장에선 KBS 2TV 드라마 '꽃보다 남자'가 방송 2회만에 17.6%의 시청률을 기록, 꽃미남 신드롬을 일으키고 있다. 가요계에서는 동방신기, SS501 등 기존 꽃미남 그룹에 샤이니, 2PM 등 새로운 꽃미남들이 여심을 사로잡은 지 오래다.
극장가에서도 꽃미남 열풍은 상당하다. 지난 해 11월 개봉한 '서양골동양과자점 앤티크'에서 시작된 꽃미남 바람은 '쌍화점'으로 이어지고 있다.
조인성을 비롯한 꽃미남 군단들이 우글거리는 '쌍화점'은 구랍 30일 개봉한 이래 160만 관객이 극장을 찾았다. 대중문화 전반에 걸친 꽃미남 열풍은 당분간 계속될 전망이다.
정일우가 주연을 맡은 드라마 '돌아온 일지매'가 대기 중이며, 극장가에서는 2월에만 강지환이 주연을 맡은 '7급 공무원', 주지훈 주연의 '키친' 등이 개봉한다. 가요계에서는 연중무휴로 꽃미남들이 줄을 서있다.
한동안 사그러들었던 꽃미남 열풍이 지금 대중문화 전반에 활활 타오르는 것은 대중문화의 가장 큰 소비계층이 2030 여성으로 떠올랐기 때문이다. 경기 한파로 주머니 사정이 여의치않지만 2030 여성군들은 다른 소비를 줄일지언정 문화생활 관련 소비에는 여전히 왕성하다.
최근 연일 매진 사례를 겪는 뮤지컬에 가장 큰 고객 역시 이들이다. 한 영화 마케터는 "2030 여성세대는 미드, 일드 등을 통해 해외 대중문화에 정통해 소비 트렌드를 이끈다"면서 "이런 언니들을 잡는 마케팅에는 꽃미남이 적격"이라고 말했다.
방송가에서도 이런 경향은 마찬가지다. 주된 시청자층은 40~50대로 이동했지만 화제를 발굴해내고 발전시키는 데는 2030 여성들의 지지가 필수다. 각 프로그램에 대한 의견을 적극적으로 제시하는 것도 이들이다.
SBS의 한 PD는 "2030 여성은 다른 시청자들에 밴드웨건 효과를 낸다. 이들이 좋다고 하면 자연스럽게 다른 시청자들이 따라온다. 때문에 이들을 의식하지 않을 수 없다"고 말했다.
꽃미남들의 전성시대가 외모 지상주의를 불러일으키고 대중문화의 깊이를 얇게 한다는 지적도 있다. 하지만 우울한 시대, '샤방샤방'한 꽃미남들이 언니들의 눈과 귀를 즐겁게 해주는 것은 부인할 수 없는 사실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