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황 "막장드라마? 다 존재이유 있다"(인터뷰)

김지연 기자  |  2009.01.07 17:54
SBS \'아내의 유혹\'에 출연 중인 이재황 ⓒ사진=송희진 기자 songhj@ SBS '아내의 유혹'에 출연 중인 이재황 ⓒ사진=송희진 기자 songhj@


방송시간 평일 오후 7시20분, 45회 만에 시청률 30%(TNS 기준) 돌파. SBS 일일드라마 '아내의 유혹'(연출 오세강) 얘기다. 오후 10시에 방송되는 드라마들조차 시청률 20%를 넘기기 힘든 요즘, 평일 오후 7시대 드라마가 30%를 돌파했다. 방송가 사람들은 하나같이 기적이라며 입을 모은다.


'아내의 유혹'은 사실 남편에 의해 죽은 줄만 알았던 아내가 살아 돌아와 복수를 한다는 다소 자극적인 내용의 작품이다. 이에 극 초반 '막장 드라마'라는 비난이 쏟아졌다. 그런데 어느새 시청자들은 '아내의 유혹'에 빠져들었다.

복수의 화신이 된 아내 구은재(장서희 분)를 물심양면으로 돕는 남자, 민건우를 연기 중인 가슴 따뜻한 배우 이재황을 만나 행복한 속내를 들어봤다.


"막장 드라마라는 비난이 많았지요. 다들 각오는 하고 시작했던 것 같아요. 워낙 소재가 강했으니까요. 사실 저는 오세강 감독님과의 인연으로 시놉시스도 안 보고 출연을 결정해서 그렇게 내용이 강한지도 몰랐어요. 하하하."

2006년 SBS '돌아와요 순애씨' 이후 택한 2년 만의 복귀작이다. 의리로 택한 작품이 그에게 복(福), 그 자체가 됐다.


"공백이 좀 길었어요. 다들 이재황이라는 배우를 잊었겠다고 생각했는데, '아내의 유혹' 덕에 다시 도약의 기회를 잡게 됐어요. 며칠 전에는 시청률이 30%를 넘었더라구요. 다들 어안이 벙벙해서 아무 말도 못했어요. 이렇게 잘 나오리라고는 아무도 생각 못했거든요."

10%만 넘어도 성공적이란 평가를 받는 시간대였다. '아내의 유혹'은 타사 시청자들을 움직이게 한 것은 물론 그 시간에 TV를 보지 않던 이들까지 안방극장으로 불러모았다. 시청자의 규모가 커졌다.

SBS \'아내의 유혹\'에 출연 중인 이재황 ⓒ사진=송희진 기자 songhj@ SBS '아내의 유혹'에 출연 중인 이재황 ⓒ사진=송희진 기자 songhj@


물론 이 작품에서 초반 이재황의 비중은 생각보다 작았다. 구은재가 호된 시집살이를 하고 남편에게 구박받는 내용이 주를 이룬 탓이다. 하지만 이제 달라졌다. 이재황이 본격적인 나래를 펼칠 시간이다.


"사실 제가 봐도 초반의 건우는 답답한 면이 많았어요. 무조건 어머니 말에 복종하는 마마보이 같았죠. 하지만 알고 보면 건우는 고아원에서 자라 가족에 대한 남다른 애착이 있었어요. 어쩔 수 없이 어머니 말에 따르는 거죠.

이제는 은재를 새 가족으로 받아들이면서, 연민을 느끼고 사랑까지 하게 되며 감정 표현에 솔직해져요. 한편으로는 동생 소희가 어떤 감정으로 자신을 좋아했는지 알게 되기도 하고요."

앞으로 그가 연기할 민건우는 감정의 선이 복잡해진다. 오랜만에 복귀한 탓에 어느덧 데뷔 10년을 바라보는 그지만 "정말 신인 때로 돌아간 것처럼 배움의 연속"이라고 했다. 배우로 더 큰 성장을 위한 초석이 될 작품이다.

"시작할 때도 그랬고, 사랑을 받는 지금도 막장 드라마라는 비난이 있어요. 하지만 드라마라는 게 항상 여러 가지가 있어야 하지 않을까요. 늘 착한 드라마만 있을 수 없잖아요. 이런 드라마도 있고, 저런 드라마도 있고 다 존재의 이유가 있는 것 같아요. 항상 잔잔하고 착하면 재미없잖아요.(웃음)"

그는 '아내의 유혹'에 남다른 애정이 있음을 숨기지 않았다. 자극적이지만, 보는 재미가 있지 않은가. 게다가 주변에서 희대의 악역들은 다 나온다고 평할 만큼 배우로서 욕심낼만한 캐릭터들이 즐비하다. 배우는 즐거움이 크다.

"배우라는 머나먼 길에서, 저는 아직 초입에 있어요. 갈 길이 먼데 '아내의 유혹'이라는 좋은 선생님을 만났어요. 매일 매일이 행복이죠.(웃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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