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중훈 "시대유감‥우린 무례한 시대에 살고 있다"

최문정 기자  |  2009.01.08 12:04
7일 기자간담회 자리에 나선 박중훈 <사진출처=KBS> 7일 기자간담회 자리에 나선 박중훈 <사진출처=KBS>


"우리는 너무 무례한 시대에 살고 있다." 시사 토크쇼 단독 MC로 변신한 박중훈이 밝힌 소회다.

박중훈은 최근 배우라는 수식어보다 토크쇼 MC라는 수식어로 더욱 자주 거론되고 있다. 지난 4일 4회 방송을 마친 KBS 2TV '박중훈쇼-대한민국 일요일밤' 때문이다.


혹평, 관심, 사랑, 충고. 지난 4회 방송을 진행하면서 박중훈은 그 어느 때보다 뜨거운 관심 세례를 받았다. 그 자신이 "인터넷에서 내 기사 뭐가 나오든 리플이 안 달렸는데 요새는 뭐가 나와도 리플이 잔뜩 달린다. 보람 있다"며 "이제는 리플이 안 달리는 게 서운하기도 하다. 이번 일들로 무관심이 가장 무서운 것이라는 걸 느꼈다"고 밝혔을 정도다.

의도했던 의도하지 않았던 최근 박중훈은 이슈의 중심에 섰다. 이에 대해 박중훈은 7일 서울 여의도의 한 음식점에서 진행된 기자간담회에 참석해 "요즘 시대는 무례가 방송을 꿰뚫고 시대를 대변하는 정서를 보인다고 착각하는 것 같다"며 "그걸 지향점으로 보는데 시대유감이 있다"고 토로했다.


박중훈은 이날 "이 시대는 여백과 공백의 차이가 별다르게 안 받아 들여는 것 같다. 여백은 여유의 공간이고 공백은 공허한 공간인데 둘이 'SPACE', 공간이라는 한 묶음으로 묶이며 부족함으로 느끼는 것 같아 아쉽다"고 고백했다.

박중훈은 "박중훈이 게스트로 나오니 재미있었는데 호스트로 나오니 재미없더라는 소리를 하더라. 그런데 슬픈 영화를 보고도 스릴러를 보고도 코미디 영화를 보고도 재밌다고 한다. 재미가 곧 웃음은 아니다. 공감이고 관심이다"며 "내가 뿌린 죄도 있다. 25년 웃기고 흔들어 놓으니 박중훈에서의 웃음은 웃긴 것 뿐이라고 생각하게 된 것 같다"고 말했다.


이어 "내가 정우성을 놓고 한 토크도 효과음과 망치음, 자막, 스톱모션이 있었다면 재미있었을 것이다. 그러나 자막이 들어가는 순간 청각이 시각에 뺏기고 마음을 뺏기게 된다"며 "왜 자극적인 맛만 맛으로 생각하나"고 꼬집었다.

박중훈은 "특정방송을 지칭하는 건 아니다. 요즘은 손님에 너무 무례하다. 얘기 끝나고 멱살 잡고 싸울 지경인데 게스트가 대답하고 있다"며 "그게 시대를 읽는 건 아니다"고 꼬집었다.

그는 "김태희의 방송분은 편집이 됐지만 서울대, 재벌 등에 대해 다 물어 봤다. 그러나 무례하지는 않았다"며 "면박을 줘서 벌게지는 걸 보고 통쾌해하며 그걸 지향점으로 보는데 시대유감이 있다"고 말했다.

이어 "흔히 착한 놈이 약한 놈이라고 생각한다. 그러나 착하다의 반대는 악하다이고 약하다의 반대는 강하다이다"라며 "무례가 방송을 꿰뚫고 시대를 대변하는 정서로 착각하면 안 된다

고 강조했다.

박중훈은 "나는 무례하지 않으면서도 핵심을 꿰뚫는 방송을 하고 싶다"고 말했다. 그는 '박중훈쇼'가 80년대 획일화된 방송을 하고 있다는 일부 지적에 대해서도 자신의 생각을 밝혔다. 박중훈은 "포맷은 이어왔지만 포맷 안에서 게스트를 이해하고 내면을 탐구하는 것 그러면서 봤을 때 무례하지 않게 하려고 시도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그는 "나 또한 90년대 시대를 진정하게 끌어온 장본인은 아니지만 나부터 반성하게 된다. 요즘은 사회가 너무 가볍다. 가볍다의 반대는 무거움인데 왜 지겹다고 생각하는가"라고 꼬집었다.

이어 "무슨 얘기를 하면 '썰렁해'라고 한다. 그게 할 말인가? 영어로 'It's not funny'하면 싸운다. 그러면 대화가 이어지겠나"라며 "막 재밌어야 하고 터뜨려야 한다. 그러면 진심을 언제 얘기하겠나. 우리가 웃기려고 태어났나"라고 아쉬워했다.

또 "난 EBS에서 하고 싶었다. SBS와의 토크쇼 추진 결여 이유도 돈으로 알려져 있지만 돈이 아닌 이런 차이 때문"이라며 "그런데 우리 사회가 뚝심을 갖고 지켜보지 않는다"고 안타까운 마음을 감추지 못했다.

박중훈은 이날 "방송 이후 어색하다는 소리를 들었다. 한 방에 그런 소리를 잠재우지 못한 정도의 진행을 한 게 내 잘못이겠지만 2차적으로 보면 게스트로 나오다 호스트로 나온 낯섬 때문이 아닐까 한다. 그것을 어색함으로 받아들인 듯하다"고 말했다.

동시에 "그러나 낯설음과 어설픔은 다르다. 게스트가 호스트로 익숙해지는 건 박중훈에게도 과제나 시청자에게도 과제이기도 하다. 허니문이 필요하다고 생각한다"고 밝히고 "장동건은 원숙하지 않았지만 당황하지는 않았다. 회가 거듭할 수록 그때보다 낫다 싶지만 낯설음에 당황으로 본 듯하다"고 주장했다.

이어 그는 "토크쇼 생명은 호스트가 아니라 게스트가 빛나는 것이다. 절묘하고 기똥찬 질문에 후진 답보다 질문이 기억 안 나도 대답이 기억나는 게 훌륭한 토크쇼라고 본다"고 밝히고 "웃음에는 미소와 폭소다 있다. 난 그중 소리 안 나도 훈훈한 미소를 추구하고 싶다"고 말했다.

그는 "순수하게 팩트를 가지고 이야기 하면서 그 속에 따듯함을 찾고 싶었다. 25년 간 받은 팬들의 따듯함을 나누고 싶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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