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비킴 ⓒ사진=오스카엔터테인먼트 제공
세월이 흐르면 유행도 변하고 사람들의 기호도 바뀐다. 오랜만에 음반을 발표한 가수 바비킴은 요즘 이 사실을 절감하고 있다. 15년 전 음악을 시작할 때만해도 그의 목소리는 인정받지 못했다. 가수 목소리답지 않다며 주변에서 가수를 포기하라는 조언이 줄을 이었다. 그 당시만 해도 대세는 변진섭이었다.
그런데 15년이 지난 2009년, 바비킴은 온 국민이 부러워하는 목소리의 주인공이 됐다. 남자다움이 물씬 느껴지는 그의 목소리는 어떤 노래를 불러도 그만의 칼라가 돋보인다는 평을 듣는다.
12일 바비킴이 자신의 생일을 맞춰 스페셜 앨범 '러브 챕터.1'을 발표했다. 드라마에 참여해 큰 사랑을 받았던 OST 삽입곡 3곡과 신곡 6곡을 담았다. 박선주가 참여한 타이틀곡 '사랑..그놈'을 비롯해 모두 평소 함께 작업하고 싶던 이들과 함께 했다.
"정규 앨범과는 뭔가 달라야 한다. 그래서 작사·작곡에서 손을 떼고 보컬에만 참여했다. 무조건 작곡자의 의도에 맞춰 노래를 부르려고 노력했다. 한 번쯤은 그렇게 노래에만 충실하고 싶었다."
싱어송라이터인 그가 이번에는 보컬에만 힘을 쏟았다. 천대받던 자신의 목소리가 '대세'가 된 영향도 크리라.
"목소리 얘기하면 사실 타고 났는데, 딱히 할 말이 없다. 다만 시기를 잘 탄 것 같다. 벌써 음악생활한지 15년인데 첫 5년간은 구박만 받았던 기억이 난다.(웃음) 당시만 해도 얇고 또렷한 목소리가 각광을 받았다. 그래서 난 래퍼로 데뷔해야 했다."
음악을 막 시작하던 때의 기억을 떠올리던 바비킴의 머릿속에 수많은 생각이 스쳐가는 듯 보였다. 격세지감이라고 이제 그의 목소리가 사랑받는 시대가 됐으니, 왜 안 그럴까.
그는 "지금까지 어떻게 버텼는지 신기하다"고 말하다 문득 "자신감 때문인 것 같다. 나 자신을 너무도 사랑하기 때문에 그 오랜 세월 묵묵히 음악을 해올 수 있었다"고 담담히 털어놨다.
바비킴 ⓒ사진=오스카엔터테인먼트 제공
다만 그 사랑이 외사랑이 될 수 있음에도 불구하고 요즘의 상황을 둘러보면 바비킴은 행복의 연속이라 강조했다. 바비킴의 목소리가 입혀지면 숙취해소 음료 CM송마저 대박이 날 정도다. 여기저기 피처링과 CM송을 불러달라는 요청이 쇄도하는 이유다.
대세가 됐다고 자신의 목소리를 아무렇게나 쓰고 싶진 않다. 바비킴은 지난 15년보다 앞으로 걸어가야 할 시간이 더 많기 때문이다.
"꾸준히 순수한 마음으로 음악할 거다. 내 목소리가 대중에게 큰 힘이 됐으면 좋겠다. 음악을 하는 사람으로서 작은 바람이다."
산전수전 다 겪은 그, 큰 욕심은 없다. 하고 싶은 음악을 좋아하는 사람들과 함께 할 수 있다면 그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