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린보이' 김강우 "개헤엄 밖에 못했다"(인터뷰)

전형화 기자  |  2009.01.15 11:11
ⓒ홍봉진 honggga@ ⓒ홍봉진 honggga@


김강우는 꽃미남도 근육이 훌륭하지도 몸매가 빼어나지도 않은 배우다. 언뜻 평범해 보이는 그지만 7년 동안 각종 드라마와 영화에서 꾸준히 족적을 남겼다. 그는 김강우라는 이미지보다 작품 속 캐릭터로 기억된다. '식객'의 성찬이 대표적이다.


김강우는 그런 자신을 "평균이 내가 가진 장점"이라고 했다. 평균적이기에 캐릭터에 맞춰 자신을 부풀릴 수 있다는 것이다. 그렇기 때문일까, '식객'을 제외하고 큰 흥행작이 없음에도 그는 꾸준히 감독과 제작자, PD에게 부름을 받는다.

그런 김강우에게 2월5일 개봉하는 '마린보이'(감독 윤종석, 제작 리얼라이즈픽쳐스)는 시험대나 다름없다. '식객'이 원작에 큰 힘을 기댔다면 '마린보이'는 배우 개인의 능력이 두드러지게 드러나는 작품이기 때문이다.


김강우는 '마린보이'에서 대한해협을 오가며 마약을 옮기는 위험한 일을 맡는 남자로 출연한다. 한탕을 꿈꾸며 살아남기 위해 속고 속이는 남자를 연기했다. '마린보이'를 통해 김강우는 온전히 배우로서 평가받을 수 있을까. 김강우를 만났다.

-'식객'에서의 이미지를 활용해 좀 더 편한 길로 갈수도 있었을 텐데. '마린보이'라는 어려운 길을 택했다.


▶같은 이미지를 반복할 생각은 처음부터 없었다. '마린보이'에서는 '양아치' 같은 부분을 많이 담았다.

-한국형 스릴러에는 일종의 반전 강박증이 있는데 '마린보이'는 어떤가.

▶글쎄 이 영화는 스릴러라기보단 범죄오락영화니깐. 반전이라기보다 욕망과 욕망이 부딪혀 속고 속이는 과정에서 반전이 드러난다고 할 수 있다.


-2월 개봉하는 한국영화가 많은데 '마린보이'만의 장점이 있다면.

▶일단 보여줄 게 많다. 힘든 것을 예상했으면서도 꼭 이 작품이어야 했던 것은 보여줄 게 많은 게 가장 컸다. 그래서 할 것도 많았고. 평가를 받을 수밖에 없다고 생각했다. 열심히 한다고 다 잘되는 것은 아니잖나.

그래서 객관적으로 생각해봤다. 관객의 입장에서 받을 때 좋아할 만한 캐릭터고 즐길만한 내용이라고 생각한다.

-수영에 스쿠버 다이빙, 웨이트 트레이닝까지 준비할 게 무척 많았을 텐데.

▶그 과정이 없었으면 거짓말로 보였을 것이다. 사실 포스터에 내 몸을 전면에 내세우는 것을 반대했었다. 나 말고 몸이 더 좋은 배우들이 많잖나. 베드신 이야기도 부담되고. 베드신이 담긴 영화가 요즘 많다보니 엉뚱한 것을 기대할 수도 있다는 생각도 들고.

-15세 관람가를 노리는 만큼 베드신 수위가 높지는 않을텐데.

▶20시간 정도 촬영했나. 좀 더 농염하게 보이기 위해 재촬영도 했으니. 일단 상대역인 박시연과 관계를 맺은 뒤 사랑이 싹트는 것인 만큼 베드신으로 보여줘야 할 부분이 있었다.

베드신은 '가면' 이후 두 번째인데 힘들다. 상대도 배려해야 하고. 쉬는 틈틈이 근육을 돋보이게 하기 위해 운동도 해야 하고. 하긴 나중에 힘들어서 운동을 못하면 꼭 그 장면을 쓰더라.(웃음)

ⓒ홍봉진 honggga@ ⓒ홍봉진 honggga@


-꽃미남도 아니고 몸매가 훌륭한 배우도 아니다. 자신만의 장점이 있다면.

▶평균적이라는 것이다. 캐릭터에 맞춰서 나를 부풀리기가 그만큼 쉽다. 나를 알리는데는 시간이 걸릴지 모르지만 작품 속 캐릭터로 각인되는 데는 더 좋다고 생각한다. 또 그렇게 되길 좋아하고.

-물 속 장면도 많고 액션도 많아서 촬영이 녹록하지는 않았을텐데. 수영도 못했던 걸로 알고 있는데.

▶개헤엄 밖에 못했다. 물 속에서는 육지보다 체력 소모가 5배 정도 많다더라. 그런 것도 있었지만 몸을 유지하고 체력을 보존하기 위해 술도 못 마시고 음식을 조절해야 하는 시간을 6개월을 보냈다. 정말 외로운 프로젝트였다. 여자친구도 잘 만나지 못했다. 만나봐야 내가 예민하다는 것을 서로 잘아니깐.

-그렇게 힘든 작업일 줄 알고 시작한 게 아닌가.

▶이렇게 힘들 줄은 몰랐다.(웃음) 그래도 즐거운 작업이었다. 내가 남에게 피해를 받기 싫어하는 성격이라 남에게 피해를 주기도 싫어한다. 이 영화에 참여하는 사람들에 피해를 주기 싫어서라도 이를 악물었다.

-상대역 박시연과는 어땠나. 서로 성격상 친해지기는 어려웠을 것도 같은데.

▶정말 열심히 하는 배우다. 다른 설명이 필요없다. 뭐 내가 여자배우에 워낙 말을 잘못하는 편이고 둘 다 말수가 없는 편이기는 하다. 하지만 작품을 위해 이야기를 많이 나눴다. 또 작품 성격상으로도 긴장감이 필요한 부분도 있었다.

-7년 동안 연기를 했다. 이제 뭔가 달라진 것 같은지.

▶이제 좀 기지개를 펼 때가 됐는데 주위 상황이 영 어려워져서.(웃음) 아직 잘 모르겠다. 하면 할수록 어렵다는 것을 느낀다. 하지만 예전처럼 엄살 부릴 수는 없다는 것도 잘 안다. 그런 나이니깐.

-'마린보이'를 놓고 흥행이냐 배우로서 가능성을 인정받느냐, 둘 중 하나를 택한다면.

▶흥행이다. 들어갈 때부터 개인적인 평가보다 영화가 잘돼야 한다는 생각을 가졌다. 뭐 찍는 순간부터 공동운명체가 돼야 하잖나. 살아도 같이 살고 죽어도 같이 사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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