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판 '꽃남' 막장 시비는 이현령비현령

김수진 기자  |  2009.01.15 10:20


이현령비현령(耳懸鈴鼻懸鈴). 귀에 걸면 귀걸이 코에 걸면 코걸이라는 뜻으로, 어떤 사실이 이렇게도 저렇게도 해석됨을 이르는 말이다. 방송중인 KBS 2TV '꽃보다 남자'(극본 윤지련·연출 전기상)가 '막장'드라마냐 아니냐를 두고 시끄럽다. 일부 시청자는 '꽃보다 남자'의 '막장'이유에 대해 과도한 학원폭력과 고교생이라는 설정에 맞지 않는 과도한 선정성을 이유로 꼽고 있다. '꽃보다 남자'는 과연 막장 드라마일까.


지난 5일 첫 방송에 앞서 진행된 '꽃보다 남자' 기자간담회에서 이 드라마의 연출자 전기상 PD는 앞서 드라마로 만들어진 일본판과 대만판의 비교에 대해 "한국판은 최대한 원작에 가까운 드라마로 만들겠다"고 밝힌 바 있다.

원작만화를 본 사람이라면 한국판 '꽃보다 남자'는 연출자의 말대로 원작에 최대한 접근하고 있음을 알 수 있다. 원작만화에 등장하는 캐릭터는 한국판 '꽃보다 남자'와도 별반 차이가 없다. 여자 주인공이 집단 따돌림을 당하는 강도는 원작에 비해 월등히 순화됐다. 가령 원작에서 여자주인공이 차에 매달린 채 끌려 다니는 모습이나 쓰레기를 뒤집어쓰는 모습은 드라마에서는 밀가루를 뒤집어쓰는 장면이나 머리채를 잡혀 끌려 다니는 장면으로 순화됐다.


대만판 '꽃보다 남자'와 일본판 '꽃보다 남자'를 본 시청자는 한국판 드라마 '꽃보다 남자'의 막장 논란은 원작에 대한 막장논란이라고 보아야 한다는 의견이 대세다. 즉 막장이 대세인 드라마 현실에 따른 '귀에 걸면 귀걸이, 코에 걸면 코걸이'식 해석이라는 것이다.

실제로 대만판 '꽃보다 남자'의 열혈 팬인 서울 강남구 논현동에 살고 있는 30대 회사원 김모씨는 "지금 방송 중인 '꽃보다 남자'를 막장이라 하기에는 무리가 있는 것 같다. 원작에 나와 있는 내용을, 한국 정서에 맞게 어느 정도 순화시켰다고 본다"며 "대만판 '꽃남'의 경우 한국판 '꽃남'보다 집단 구타나 성적 접근에 대한 강도가 훨씬 높다"고 주장했다.


일본판 '꽃보다 남자'의 시청자 역시 같은 의견이다. 서울 용산구 청파동에 살고 있는 20대 회사원 최모씨는 "한국판을 보면 일본판 '꽃보다 남자'보다 훨씬 수위가 낮아진 것이 사실이다"며 "일본판에서는 강간을 당하기 직전 옷이 뜯기는 상황에서 루이(한국판 윤지후, 김현중)가 구해주기도 하고 이지메의 정도도 한국판보다 훨씬 폭력성이 강하다"고 꼬집어 말했다.

최씨는 이어 "한국판을 막장이라고 보자면 일본판은 막장의 지존급이고 만화 원작은 누구도 넘볼 수 없을 막장의 최고봉이라고밖에 칭할 수 없을 것이다"고 피력했다. 또 "막장이라고 보면 원작 자체가 심각한 상태고 그걸 좀 낮춘 게 일본판, 거기서 더 낮춘 게 한국판인데 한국판만 가지고 막장을 논하기엔 어려울 듯하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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