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소라, 백지영, 린(왼쪽부터)
2009년 새해 벽두부터 '언니 가수들'이 저력을 과시하고 있다. 가요계 데뷔 10년째를 훌쩍 넘긴, 혹은 10년 차에 이르는 이른바 언니 가수들은 지난 1월 특히 오프라인 음반 판매 부문에서 여가수들의 기를 톡톡히 살려줬다.
2일 음반 판매 조사 사이트인 한터차트에 따르면 단일 음반 판매와 관련, 지난 1월 한 달 간(1월 4일~1월 31일) 톱 10안에 든 여가수(팀)는 소녀시대 이소라 백지영 린 등 4팀이다.
걸그룹의 최강자 중 한 팀으로 꼽히는 소녀시대는 타이틀곡 '지'(Gee)의 인기에 힘입어 지난 7일 발표한 새 미니앨범을 1월 한 달 동안 4만 장 넘게 팔았다. 이로써 소녀시대는 1월 음반 판매 부문에서 당당히 1위에 올랐다.
하지만 지난 1월에는 언니 가수들의 활약도 소녀시대 음반 판매 호조 못지않게 눈길을 끌었다. 중견 가수라 할 만한 이소라는 물론, 어느덧 가요계에서 허리 역할을 담당하게 된 백지영과 린도 1월 음반 판매 톱 10안에 진입했기 때문이다.
지난 1991년 데뷔, 올 해로 가요계에 첫 발을 내딛은 지 만 18째를 맞는 빼어난 가창력의 가수 이소라는 지난해 12월 17일 정규 7집을 발표했다. 이소라는 이번 앨범을 지난 1월에도 1만 장 이상(1만 894장) 판매하며 전체 3위에 명함을 내밀었다.
가요계 데뷔 10년째인 백지영도 발라드 '총 맞은 것처럼'을 타이틀곡으로 해 지난해 11월 중순 발매한 정규 7집을 발매 2달여 가 흐른 1월에도 약 1만 장(9571장) 팔며, 전체 4위를 차지했다.
발라드계의 또 다른 강자 린도 지난 1월 중순 정규 5집을 발매, 보름 남짓 만에 약 3500여 장의 음반 판매고를 보이며 전체 10위에 올랐다.
언니 가수들이 지난 1월 한 달 간 수 만 장에 이르는 앨범 판매고를 기록한 것은 아니지만, 순위 면에서는 나름대로의 이름값은 충분히 했다 할 만한 면모를 선보인 셈이다.
또한 한터차트 기준 지난 2008년 한 해 동안, 단일 음반 판매 부문에서 단 한 명의 여가수도 톱 10안에 못 들었던 점을 고려할 때, 언니 가수들은 지난 1월 여가수들의 오랜만에 여가수들의 기도 세워줬다고 볼 수 있다.
특히 지난 2007년 소녀시대 원더걸스 카라의 등장과 함께 최근 2년 간 나이 어린 멤버들이 주축이 된 걸그룹들이 여가수들의 중심이 된 점을 감안할 때, 언니 가수들의 활약은 가요계 전체에도 긍정적 요소가 되고 있다는 평가다.
이에 대해 대중문화평론가인 강태규씨는 "이소라 백지영 린 등 세 가수는 자신만의 음악 색깔을 갖고 있는데다, 이번에 모두 정규 앨범을 발표했다는 공통점이 있다"며 말문을 열었다.
강 씨는 이어 "이처럼 음악 색깔이 뚜렷하면서도 대중성 있는 가수의 정규 앨범은 팬들에 소장 가치를 느끼게 해, 음반 판매 부문에서도 호조를 띠는 것"이라며 "허리급 여가수들의 약진은 국내 대중 가요계의 음악적 스펙트럼을 넓혀 준다는 측면에서도 의미가 있다"고 분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