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얼예능' '무한수다'가 막말 키웠다

최문정 기자  |  2009.02.03 16:43
MBC \'황금어장\'의 \'라디오스타\' 코너 <사진출처=MBC> MBC '황금어장'의 '라디오스타' 코너 <사진출처=MBC>


2008년 말, MBC '황금어장'이 평균 100회 이상의 반말, 비속어 등을 사용해 방송통신심의위원회로부터 주의조치를 받았다. '황금어장-라디오스타'와 '명랑히어로'를 진행하는 김구라는 프로그램 1회 평균 48.3회 이상 방송규정을 위반하며 '막말방송' 1위에 오르는 불명예를 안았다.


당시 방송통신심의위원회가 10월 13일부터 2주간 지상파3사의 7개 오락성 토크프로그램의 '막말방송'에 대해 중점심의하며 방송 상황에 대해 총체적으로 문제가 제기됐다. 그러나 상태는 더해졌으면 더해졌지 덜해지지 않았다.

'이 자식', '저 자식'은 예사다. 방송 중 툭 내뱉은 욕설이 논란이 되는 것도 이제는 익숙한 상황이 됐다. 한때는 파격이었던 막말이 이제는 방송가 트렌드의 중심에 섰을 만큼 방송이 막말에 젖었다.


KBS 2TV '개그콘서트'가 '이 XX야' 등 욕설을 웃음 소재로 활용해 구설수에 올랐다. 이에 앞서 KBS 2TV '상상플러스'는 방송 중 출연진이 '개XX'라는 욕설을 해 논란이 됐다. MBC '라라라' 는 막말이 핵심처럼 내세워진다. 채널과 방송 시간대를 막론하고 담배, 독설, 폭력 등이 아무렇지 않게 자행되고 있다.

이러한 변화를 낳은 가장 주요한 원인 중 하나로 리얼 예능이 꼽힌다. 자연스러움을 추구하다보니 카메라를 의식하지 않게 됐고, 편한 마음으로 그들끼리 '무한 수다'를 떨다보니 무의식중에 막말, 욕설 등이 이뤄진다는 것이다.


특히 리얼 예능은 카메라가 거의 CCTV 수준이다. 카메라를 마주보며 카메라를 위해 쓰여진 대사를 외워서 진행하지 않는다. 시청자는 출연진이 자연스레 노는 것을 지켜보는 입장에 선다.

이러다 보니 제작진의 개입이 적어지며 말 그대로 '리얼'한 재미를 살릴 수 있었다. 그러나 수많은 테이프를 모두 세세히 확인하고 자잘한 부분까지 편집으로 커버하는 게 사실상 어려워짐에 따라 과거 '사고'로 칭해졌던 욕설, 담배 등이 이제는 '실수'가 될 만큼 빈번해졌다. 리얼 예능이 일부 '야생 버라이어티'를 넘어 토크쇼, 퀴즈쇼까지 폭넓게 적용되며 그 파장도 커졌다.

방송법에는 "방송은 품위를 유지하여야 하며, 시청자에게 예의를 지켜야 한다", "방송은 저속한 표현 등으로 시청자에게 혐오감을 주어서는 아니된다", "방송은 바른 언어생활을 해치는 억양, 어조 및 비속어, 은어, 유행어, 조어, 반말 등을 사용하여서는 아니된다"는 품위 유지 및 방송언어 관련 규정이 있다. 그에 앞서 모든 것에는 자연스러움으로 커버될 수 있는 부분이 있으며 지나친 무례로 질타당할 수 있는 부분이 있다. 방송의 경우에는 더욱 그 수위가 높다.


시청자에 친근하게 다가오며 자연스러운 일상 속에 빠져들어 즐길 수 있을 재미를 선사해주는 예능, 그리고 방송. 다만 '정도'라는 것을 다시 한 번 찾고 방송의 역할과 의무를 되새길 필요성은 인지해주길 바라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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