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게임'PD "자식 떠나보내는 아빠 마음"(인터뷰)

김지연 기자  |  2009.02.10 09:33
ⓒ사진=송희진 기자 songhj@ ⓒ사진=송희진 기자 songhj@


지난해 6월24일 첫 방송된 SBS 교양프로그램 '인터뷰게임'(연출 남규홍 김진성)이 10일 방송을 마지막으로 약 8개월 만에 폐지된다. 시청자들의 꾸준한 관심과 호평에도 불구하고 경제 논리에 따른 안타까운 결정이다.


오랜 산고 끝에 출산한 '인터뷰게임'을 가슴 아프게 떠나보내야 하는 '인터뷰 게임'의 '아빠' 남규홍 PD를 만났다.

"포맷의 독창성만큼은 자부심이 있었는데, 수익을 내야하는 오후 9시 프라임 시간대라 어쩔 수 없는 결정이었을 겁니다. 저는 개인적으로 시간대를 옮겼으면 했는데 편성시간 따내기가 여간 어려운 게 아니더라구요."


한 마디, 한 마디 내뱉는 남 PD의 얼굴에서 아쉬움이 베어났다. 왜 안 그렇겠는가. 매년 수많은 프로그램이 만들어지는 예능국과 달리 교양국에서 새 프로그램을 만들기는 생각만큼 쉽지 않다.

게다가 '인터뷰 게임'은 남규홍 PD를 필두로 한 제작진이 그 어떤 참고 프로그램도 없이 만들어낸 '창조의 산물'이다. 애정이 남다를 수밖에 없다.


"시간과 운이 안 따라줬지, 프로그램을 사랑해 주시는 분들은 많았다. 교양 프로그램의 특성상 처음에는 고전할 수도 있지만 명품 프로그램이 될 수 있다고 믿었다. 그래서 개인적 아쉬움이 크다."

실제로 교양국에서 장수 프로그램으로 자리 잡은 '순간포착 세상에 이런 일이'도 처음부터 시청률이 잘 나오지는 않았다. 오랜 시간을 통해 고정 시청자가 생겼을 뿐이다.

그런 의미에서 '인터뷰 게임'은 방송 8개월 만에 10% 내외의 시청률을 기록했다는 점은 고무적인 성과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종영될 수밖에 없는 현실이 애석할 뿐.


특히 방송가에서 '독창성'을 인정받은 '인터뷰게임'은 '진실게임'과 함께 포맷수출을 기획자는 사람들에게 대표 프로그램으로 뽑혀, 유럽시장의 문을 두드리고 있다.

"포맷수출을 담당하는 업체에서 '인터뷰게임'과 '진실게임'의 포맷이 독특하다며 수출을 위해 유럽 마켓을 갔다. 아직 결과는 안 나왔지만, 그 사실만으로도 포맷의 독창성이 인정받았다고 생각한다."

적잖은 프로그램들이 일본 등의 프로그램을 베꼈다는 의혹을 받는 것을 감안하면 굉장한 성과다.

하지만 그럼에도 '인터뷰게임'의 폐지라는 현실은 달라지지 않는다.

"많이 안타깝다. 수많은 시청자들이 자극적인 음식에 길들여져 있는데, '인터뷰게임'은 유기농 식품이었다. 몸에는 좋은 거지만, 적응할 시간이 필요했다. 경제 상황으로 그 시간이 단축됐음이 속상할 뿐이다."

물론 남규홍 PD는 긍정적인 생각을 잊지 않았다. "최근 많은 프로그램들이 시즌2 제도를 도입하지 않나? 우리 프로그램도 경제 상황이 좋아진 뒤 시즌2로 돌아올 수 있기를 기대한다. 아주 작은 가능성을 가진 바람이지만.(웃음)"

허탈한 듯 웃음을 지어보이는 남 PD의 얼굴에서 오랜 산고 끝에 낳은 자식을 떠나보내는 아버지의 마음이 읽혔다. 기약할 수 없는 시즌2를 바라며 10일 '인터뷰게임'은 떠난다. 하지만 많은 사람들은 '인터뷰게임'이 독창적이었으며, 우리네 이야기를 있는 그대로 전해주기 위해 노력했음을 기억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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