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꽃남' 등 드라마도 '사생팬' 몸살 "도와주세요"③

최문정 기자  |  2009.02.12 15:41
KBS 2TV \'꽃보다 남자\' <사진출처=그룹에이트> KBS 2TV '꽃보다 남자' <사진출처=그룹에이트>


"여러분의 자리에서 가능한 서포트에라도 힘을 모아 주세요. 촬영장 오지 마시고, 스케줄 공유 마시고, 사진 찍어 올리지 마세요."


최근 KBS 2TV '꽃보다 남자'의 제작사 그룹에이트가 공식 블로그에 올린 글이다. 드라마의 뜨거운 인기에 몸살을 앓다가 결국 호소를 하고 나선 것이다.

'꽃보다 남자'는 최근 뜨거운 인기를 입증하듯 뜨거운 현장 분위기 속에 촬영 중이다. "관심과 사랑에 보답하기 위해 촬영팀 뿐 만 아니라 제작사 전체가 열심히 움직이고 있다"는 제작관계자의 말이 아니어도 "시청률 기록 경신", "출연진 광고 예약제" 등 이미 가시화된 이야기들은 현장의 열의를 충분히 입증한다.


여기에 이슈를 더하는 것이 있다. 안방극장에서 브라운관으로 드라마를 지켜보는 것에서 한발 더 나아가 현장을 직접 누비기 시작한 드라마 팬들이다.

'꽃보다 남자'는 일간에서 '방학용 드라마'라는 얘기가 있었을 만큼 10대의 방학시즌과 맞아 떨어지며 10대를 중심으로 한 시청자의 관심을 모았다. 이들은 '시청자'를 넘어서 '팬'을 자청하며 드라마에 뜨거운 지지를 보냈다.


그러나 도가 지나치면 뭐든 약보다는 병이 되는 법이다. '꽃보다 남자'의 경우에는 지나치게 많이 몰리는 현장의 팬들과 드라마임에도 사생팬 수준으로 열광하는 일부 팬들에 골머리를 앓고 있다. 현장에 지나치게 몰린 팬들이 통제가 어려워 촬영이 중단되는 경우까지 발생했다.

드라마 제작관계자는 "드라마의 인기가 높아질 수록 현장에 모이는 팬들도 늘고 있다. 대구의 대학가 촬영의 경우에는 수천명이 몰려 깜짝 놀라기도 했다"며 "사람이 너무 몰리다 보니 때로는 안정성에 대한 우려가 생길 정도다"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외부에 노출하는 자료도 최소화하고 제작진의 카페도 수시로 바꾼다. 언제, 어디서 촬영을 진행하는 지도 비공개로 한다. 특히 야외 촬영 등 오픈된 현장의 경우에는 언론에도 공개를 삼간다. 세트도 마찬가지다"고 밝혔다.


이어 "그런데 어떻게 다 알고들 찾아오시더라"며 "미리 와서 진을 치고 있기도 한다. 심지어 서울 돈암동의 촬영현장에서 촬영이 있는 날이면 근처 학원가를 중심으로 촬영 소식이 문자로 돌기도 한다고 하더라"고 말했다.

다른 관계자에 따르면 '꽃보다 남자'의 일부 극성팬은 촬영 현장을 따라 움직이며 현장을 지켜보기도 한다. 추위에도 아랑곳 않고 열광하며 현장을 지키고 택시를 타고 쫓는 등 비용 부담도 개의치 않는다.

이렇게 되니 방학이라는 시점이 기회를 넘어 위기가 된다. 방학을 맞아 쉬는 학생들이 현장을 찾는 경우가 많은 것이다.

이로 인해 최근 대학가인 돈암동 촬영 현장은 촬영 때마다 경찰이 나와 근처 교통을 정리하는 한편 촬영장소인 죽 집 옆 가게들은 촬영 날이면 아예 휴업을 한다. 사람이 많이 몰릴 때면 현장 정리가 어려워지고 소란스러워짐에 따라 동시 녹음이 불가능해져 촬영을 접기도 하고 게릴라식으로 촬영장소를 옮기는 모험을 감행하기도 한다.

관계자는 "많은 분들이 관심을 보여주신다. 사무실로도 다양한 전화가 참 많이 온다"며 "중년 남성이 전화해서 어디서 촬영 하냐, 내용은 어떠냐고 묻기도 한다"고 말했다. 이어 "바쁘기도 하고 힘들 때도 있지만 더더욱 노력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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