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소 소신 있는 발언으로 수많은 팬을 확보하고 있는 가수 신해철이 구설수에 올랐다. 평소 독설에 가까운 달변으로 관심을 모았던 그였지만, 이번에는 말이 아니라 행동이 문제였다.
10일 조선, 동아 등 중앙일간지 광고면에는 신해철이 모델로 등장하는 한 입시학원의 광고가 실렸다. 이 광고에는 신해철의 얼굴과 함께 "독설보다 날카로운 신해철의 입시성공 전략"이라는 문구도 게재됐다.
획일화된 입시정책에 대해 줄곧 비판적인 입장을 취하던 신해철이 버젓이 입시학원 광고에 등장한 것이다. 신해철은 본인이 진행하던 라디오 프로그램과 언론 인터뷰 등을 통해 입시정책의 문제점에 대해 줄곧 비판해왔던 터였다.
논란이 되고 있는 광고는 한 광고 대행사를 통해 지난달 촬영된 것으로 확인됐다. 촬영을 담당했던 광고 대행사 관계자는 "획일화된 교육 정책에 대해 주관을 가지고 있는 신해철씨와 브랜드가 가고자 하는 방향이 일치한다는 생각에서 모델로 선발했다"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모델을 제의했을 때 신해철씨도 주저했지만, 본인에게 맞는 교육 전략을 세워야 한다는 (광고주의) 교육 가치관에 신해철씨도 수긍했다"며 "신해철씨의 평소 지론과 광고 내용이 크게 다르지 않다고 생각한다"고 덧붙였다.
광고주인 입시학원 관계자 역시 "우리 학원은 기존 사교육 업체들처럼 학부모들에게 과도한 부담을 지우고 있지 않다"며 "기업형으로 학원을 운영하면서 양질의 교육 서비스를 제공하고자 하는 학원의 비전에 신해철씨도 동의한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이 학원은 현재 서울과 경기 지역 뿐만 아니라 경남에까지 다수의 캠퍼스를 가지고 있는 대형 입시 학원이다. 학원 측에 따르면 지난해 7월 기준으로 국내 학원 1등 기업(매출액)에 올라서기도 했다.
그러나 광고를 접한 팬들의 반응은 냉담하다. 현재 신해철의 싸이월드 미니홈피는 사실여부를 확인하기 위해 방문한 네티즌들로 북적이고 있다. 대부분 "실망했다"는 의견이 지배적이다.
미니홈피에 글을 올린 한 네티즌은 "공인으로 누구보다 자신만의 철학을 가지고 사회에 대해 독설을 뱉었던 마왕(신해철 별명)을 좋아했던 한 팬으로 입시광고를 찍었다는 사실을 알았을 때 정말 실망했다"며 "변명이라도 듣고 싶다"고 말했다.
신해철 소속사측은 머니투데이와의 통화에서 "아직 공식적인 입장을 전해 듣지는 못했다"며 "곧 입장 표명을 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