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BS '패밀리가 떴다'(위)와 '골드미스가 간다'
'패밀리, 패밀리', '골드미스', '어떻게 이런 일이'..
익숙한 듯하면서도 어딘가 모르게 낯선 이 이름들은 각각 예능프로그램 '패밀리가 떴다', '골드미스가 간다', 교양프로그램 '순간포착 세상에 이런 일이'의 프로그램 제목 후보선상에 올랐던 것들이다.
TV프로그램 제목의 중요성은 말할 필요도 없다. 한 눈에 띄어야 할 뿐만 아니라 해당 프로그램의 성격을 나타낼 수 있어야 하기 때문이다.
이처럼 중요한 프로그램 제목, 어떻게 만들었을까.
방송국 내에 프로그램명 작명 팀이라도 있을 것 같지만, 누구보다 프로그램의 성격을 잘 알고 있는 제작팀에서 후보작들을 여러 개 뽑아 놓고 심사숙고해 결정한다. 최종 결정권자는 해당 국장.
'패밀리가 떴다','골드 미스가 간다', '스타킹' 등 인기 예능프로그램을 여럿 제작 중인 SBS의 박정훈 예능국장은 이 방면에선 이미 도가 텄다.
박정훈 국장은 '예능 1위'를 달리고 있는 '패밀리가 떴다'의 프로그램 작명과 관련 "제작진이 후보작이라고 들고 온 이름에는 '패밀리, 패밀리' 등 온통 '패밀리'였다"고 밝혔다.
박 국장은 "패밀리를 넣어서 이리 저리 고민 해봐도 이름 짓기 쉽지 않았다"며 "최종 시한을 앞두고 어느 날인가 수면 내시경 검사를 받으려고 준비하던 중, 문득 '떴다'라는 단어가 생각나 바로 제작진에 전화해 '패밀리가 떴다'로 하자고 했다"고 말했다.
박 국장은 "시작하는 프로그램에 '떴다'라는 단어를 붙인 것은 당시 SBS 예능이 침체돼 있었기 때문에 뜨길 바라는 심정으로 붙이게 됐다"고 당시 상황을 설명했다.
이어 '골드미스가 간다'의 경우, 제작진이 가져온 명단에 '골드미스'란 가제가 붙어 있었다"며 "골드미스들이 시집을 가기위해 애쓴다는 프로그램의 포맷에 맞춰 진취적인 느낌의 '간다'라는 말을 추가했다"고 답했다.
박 국장은 "'골드미스가 시집 간다'라고 정했다가 '시집'이란 단어를 살짝 뺐다"고 덧붙였다.
교양국에도 몸 담았던 박 국장은 '순간포착 세상에 이런 일이'와 관련, "원래는 '어떻게 이런 일이'란 제목을 달아 제작진이 가져왔다"고 말했다.
박 국장은 "'어떻게 이런 일이'가 조금 이상해 보여 '어떻게' 대신에 '세상에'란 말을 넣어봤더니 그럴싸해 결국 '세상에 이런 일이'로 결정 됐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