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우 송일국과 김순희 기자 ⓒ송희진 기자
배우 송일국과 프리랜서 김순희 기자 간 법정 공방의 주요 증거물인 CCTV 녹화 동영상 증거물에 대해 법원이 재검증을 결정했다.
서울 서초동 서울지방법원 형사 항소 2부(재판장 조용준)는 18일 오후 탤런트 송일국에 대한 무고 및 출판물에 의한 명예훼손 혐의로 1심에서 징역 1년의 실형을 선고받은 피고인 김순희 프리랜서 기자의 항소심 공판을 속행했다.
김순희 기자의 항소심 공판은 이미 1월 30일 결심 공판이 열려 검찰 측이 2년 6개월 형을 구형한 상태로 이날은 당초 선고 공판으로 진행될 예정이었다. 그러나 재판부는 공판을 앞두고 선고 공판 연기가 결정됐다.
이날 재판부는 공판 속행에 앞서 "변론 종결에 즈음하여 피의자 측에서 동영상과 관련한 구체적 주장과 함께 동영상에 기록된 시간을 중심으로 기존의 주장에 대한 보강과 새로운 진술서를 법원에 제기해 공판을 재기하게 됐다"고 선고 공판을 연기하게 된 사유를 밝혔다.
이어 "제출된 자료에는 동영상 원본과 기존 동영상 사이에 시간차가 다소 있을 수 있다는 점이 기재돼 있었다"고 밝히고 "사건 동영상을 CCTV 원본과 각 측이 보유하고 있는 모든 동영상이 시간적 혹은 화면적 차이가 있을 수도 있다고 판단돼 원본 검증 등으로 그 차이를 확인할 필요가 있고, 원본을 기초로 각 측의 주장을 정리할 필요성이 있다고 판단됐다"고 말했다.
이날 핵심으로 대두한 것은 법원이 보유하고 있다는 동영상 원본이다. 앞선 공판에서도 동영상 원본은 수차례 화두에 올랐으나 그 원본이 정면에 나서는 동시 전면적으로 재검토에 들어가는 수준에는 이르지 못했다. 사건을 중심에 두고 사건의 양측에서 전혀 다른 증거와 동영상에 대한 해석을 내놓은 만큼 원본에 대한 중요성은 한층 커져 있었다.
재판부는 "원본은 법원이 보관하고 있는 것으로 안다"며 검찰이나 피고 측 신청시 검증을 하는 게 어떨까 한다"고 말했다.
이에 검찰 측과 피고인 측 모두 신청의사 및 동조의 뜻을 보이자 "동영상을 검증하는 한편 따로 촬영을 해서 그 촬영본을 공유하며 관련 주장을 펼치는 것이 적절하지 않을까 한다"며 "법원도 그 검증법을 검토하고 고민하겠으니 관련 의견을 제출해달라"고 말했다.
피고인 김순희 기자 측은 "확보된 동영상 검증은 물론 필요하다"고 동영상 재검증을 신청하는 한편 "앞서 한 차례 연기됐다가 취소된 현장검증을 하며 재연 동작을 녹화해서 CCTV로 확인하자"고 요청했다.
김순희 기자 측은 "특히 CCTV 동영상과 출입카드인식기 사이에 어떠한 차이가 발생하는지 확인해 봤으면 좋겠다"고 덧붙였다.
이에 대해 검찰 측은 "검증 절차를 시행한 후 필요 여부를 검토해보겠다"며 "굳이 정식으로 신청하겠다면 서면으로 신청하라"고 말했다.
한편 김순희 기자는 지난 해 9월 25일 서울중앙지방법원에서 형사7단독 박재영 판사의 주재로 열린 선고 공판에서 배우 송일국에 대한 무고혐의와 출판물에 의한 명예훼손 혐의가 인정돼 징역 1년 형을 선고받았다. 김순희 기자는 이후 무죄를 주장하며 항소했다.
이후 지난달 30일 오전 속행된 결심 공판에서는 검찰 측이 재판부에 "원심 구형과 같이 선고해달라"며 김순희 기자에 2008년 9월 11일 열렸던 1심과 마찬가지로 2년 6개월 형을 구형했다.
당초 선고공판이 열릴 예정이었지만 김순희 기자 측이 사건에 대한 의구심을 제기하고 이에 대해 송일국 측과 검찰 측이 의견서와 추가 증거 자료를 제출함에 따라 이날로 예정됐던 선고 공판은 연기됐다.
이날 재판부에 의해 채택된 동영상의 재검증 기일과 장소 등은 기술적 자문을 구해 판단한 후 별도로 통보하기로 했으며 별론 기일 등도 추후 통지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