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구장에서 '친절한 창렬씨'에게 길을 묻다②

이수현 기자  |  2009.02.19 15:13
ⓒ사진=홍봉진 기자 honggga@ ⓒ사진=홍봉진 기자 honggga@


가수 김창렬을 생각했을 때 가장 먼저 떠오르는 수식어는 '스트리트 파이터'다. 스스로 농담 삼아 "연예부 기자보다 사회부 기자와 더 친하다"고 말하는 김창렬과의 당구장 데이트. 당구장에서 스트리트 파이터를 만나야한다는 사실에 기자는 김창렬과 만나기 전부터 이미 조금은 '쫄아'있었다.


하지만 실제로 만난 김창렬은 그저 당구를 사랑하고 사람들과 어울리기 좋아하는 성격 좋은 '주환 아빠'일 뿐. 게다가 스리쿠션 초보인 기자에게 친절하게 시합 도중 강습까지 해주는 여유까지 보였다.

"머릿속에 공을 이렇게 치면 어떻게 움직이겠다는 생각이 안 들어요? 자, 봐요. 여기를 이렇게 치면 공이 저쪽으로 가고……."


김창렬의 친절한 지도편달 하에 멋모르고 처음으로 친 공이 비슷하게 맞아 들어간다. "힘이 조금만 더 들어갔어도 맞았을 것"이라며 영문을 모르는 기자보다 더 아쉬워하는 김창렬이다. 아무리 들여다봐도 도무지 길이 안 나오는데도 김창렬은 "자신의 말을 믿고 시키는 대로 쳐보라"고 한다. 요지경 같은 당구판이다.

ⓒ사진=홍봉진 기자 honggga@ ⓒ사진=홍봉진 기자 honggga@


그런데 신기하게도 '김창렬 선생님'의 지시대로 공을 쳤더니 몇 번의 헛손질 끝에 생전 처음으로 스리쿠션에서 1점 따기에 성공했다. 운이 좋아 내리 두 번을 성공시킨 기자를 보더니 김창렬은 "거봐요"라며 웃는다.


"재미있죠? 이 맛에 당구 치는 거에요. 세상일 중에 생각대로 되는 게 몇 개나 있어요. 근데 당구는 내 머릿속에 있는 길들을 그대로 만들어서 칠 수 있잖아요. 그게 성공했을 때의 쾌감은 해본 사람들만 아는 거죠."

형편없는 실력을 가진 기자 탓에 긴장을 놓은 김창렬은 소문만큼의 실력을 발휘하지는 못했다. 하지만 당구에 대해 아무 것도 모르던 초보에게 자신이 좋아하는 스포츠를 가르쳐주기 위해 차근차근 자세를 고쳐주고 길을 알려주는 그에게서는 스트리트 파이터가 아닌 '친절한 창렬씨'의 향기가 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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