붐 "싼티 원하시면 저한테 콜~하세요!"④

김겨울 기자  |  2009.03.02 15:12


"제가 단 1초만 출연해도 그 프로그램에 대한 책임감이 있다고 자부해요. 어떤 분이 제 미니홈피에 글을 올리셨더라고요. '붐은 정말 열심히 하는 청년이다'라고요. 그게 저인 것 같아요."


아무리 피곤해도 자신이 1초라도 등장했던 프로그램은 모조리 다운받아서 모니터한다는 붐. 예사롭지 않다. "모니터는 제게 밥이나 다름없어요. 밥을 먹지 않으면 죽잖아요. 모니터를 하지 않으면 이 살벌한 예능계에서 살아가지 못하거든요. 그리고 제가 나오지 않아도 예능 프로그램은 다 보는 편인데 저한테 예능 프로그램은 교육 방송이나 마찬가지거든요."

붐은 유재석, 강호동 등 예능계의 선배들의 프로그램을 보면서 애드리브와 리액션을 연구한다고 말했다. 그리고 재밌는 표현은 적어놓고 다음 방송에서 사용해본다고.


"경규 아빠나 용만이 형, 구라 형을 만나면 다들 SBS '라인업'이 인생의 오점이라며 우스갯소리를 하지만 저한테는 그 프로그램이 교과서 같았어요."

'라인업'은 이경규와 김용만을 주축으로 이혁재, 김구라, 신정환 등 기라성 같은 스타들이 출연했으나 동시간대 방송인 '무한도전'에게 비참하게 깨졌던 비운의 예능 프로그램이다.


"6개월 간 경규 아빠랑 같이 살다시피 했어요. 녹화 끝나면 강가로 가서 TV도 없는 그 곳에서 경규 아빠 예전 이야기도 하고, 예능 프로그램의 흐름에 대해서도 이야기하고 저한테는 더할 나위 없는 소중한 시간이었죠. 특히 최근에 예능 버라이어티는 '관계'라는 것이 중요하다는 이야기를 많이 했어요." 요즘도 이경규에게 "아빠"라고 부르며 전화한다는 붐은 "이경규 아빠같은 분이 예능계에 있다는 게 자랑스럽다"며 존경심을 표했다.

사실 붐은 연예계에서 알려진 마당발이다. 현영과 친누나처럼 지내고, 김용만, 김구라, 강호동, 이휘재 등과 언제든지 편하게 전화하는 사이. 비나 이준기 등 또래 친구들도 많은 편이다. 그래서 가끔 예능 프로그램에서 친한 사이로 하는 농담을 대중들에게 오해받기도 해 서운하다고. 그러나 리얼 예능 버라이어티가 예능계에 주름을 잡고 있는 요즘 같은 때 붐과 같은 친화력은 예능인들이 가져야할 조건이라고 다들 입을 모은다.

하지만 대중들은 그의 많은 활약에도 불구하고 인기 스타로 생각하진 않는다. 그에게 이에 대한 갈증을 물었다.


"가끔 이런 이야기를 들어요. 붐이 안 되는 이유는 뭘까. 어떤 네티즌 분이 저에 대해서 '붐이 하는 일은 많은 데 그에 비해 안 되는 이유로 붐은 싼 티 난다. 붐은 가볍다'고 적었더라고요. 맞아요. 저는 고급스럽지 않기 때문에 싼 티 나는 멘트를 할 수밖에 없어요. '이럴 때 이런 멘트를 하면 대중들이 좋아 하겠지'라고 머리 굴리고 하는 분들도 있지만 저는 그걸 못해요."

그리고는 자기 PR을 해댄다. "전 '싼 티' 제대로 낼 수 있으니까 폼 안 잡고 그런 것을 원하는 감독님, 작가님 저를 불러주세요. 파이팅 넘치게 할게요. 하하." 어쩐지 자신의 입으로 '싼 티 난다'며 홍보하는 그가 제법 아는 척 하며 거드름 피우는 그 나이 때 다른 스타들보다 무게감 있어 보이는 것은 왜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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