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BC '세바퀴', KBS 2TV '천추태후', SBS '자명고', SBS '붕어빵', SBS '사랑은 아무나 하나', 소녀시대 (왼쪽 위부터 시계방향)
지금은 소녀시대? NO! 여성시대!
TV에 여성들의 진출이 그 어느 때보다 활발하다. 가요 무대를 벗어나 예능프로그램을 주름잡고 있는 걸 그룹 소녀시대를 비롯해 이경실, 조혜련처럼 구성진 입담으로 시청자들을 배꼽 잡게 하는 '줌마테이너', 그리고 최명길, 유호정 등 '중년 여배우'들까지 지금 브라운관은 '나이 불문'의 여성시대를 구가 중이다.
소녀시대는 9명이라는 인원수를 십분 활용, 멤버들이 각자 흩어져 맹활약 중이다. 이런 활약 덕에 월요일부터 일요일까지 일주일 내내 소녀시대가 TV에 안 나오는 날이 없을 정도다.
심지어 소녀시대는 '중장년층'이 주시청층인 KBS '가족오락관'과 SBS '이재룡 정은아의 좋은 아침'에 출연하기도 했다.
'아줌마'는 강하다고 했던가. '소녀'들이 종횡무진 활약 중에도 아줌마들의 입담은 거칠 것이 없다.
대표적인 프로그램이 MBC '일요일 일요일 밤에-세상을 바꾸는 퀴즈'(이하 세바퀴). 명색은 '퀴즈 쇼'지만 이 프로그램의 매력은 바로 출연자들의 거침없는 입담이다.
박미선, 이경실, 김지선, 임예진을 주축으로 한 '줌마테이너'들은 그 어떤 '어린 게스트'들이 출연해도 아줌마 특유의 자신감(?)으로 프로그램에 동화시키는 매력을 발산중이다.
여기다 MBC '오늘 밤만 재워줘'는 아예 이경실, 김지선, 강수정, 유채영 등 '유부녀'들로 멤버를 구성, 동네 아낙들 마실 나갈듯 스타의 집을 급습, 시끌벅적한 수다와 함께 스타를 낱낱이 해부한다.
SBS '스타 주니어 쇼 붕어빵'의 경우도 여성들의 활약이 눈에 띤다. 단 '붕어빵'은 '엄마'로서 자녀들과 함께 한다는 점이 다른 프로그램들과 차이점을 보인다. 유혜정, 조갑경, 이다도시 등 '엄마'들은 자녀들의 촌철살인 같은 '폭로'를 통해 자녀와의 소통을 추구한다.
드라마에서 여성들의 활약은 더 눈부시다. 남성들을 물리치고 속속 주인공을 꿰차며 여성 특유의 섬세함과 집요함(?)으로 극 중 남성 출연자들을 '무장해제'시키고 있다.
'태왕사신기', '주몽' 등 남성영웅을 주로 그렸던 사극은 이제 '여인천하'가 됐다. 방송 중인 KBS 2TV 대하사극 '천추태후'를 비롯해 방송 예정인 SBS 대하사극 '자명고', MBC '선덕여왕' 등 지상파 방송3사의 사극은 이제 여성들의 이야기를 여성의 입으로 표현한다.
이들 사극에서는 주로 남성의 영역으로 치부됐던 정치와 전쟁이 여성의 손에 의해 치러진다. 권력자들을 꾀어 자신의 목적을 이루는 '장희빈'식 여자주인공은 더 이상 없다.
여성 출연자 자체의 실력도 늘어 '천추태후'의 채시라나 '자명고'의 정려원, 박민영처럼 칼을 들고 말을 타며 활을 쏘는 게 전혀 어색하지 않다.
현대물 또한 사극 못지않게 '여성시대'를 구가 중이다. 지난 2월 종영한 SBS '스타의 연인'의 경우, 한 여배우(최지우 분)의 일과 사랑을 밀도 있게 그렸다. 최지우는 이 드라마에서 '멜로 여왕'이라는 칭호답게 호연, 녹슬지 않은 연기실력을 뽐냈다.
현재 수목극 1위를 달리고 있는 KBS 2TV '미워도 다시 한 번'은 최명길이 재벌가 출신 여성 사업가로 분해, 아나운서면서 정치를 꿈꾸는 박예진을 돕는 역할로 등장, 여성의 성공은 여성이 돕는다는 것을 보여줄 예정이다.
3월 중 방송 예정인 MBC '내조의 여왕'과 SBS '사랑은 아무나 하나'는 김남주, 이혜영, 지수원, 유호정, 한고은 등 만만치 않은 연기실력자들이 대거 등장 여성들의 주요 관심사 중 하나인 '결혼'에 대해 얘기할 예정이다.
사극을 통해 상상 속에서 이뤄지던 '정치'또한 현대물에서 이어지면 '여풍당당'을 구현한다. SBS '시티홀'은 김선아가 시장비서에서 시장에 오르는 '정치혁명'을 활력 차게 그리며 '여성시대'를 이어갈 전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