송희진 기자 songhj@
우리는 중간 중간 음료수도 홀짝 거리며 과자도 먹으며 갔다. 서울 한복판을 캠핑카를 타고 가로질러 가는 느낌, 신선했다. 한껏 즐겁게 가는 동안에도 이상윤은 참 진지했다. 어떤 질문이건 그냥 넘어가는 법이 없다. 성심성의껏 답하는 그의 모습에 나도 따라 진지해진다.
"쉬엄쉬엄 편하게 하세요." 기자의 이런 배려에 이상윤은 "원래 친하지 않으면 불편해서"라고 되받아친다. 이상윤의 말에 캠핑카 안은 한동안 정적이 흘렀다. “우리 친하게 지내요.(기자)”
이상윤이 특유의 애교 섞인 눈웃음을 지었다. 갑자기 캠핑카 안 여자 스태프들이 술렁술렁.
"외동아들이면 귀하게 컸겠네요?"(기자) "네. 친가 쪽은 작은 아버지가 자제분이 없으셔서 그 쪽에는 저밖에 없어요. 외가는 형들, 누나들이 굉장히 많은데 제가 구박받으면서 자랐다고 할까요. 하하. 근데 험한 일을 그렇게 겪진 않았던 것 같긴 해요."(상윤)
-그래도 처음 연예계 활동할 때는 힘들었죠?
▶ 그렇죠. 다른 분들보다는 길지 않았지만 3년 동안 무명 생활을 하면서 저도 꽤 맘 고생했거든요. 학교도 휴학하고 연예 활동한다고 했는데 하는 일 없이 왔다 갔다 하니까 부모님 보기도 민망하고 그랬죠.
-부모님 반대가 컸나 봐요?
▶ 아버지가 좀 컸죠. 이 쪽 일이 즐겁고 재밌을지 모르지만 안정된 일이 아니지 않느냐고 설득하시더라고요. 공부를 계속 하고 일을 하는 것이 더 안정적인데 그걸 포기하는 것이 괜찮겠느냐고요. 하지만 이젠 제 일을 많이 인정해주고 밀어주세요.
-특히 이번에 서울대 1년 제적당해서 마음고생이 컸죠?
▶ 그렇죠. 복학하면 더 열심히 하려고요.
-외모도 멋진데 학교 다닐 때부터 연예인하고 싶었던 것 아니에요?
▶아뇨. 그 때 눈이 나빠서 뱅뱅이 안경 큰 걸 쓰고 젖살도 통통하고 친구들이 고등학교 졸업 사진 돌아다니지 않게 하라고 경고할 정도에요. 근데 저랑 같이 졸업 사진 찍은 사람이 한 둘도 아닌데요. 뭘. (성형수술?) 그건 아니에요. 살 빠지고 안경 벗으면 달라질 수 있어요.
송희진 기자 songhj@
-학창 시절 어떤 학생이었어요?
▶소심한 A형 학생이었죠.
-그럼 연예인하기 힘들겠어요? 연예인은 대부분 외향적이잖아요.
▶그런데 소심하고 내성적인 편인데 평소에 표출 못한 것을 쌓아 두는 편인데 연기에서 표현되더라고요. 평소에는 몰랐던 제 모습이 연기하면서 나오고 그럴 때 희열이 느껴지더라고요. 실제로 연기하는 분들 중에 저 같은 성격을 가진 분이 많은 것 같아요. 에는 내성적인 분들이 많은 것 같다.
-본인이 가장 소심하게 느껴질 때는?
▶흠. 가장 소심할 때라기보다 행동으로 옮기기 전에 생각을 많이 하는 편이에요. 실제 일이 벌어졌더라면 다른 결과가 있을 수도 있는 데 지레 생각해서 옮기기 전에 생각을 많이 하는 편이에요. 이런 결과가 있을 수 있으니 이렇게는 안 된다고요.
-그건 신중한 거네요. 그런 성격이 연기에서는 어떻게 나타나죠?
▶캐릭터 연구를 많이 하는 편인 거죠. 영화나 드라마, 책에서 본 인물에 대해 많이 생각하는 편이에요. 아직까지 액션으로 완벽하게 이뤄지진 않지만 정말 계속 연기만 생각해요.
-그래서 연기력 논란이 없었나봐요.
▶글쎄요. 그렇다고 잘한단 소리를 들은 것도 아니고, 나쁘지 않아 정도겠죠.
이윽고 도착, 호수 공원을 구경한 뒤 저녁 식사를 위해 이상윤이 팔을 걷었다. 그리곤 준비해 온 재료들을 꺼낸 이상윤은 그 만의 라면을 끓였다.
"스프를 먼저 넣어야해요.(상윤)" "왜요?(기자)" "그래야 끓는점이 높아지고 더 맛있는 라면을 먹을 수 있어요.(상윤)" 그의 너무나도 비장한 모습에 덩달아 비장해졌다. 그는 캠핑카를 타고 온 사람들이 모두 먹을 수 있도록 푸짐하게 라면을 끓였고 그 시간 우리는 모두 행복한 저녁 식사를 함께했다.
<차량협조=투어익스프레스>
스타의 보물찾기
[캠핑카 토크]는 스타가 인터뷰 후 어떤 팬을 위한 카드를 적는다. 이 카드의 내용은 기사를 통해 공개되지 않는다. 이 카드는 그 때 그 때 스타가 숨겨놓고 싶은 장소에 남겨지고, 팬은 힌트를 통해 그 곳을 찾아 "스타뉴스"와 기자 명을 말하면 받을 수 있다.
(힌트= 이상윤은 일산 호수 공원 앞 MBC 드림센터 내에 윤은혜가 출연했던 MBC 인기 드라마 제목과 같은 모 카페에 숨겨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