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3일 오전 경찰에 참고인 자격으로 출두한 故장자연 전 매니저 ⓒ분당=임성균 기자
고(故) 장자연이 숨지기 전 심경고백 문건을 건네받았다는 전 매니저 A씨가 13일 오전 경찰에 출두, 5시간이 넘는 조사를 받고 경찰서를 나섰다.
A씨는 이 날 오전 11시께 경기 분당경찰서에 도착 취재진의 질문을 피한 채 "죄송하다. 유서는 유가족에 넘겼다"라는 말을 되풀이 하며 형사 1명과 서둘러 사건을 맡고 있는 통합3팀 사무실로 들어가려다, 결국 취재진에 5분여 간 입을 열었다.
A씨는 이 자리에서 '경찰에 어떤 심경으로 나왔냐'고 묻자 "유서는 유가족에게 넘겼다"며 "고민하는 시간이 길어져서 죄송하다. 유가족이 힘들어해서 넘겼다"고 말했다.
이어 "유가족이 원하지 않아 힘들 것 같다"며 경찰 조사 등에서 유서 내용에 대해 밝히기 어려울 것임을 시사했다.
A씨는 고 장자연의 심경고백 문건 일부를 외부에 공개한 이유에 대해 "자연이가 저에게 자신의 고민 등을 풀어달라고 했고, 장례식장에 있는데 자연이가 죽은 이유가 단지 우울증으로만 묻혀 지는 것이 억울했다"며 "자연이 부탁과 유가족 심경사이에서 고민을 많이 했다"고 밝혔다.
이날 A씨는 "제가 받은 문건에서는 자연이가 억울한 것이 많았다"고 말했다.
A씨는 세간의 관심이 쏠리고 있는 '공공의 적'에 대해 "분명히 벌 받을 사람이 있다"며 "지금은 유가족이 원하지 않지만, 시간이 지나더라도 반드시 벌을 받아야한다"고 단호히 말했다.
이어 "손바닥으로 하늘 가린다고 묻혀지나. 문서가 아니라도 반드시 진실은 밝혀질 것이다"고 말한 뒤 형사의 손에 이끌려 서둘러 자리를 떠났다.
이후 A씨는 통합 3팀에서 5시간 넘게 조사를 받은 뒤 오후 4시 20분께 분당경찰서를 나섰다.
A씨는 경찰서를 떠나며 취재진에 "문서와 관련해서 조사 받은 것은 아니다"라고 말했다. 이어 "자연이에게 너무 미안하다"면서도 "지금은 유가족의 뜻에 따르겠다"고 밝혔다.
A씨는 또 "더 이상 자연이와 같은 똑같은 희생자 없었으면 좋겠다"며 "자연이에게 다시 한 번 미안하다"고 말한 뒤 서둘러 경찰서를 떠났다.
이날 경찰은 A씨의 출석과 관련, "피의자가 아닌 참고인 신분"이라고 밝혔다.
한편 A씨는 지난 12일 오후 머니투데이 스타뉴스와 전화통화를 갖고 "고 장자연의 심경고백 글 전부를 유족에게 넘겼다"며 "제 본의와 달리, 유족들이 너무 힘들어 하는 것 같아 장자연의 심경을 담은 글을 오늘(12일) 유족에 모두 줬다"고 전했다.
이어 "장자연의 심경글은 이제 유족들이 알아서 처리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A씨는 당초 고 장자연의 심경고백 글을 가지고 있다고 밝힌 후 개인 미니홈피를 통해 "자연이가 단 한 명의 공공의 적과 싸울 상대로 저를 선택한 것"이라며 "자연아 내가 절대 이 싸움을 포기한건 아니다...꼭 지켜봐줘.."라고 밝히는 등 적극적 행보를 펼칠 뜻을 전했다.
하지만 A씨는 고 장자연 및 심경글과 관련, 고인의 유족들이 언론에 보도 자제 등을 요청하는 등 힘겨워하는 것을 보고 장자연의 심경글을 결국 유족에게 넘기기로 최종 결정했다.
한편 고 장자연은 지난 7일 오후 경기도 분당 자택에서 숨진 채 발견됐다. 경찰에 따르면 이날 오후 7시42분 고인이 복층으로 된 집안 계단 난간에 목을 매 숨져 있는 것을 친언니가 발견, 경찰에 신고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