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종' 서태지의 화려한 '귀환'

5500여 팬 '열광'

이수현 기자  |  2009.03.14 20:20
가수 서태지 ⓒ사진=서태지 컴퍼니 가수 서태지 ⓒ사진=서태지 컴퍼니


'실종'됐던 서태지가 지구로 무사히 '귀환'했다.

지난 2월 말 자신이 실종됐다며 팬들과 미스터리 게임, 일명 '미싱 태지(Missing Taiji)' 게임을 벌였던 서태지가 8집 두 번째 싱글 발매 기념공연 '웜홀'을 통해 자신의 컴백을 알렸다.


14일 오후 6시부터 서울 방이동 올림픽공원 올림픽홀에서 5500여 명의 팬과 함께 2시간 15분의 공연을 진행한 서태지는 흰 색과 검은 색의 체크 재킷과 검은 바지, 달라진 안경 등 앞서 공개된 두 번째 싱글 타이틀곡 '줄리엣' 뮤직비디오 스틸사진 속 믹스 앤 매치 콘셉트 그대로 팬들에게 돌아왔다.

서태지는 검은 천과 레이저 등으로 미스터리한 분위기를 자아낸 입구부터 관객들의 기대감을 고조시켰다. 공연에 앞서 요조와 검엑스 등 게스트가 30여 분의 공연을 선보인 뒤 오후 6시 40분께 무대 세팅을 위해 티저 포스터 속 열쇠 구멍 그림의 검은 천막이 내려오자 관객들의 기대감은 더욱 달아올랐다.


이어 오후 7시께 천막이 걷히고 열쇠 구멍 모양이 새겨진 피라미드 속에서 '줄리엣'을 부르며 나타난 서태지의 모습에 관객들은 기다렸던 마음을 담아 환호성을 내질렀다.

'버뮤다(트라이앵글)'까지 연이어 부른 서태지는 "잘 있었어요, 오랜만이에요"라며 팬들에게 첫 인사를 건넸다. 서태지는 "나 실종돼서 많이 걱정했죠"라며 "오랜만에 만났더니 목이 메인다. 나 귀환했다"며 팬들에게 미소를 지었다.


이날 공연은 완전히 서태지와 서태지를 기다려온 팬들의 공감의 장이었다. 서태지는 공연 내내 자신의 실종 게임 속 키워드를 이야기 하며 팬들과 암호 같은 이야기를 나눴다. 서태지는 "줄리엣을 찾으러 화성까지 갔었는데 오히려 내가 납치 됐었다" "화성에서 내가 줄리엣과 노을 지는 모습을 바라보는 사진은 잘 봤느냐" 등 팬이 아니면 알 수 없는 대화를 나누며 즐거워했다. 팬들 역시 서태지의 수수께끼 같은 말들을 이해하곤 열띤 호응을 보냈다.

팬들은 또한 공연장에 '남편은 제가 여기 온 걸 몰라요', '마누라는 제가 여기 온 걸 몰라요', '대세는 띠동갑이다' 등 재치 있는 플래카드로 서태지의 귀환을 반겼다.

관객들에게 8집 첫 싱글과 두 번째 싱글, 7집 수록곡 중 '해피 엔드', '로보트' 등 총 11곡을 선사한 서태지는 공연 중간 중간 곡 소개를 하며 오랜 팬들과의 추억을 나눴다.


서태지와 아이들 1집 수록곡 '이제는'을 선보인 서태지는 "벌써 17년 전 이야긴데요, 1집 때 여러분을 봤던 모습이 그대로 떠올라서 약간 센치해졌다"며 "지금 노래를 불러도 그 때 그 마음 그대로 노래 부를 수 있다는 게 새삼 고마워진다"며 팬들에게 감사의 말을 전했다.

서태지는 첫 싱글 수록곡 '모아이'와 '휴먼드림'을 부른 뒤에는 "'모아이'도 레전드지만 진짜 레전드는 '난 알아요'"라며 자신의 데뷔곡 '난 알아요'에 대한 애착을 보이기도 했다.

서태지는 또 "사랑해"라고 외치는 팬들에게 "원래 화이트데이는 남자가 여자에게 '사랑해'라고 말하는 게 아니냐"며 팬들에 대한 마음을 수줍게 고백하기도 했다.

서태지는 이날 숭례문 화재를 모티브로 만든 두 번째 싱글 수록곡 '코마'를 마지막 곡으로 팬들과 작별 인사를 나눴다. '코마'를 부르기 전 서태지는 "몇 백 년 동안 함께 했던 숭례문을 한 줌의 재로 날려버렸다"며 "오늘만큼은 숭례문을 망각하지 말고 기억하자"고 팬들에게 당부했다.

'앙코르'를 연호하는 팬들을 위해 다시 한 번 무대에 등장한 서태지는 서태지와 아이들 3집 수록곡 '내 맘이야'를 선보이며 열정적으로 공연을 마무리 했다. 또 서태지는 퇴장하는 관객들을 위해 사탕을 나눠주는 깜짝 이벤트를 선보여 마지막까지 팬들을 행복하게 했다.

한편 서태지는 오는 15일 같은 장소에서 한 차례 더 공연을 진행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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