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5일 시청률조사회사 TNS미디어코리아 집계에 따르면 지난 14일 방송됐던 MBC '명랑히어로'의 시청률은 10.2%를 기록했다. 또 다른 시청률 조사기관의 AGB 닐슨에서 역시 11.0%로 두 자릿수 시청률을 보였다.
이는 22.8%(이하 TNS 기준)를 기록한 SBS '가문의 영광'과 15.2%KBS 2TV '천추태후'이 '명랑히어로'와 동시간대 방송되는 것을 감안하면 높은 수치다.
이와 함께 토요 예능 전체 시청률에서도 1위를 차지한 '무한도전'이 이날 15.3%, 2위를 기록한 SBS '스타킹'이 14.8%, KBS 2TV '연예가 중계'가 14.3%, KBS 2TV '스펀지2.0'이 12.4%로 '명랑히어로'는 5위를 차지, MBC '스타의 친구를 소개합니다'와 SBS '스타 주니어 쇼 붕어빵' 등보다 앞 선 수치다.
심야 시간임에도 불구하고 선전한 것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명랑히어로'는 4월 초 폐지가 결정돼 일부 시청자들로부터 강한 항의를 받고 있다.
한 시청자(ID:jjg**)은 "'명랑히어로' 폐지에 적극 반대합니다. TV 안보기로 유명한 제 친구가 최고로 뽑는 방송인데..", 또 다른 시청자(wkij***)는 "'명랑히어로' 폐지 반대!! '명랑히어로'야 말로 다양한 목소리를 들을 수 있었던 페이소스있는 방송이었다 ㅡㅡ"며 안타까움을 드러냈다.
지난해 3월 29일 첫 전파를 탄 '명랑히어로'는 연예인들의 입을 통해서 시사를 논한다는 신선한 컨셉트로 출발했다. 하지만 미국 쇠고기 발언, 교육 정책 등 몇몇 핵심적인 발언들로 곤혹을 치렀다. 일부 시청자들은 답답한 속을 시원하게 풀어줬다며 긍정적인 반응을 보이기도 했지만 전국적으로 촛불집회가 일어나는 시국에서 연예인 입장에서는 부담이 아닐 수 없다는 것.
당시 '명랑히어로'가 포맷을 바꾼다는 결정에 외압이 있는 것이 아니냐는 추측이 난무했으나 제작진은 "그런 것은 일절 없다"고 단호한 입장을 보였다.
이 후 '명랑히어로'는 '생전 장례식-두 번 살다'라는 포맷으로 돌아왔다. 스타가 죽었다는 가정 하에 그가 살아왔던 지난날을 회고해보는 자리다. 당시 토크쇼에서 자신의 입으로 자신에 관한 이야기를 하는 경우는 많았지만 지인들의 입을 통한 스타의 이야기는 새로운 포맷 토크쇼로 조명을 받았다.
하지만 고 이언, 고 안재환, 고 최진실부터 이어진 연예인들의 잇따른 사망 소식이 '생전 장례식-두 번 살다'의 악재로 작용했다. 시청자들의 비난과 함께 섭외 받은 연예인조차 포맷 때문에 출연을 거부한 경우가 많았다고.
결국 '명랑히어로'는 '명랑회고전'과 '명랑토론회'라는 코너로 바꾸고 좀 더 밝은 프로그램으로 도약한다. 일련의 과정이 거치면서 초반 중구난방 하던 MC들도 정리되고 점차 안정을 찾아가고 있었다. 최근에는 이경규의 '예능 천적' 최양락이 고정 MC로 발탁돼 기대를 한창 모았던 참이다. 그렇기에 '명랑히어로'의 폐지는 더더욱 이해하기 힘들다는 게 방송 관계자들의 전언이다.
이에 대해 MBC 측은 "봄 개편을 맞이해 '세 바퀴'가 시간대를 변경하면서 폐지되게 됐다"고 밝혔을 뿐이다. 비운도 작용했지만 '영화감독' 이경규, '골프' 김국진, '이봉원 빚' 박미선, '예능 늦둥이' 윤종신, '인터넷 방송' 김구라, '도박' 신정환 등 어쩐지 1% 부족한 MC들로 구성됐던 '명랑히어로'.
진정한 '명랑히어로'를 찾기가 어려웠던 것일까. 아니면 '명랑히어로'가 되기 위한 길이 험난했던 것일까. 그것도 아니면 '명랑히어로'가 무서웠던 것일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