故장자연 사건, 수사방향·일정은 (종합)

문완식 기자  |  2009.03.16 17:01
故 장자연 ⓒ송희진 기자 故 장자연 ⓒ송희진 기자


지난 7일 스스로 목숨을 끊은 고 장자연과 관련, 사건이 '연예계 성상납'으로 비화되면서 파장이 커지는 가운데 향후 경찰 수사 방향에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지난 13일 고 장자연의 전 매니저 유장호씨의 진술 직후 "고인이 자살이라는 결론에는 변함이 없으며 재수사는 안 한다'는 입장을 밝혔던 경찰은 이날 오후 KBS보도를 통해 해당 문건이 공개됨으로써 입장을 수정, 전면 재수사에 나섰다.

경찰의 '재수사' 방향은 일단 고 장자연이 생전에 유씨에게 남겼다고 알려진 이른바 '성상납 등 강요'문건에 초점이 맞춰져 있다.


16일 중간 수사브리핑에서 밝혔듯 "유족들도 자살에 대한 의구심이 없다고 말했고 자살에 대한 결론은 이번 수사 결과 여부와 상관없이 달라지지 않을 것이다"는 게 경찰의 입장이다.

문제는 문건이다. 14일 오후 KBS 측으로부터 해당 문건을 입수한 경찰은 문건 내용상 강요, 폭행, 협박 등 범죄 혐의점이 있다고 보고 이에 대한 수사에 착수했다.


경찰에 따르면 고 장자연이 남긴 문건에는 고인에 대한 '성 강요, 폭행, 협박 등'이 담겨 있다. 또 이와 관련해 언론계 인사, 방송국 관계자, 광고 관계자들로 알려진 10여 명의 특정 인사들의 실명이 거론돼 있다고 경찰은 밝혔다. 만약 문건이 사실이라면 그 사회적 파장은 연예계 차원을 넘어설 전망이다.

이런 상황에서 경찰의 수사 방향은 크게 세 가지로 모아지고 있다. 문건의 진위여부, 문건내용의 사실여부 그리고 문건의 유출경위가 그것이다.

경찰은 이 중 문건의 진위 파악에 중점을 두고 있다. 문건이 고인이 작성한 것이 맞다는 것이 드러난 다음에야 고인이 문건의 내용과 같은 일을 실제 당했는지 사실관계 파악에 나설 수 있기 때문이다. 15일 약 6시간에 걸쳐 유족 조사를 한 이유도 이 부분과 관련이 있는 것으로 보인다.


이와 관련 경찰은 16일 오전 중간 수사브리핑에서 유족 조사에 대해 밝히며 "유족이 문건의 필적이 꼭 같지는 않지만 비슷한 것 같다"고 말했다고 밝혔다. 경찰은 16일 국립과학수사연구소에 필적 감정을 의뢰한 상태다.

분당경찰서 오지용 형사과장(경정)이 16일 오전 \'고 장자연 사건\'과 관련 중간 수사브리핑을 하고 있다 ⓒ임성균 기자 분당경찰서 오지용 형사과장(경정)이 16일 오전 '고 장자연 사건'과 관련 중간 수사브리핑을 하고 있다 ⓒ임성균 기자


만약 필적 감정에서 고 장자연의 필적이 맞다고 드러날 경우 수사는 문건내용의 사실관계 파악에 집중될 전망이다.

경찰은 16일 "관계인 조사가 마무리 된 다음에 문건에 언급된 인물들을 조사할 것"이라고 밝혀, 문건의 진위여부가 파악되면 일단 고 장자연의 전 매니저 유씨, 소속사 김 모 대표에 대한 조사를 선행할 것임을 밝혔다. 이 경우 유씨와 김 대표 간 문건의 내용을 두고 대질심문이 이뤄질 가능성이 크다.

'고 장자연 사건'에서 파장이 가장 큰 대목은 관계인 조사와 동시에 혹은 후에 있을 '문건 거론 인사'들에 대한 소환 조사다. 현재까지 직업과 인원수만 대략 알려진 이들에 대한 조사가 이뤄질 경우 사회적으로 큰 파장이 예상된다.

또 하나 간과할 수 없는 경찰 수사 대상이 문건의 유출 경위다. 경찰은 이에 대해 16일 브리핑에서 "유족들이 명예회복을 원하므로 문서를 누가 작성했는지 누가 유출시켰는지에 대해 문서내용의 진위여부와 병행해서 수사를 진행할 예정"이라고 말해 문서 유출자 및 그 경로에 대해서도 수사 중임을 밝혔다.

문서 유출 경위는 비단 고 장자연의 명예 회복을 떠나 사건의 중요한 핵심이 될 수 있는 부분이다. 누가 유출했는지가 밝혀질 경우 문서가 작성된 목적도 어느 정도 밝혀질 수 있기 때문이다.

또 문서에서 '성 강요, 폭행, 협박 등'을 폭로하면서도 "꿈이 있다"고 밝힌 고 장자연이 갑작스레 죽음을 택한 이유도 드러날 가능성이 크다.

경찰은 이와 관련 "문서가 작성된 28일 이후 고인의 행적을 어느 정도 파악했으며 16일 유씨와 고인의 휴대폰 통화내역 압수수색 등을 벌일 예정"이라고 밝혀 고인의 사망 전 행적 또한 간과치 않고 있음을 나타냈다.

특히 경찰은 "고인이 휴대폰에 음성 녹음을 남겼다"며 "소속사와 갈등관계가 있었던 것 같다"고 밝혀, 문서 유출 경로와 통화 내역, 휴대폰 녹음 내용 등이 결합돼 고인의 문서 작성 후 사망 전까지의 행적이 종합될 경우 사건 해결의 큰 열쇠가 될 전망이다.

아울러 경찰은 유씨가 지난 12일 유족에게 넘기고 함께 소각했다는 문건의 재를 입수, 국과수에 잉크 및 인주 등의 검출여부 분석을 의뢰, 소각된 문건이 원본인지 밝힐 예정이다.

만약 원본이 아닌 사본이라면 실제 고인이 작성한 원본이 어딘가에 존재할 가능성이 크고 4장, 6장, 16장 등 그 장수마저 오락가락인 문건의 실체가 파악 시 문건 작성 경위, 고 장자연의 자살경위 등의 윤곽이 드러날 가능성이 크다.

이와 관련 경찰은 "유족이 보도된 문건의 경우 첫 줄에 괄호가 없는데 자신들이 본 것은 괄호가 있었던 것 같다고 말했다. 또 다른 형식의 문건이 존재할 수도 있다. 문건을 보도한 언론사들에 협조 요청을 했다"고 밝혀 '원본'의 존재 가능성을 인정, 이의 확보에 주력할 뜻을 비쳤다.

KBS \'뉴스9\'가 보도한 \'고 장자연 문건\'중 일부 <사진=화면캡처> KBS '뉴스9'가 보도한 '고 장자연 문건'중 일부 <사진=화면캡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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