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결'에 나온 이시영강아지 '토이푸들'ⓒMBC
'이시영 강아지'가 인기를 끌면서 몇년전 붐이 불었던 '티컵(Tea Cup) 강아지'가 다시 관심의 대상으로 떠올랐다. '티컵강아지'란 찻잔에 들어갈 만큼 크기가 작다고 해서 붙여진 이름.
MBC '일요일일요일밤에-우리결혼했어요'에 탤런트 이시영과 함께 출연한 갈색털의 애완견은 티컵 푸들이 아니다. 태어난 지 3개월밖에 되지 않아 작은 사이즈때문에 티컵으로 오인됐으나 사실은 토이푸들종이다.
실제로 생후 몇 개월 안된 애완견은 크기가 매우 작아 티컵강아지와 쉽게 구별이 힘들다. 이 때문에 사기분양 피해사례가 늘고 있다. 지난 2008년 한해 동안 한국소비자원에 접수된 애완견 관련상담건수는 2007년 1036건에서 2008년 1399건으로 증가했다. 2008년 한해 동안 티컵강아지 관련 건수만 해도 최소 34건이다.
지난해 12월 인터넷 사이트를 통해 애완견를 분양 받은 김 모씨는 ‘가짜’ 티컵 강아지 때문에 골치를 썩고 있다. 티컵 강아지라며 일반 애완견의 3배정도 비싼 가격에 구입했지만 알고 보니 태어난지 한 달 된 일반 강아지였던 것.
그는 하루가 다르게 크는 강아지를 보고 일반 애완견을 속여서 팔았다는 생각에 해당 사이트 게시판에 항의 글을 올렸다. 그러나 사이트에서 강제 탈퇴를 당하는 등 보상은커녕 사과도 받아내지 못했다.
애완견 관련 인터넷 카페에서 활동하는 ID‘초딩맘’도 지난해 동물병원에서 분양받은 검정색 티컵푸들이 예상보다 크게 자라 놀랐다고 하소연했다.
애완견 애호가인 그는 “티컵강아지를 키워보고 싶어 80만 원이라는 거금을 들여 구매했다. 당초 절대 1.5kg은 넘지 않을 거라던 직원의 말과는 달리 무려 몇 개월 만에 5kg을 육박하고 있다"며 티컵강아지를 사기분양 받은 것에 대해 불편한 심경을 드러냈다.
그러나 단순한 물건도 아니라 정을 들여 키운 생명체이기 때문에 반납이나 환불 등의 조치 요구가 어려운 것이 사실이다. 초딩맘도 "키우다보니 정이 들어 이제는 8000만 원 이상의 가치를 하고 있다. 다만 일반 애완견을 고가 티컵강아지로 속여 판 직원이 원망스러울 뿐이다"고 털어놨다.
이처럼 시세가 보다 비싼 돈을 지불한 것에 속앓이만 하는 경우가 많다. 관련 분양 사이트를 검색해보면 티컵종은 그 희귀성 때문에 보통 100만원대에 분양된다. 특A급은 180만원에 달하기도 한다.
이 사이트 운영자는 "초소형견이 나오는데 비해 찾는 사람들이 많아, 고가(高價)라도 없어서 못 팔 정도"라고 귀띔했다.
피해사례 중에는 티컵강아지의 건강상태를 속여 파는 업체 때문에 생긴 경우도 있다. 지난 8월 윤모씨는 아들의 생일선물로 120만원짜리 티컵강아지를 분양받았다. 그런데 알고보니 바이러스에 감염된 강아지였다.
애견숍에 가서 환불을 요청했지만 분양계약서에 명시된 대로 환불은 불가능한 상태. 그는 "사기를 당해 병든 강아지를 산 것도 억울하지만 아들에게 상처를 주었다는 사실이 더 마음에 걸린다"며 다른 피해자가 나오지 않도록 조치를 취해달라고 당부했다.
이 밖에도 인터넷상에서 티컵강아지 사기분양이나 구별법에 대해 답을 구하는 네티즌들이 많다. 이들은 커뮤니티를 만들거나 네이버 지식인 등에 질문을 올려 서로 조언을 구하지만 뚜렷한 해결책은 나오지 않고 있다.
↑티컵(tea cup)강아지
한국애견협회에 따르면 티컵강아지는 기준 사이즈 25.4cm이하로 규정된 토이푸들과는 달리 교배과정에서 나온 일종의 돌연변이로 정식 견종은 아니다. 대체로 근친교배를 통해 태어나기 때문에 선천적으로 유전적 결함을 안고 태어나는 경우가 많아 폐사율이 높고 수명도 짧다고 한다.
한편 티컵강아지 분양사이트 관계자는 “새끼의 경우 대부분 체구가 작기 때문에 생후 1,2개월 이내에는 티컵강아지를 구별할 수 없다”며 “티컵강아지를 분양받을 때는 반드시 3,4개월 이상된 것을 구매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또 “워낙 크기가 작고 약하기 때문에 10시간 이상 밥을 못 먹을 경우 혈당이 떨어질 수 있다”며 “그만큼 세심한 관리가 필요하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