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명근 홍봉진 기자 경찰이 19일 '고 장자연 문건'과 관련 이른바 '장자연 리스트'가 없지만 "추정이 가능한 실명은 있다"고 밝혀 '말장난'이 아닌가하는 지적이 일고 있다.
경찰은 그간 이번 사건과 관련 '실명'이라는 용어를 사용, '리스트'라는 용어는 이날 처음으로 사용했다.
그러나 경찰에 문건의 사본을 넘긴 것으로 알려진 KBS는 보도를 통해 문건에 등장하는 인사들과 인터뷰를 시도한 바 있고 또 유족이 문건과 관련 고소를 한 상태여서 '실명'과 '리스트'를 떠나 경찰이 특정인물에 대한 조사를 회피하는 것이 아닌가하는 의구심을 들게 하고 있다.
◆"실명은 있다 그러나 리스트는 없다"?
경찰은 문건과 관련해 실명은 있지만 '리스트'는 없다는 모호한 입장을 보이고 있다.
경찰은 이날 브리핑에서 '장자연 리스트'와 관련 "유 씨 진술에 의하면 문건은 총 7매로 이 중 4매는 KBS에서 제출 받아서 경찰이 확보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확보치 않고 있는 3매 중에 소위 '리스트'라는 것이 있는 것으로, 여러 사람이 추측하는 명단이 있는 것으로 추정된다"고 밝혔다.
경찰은 "15일 이름이 있다고 한 것은 일부 관계자 이름과 지워졌지만 추정 가능한 사람이 있어 그랬다"며 "'실명'과 '리스트'를 다른 의미로 받아 들였다"고 해명했다.
이어 "리스트라는 것은 이름이 나열된 것이라 생각한다"며 "그 밖에 문장 구성 중에 나온 것은 실명이라고 생각했다"고 경찰 나름대로 '리스트'와 '실명'의 의미를 구분 지었다.
◆"리스트 없고 실명 지워졌다" 수사 어떻게?
이처럼 경찰이 '리스트'가 없다고 밝힌 가운데 이번 사건의 핵심인 문건 거론 인사에 대한 조사여부에 초점이 맞춰지고 있다.
앞서 17일 유족이 문건내용과 관련해 4명을 고소한 상태로 문건내용에 대한 수사와 별개로 이에 대한 수사를 위해서도 구체적인 인물들의 이름을 확보해야 하는 상황이다.
경찰은 이에 대해 "유족이 주변 인물 수사를 통해서 사실을 수집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며 아리송한 답변을 했다.
경찰에 따르면 경찰은 확보한 문건에 리스트도 없고 실명은 있지만 일부 지워져 추정이 가능한 인물 선에서 주변인들에 대한 조사를 벌이겠다는 의미다.
결국 '성 강요, 폭행, 협박 등'의 내용이 담긴 '고 장자연 문건'과 관련 세간의 관심이 집중되고 있는 '장자연 리스트'는 적어도 수사를 맡은 경찰에게는 없는 셈이 됐다.
이미 인터넷 등을 통해 이른바 '장자연 리스트'가 나돌며 온갖 추측이 나도는 상황에서 경찰의 "실명은 있는데 리스트는 없다"는 행보는 문건과 관련한 의혹만 더 커지게 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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