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우 여명이 한국을 찾았다. 첸카이거 감독, 배우 장쯔이와 함께한 영화 '매란방'을 들고서. 다음달 9일 개봉을 앞둔 '매란방'은 장국영이 주연을 맡았던 영화 '패왕별희'의 실제 모델이자 1930년대 중국 전역에 이름이 높았던 경극배우 매란방의 일대기를 그린 작품이다. 여명은 주인공 매란방을 맡아 까다로운 경극 연기에 도전했다.
앞서 첸카이거 감독과 호흡을 맞췄던 '패왕별희'의 장국영과 비교를 피할 수 없는 작품. 그러나 24일 서울 소공동 롯데호텔에서 참석한 여명은 그같은 비교를 거부하며 작품에 대한 자신감을 보였다. 어느덧 40대가 된 그에게서는 홍콩의 4대 천황이나 장난기 가득한 로맨틱 가이의 면모보다는 스스로에 대해 깊이 고민하는 배우의 면모가 진하게 풍겨왔다.
-아무래도 '패왕별희'의 연장선상에서 작품을 보게 된다.
▲ 단 한번도 '패왕별희' 때문에 부담을 가진 적은 없다. 이 자리에서 '패왕별희'를 본 적이 없다고 하면 믿으시겠나? 영화를 볼 인연이 닿지 않았다면? 어렸을 때부터 너무나 훌륭한 작품이라는 이야기를 여러 번 들었지만 이상하게 볼 기회가 없었다. 너무 유감스러웠다.
그런데 '매란방'에 출연하게 되니 '패왕별희'를 보지 않았기에 더욱 흥분된 마음으로 연기를 하게 됐다. 영화를 찍고 준비하면서 '패왕별희'를 생각한 적은 없었다. 어떤 사람을 너무 사랑한다면 굳이 그 말을 밖으로 하지 않아도 된다. 마음속으로만 간직해도 충분하다. 홍콩에 돌아가면 어떻게든 '패왕별희'를 찾아 봐야겠다 생각하고 있다.
-배우의 숙명이라며 '종이 수갑'이라는 표현을 했다.
▲ 연예인이라는 직업을 가진 사람은 어쩔 수 없이 다른 사람에게 주목을 받는다. 혼자 운동을 하러 갔다가도 사진이 찍히곤 한다. 물론 썩 기분이 좋지 않다. 그러나 그렇다고 해서 내가 하고싶은 일을 하지 않을 수는 없지 않나. 여배우들에게 더 안좋은 영향을 끼치긴 한다. 어쨌든 그건 본인 하기 나름이니까.
-중화권 스타들이 한국에서 사랑받고, 또 한국 스타들이 중국에서 사랑받는 데 대해 어떻게 생각하는지.
▲ 아무래도 중국인과 한국인이 언어 외에는 많은 부분에서 가깝다. 오랜 세월 세대를 거치며 많은 인연이 있어 멀리 있다는 생각이 들지 않는다. 가까운 사람들이라는 생각이 들어서 호감을 갖고 보는 것 같다. 나 역시 한국에 올 때마다 언어 외에 다른 부분에서는 어색함이 없다.
-한국에 오면 꼭 먹는 음식이 있나?
▲ 한국을 찾은 일이 꽤 많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