w&whale "'괜찮네'하는 음악, 우리였으면 좋겠다"(인터뷰)

이수현 기자  |  2009.03.26 13:05
w&whale ⓒ사진=플럭서스 뮤직 w&whale ⓒ사진=플럭서스 뮤직


'광고 음악의 힘'을 단적으로 보여주는 살아있는 예가 있다면 바로 이 그룹이 아닐까. 지난 해 모 인터넷 업체의 CM송으로 사용되면서 유명세를 탄 'R.P.G 샤인'의 주인공 w&whale이 1.5집 '랜덤 태스크(RANDOM TASKS)'로 돌아왔다.


지난해 'R.P.G 샤인' 단 한 곡으로 일약 신데렐라가 됐지만 이들은 섣부른 자만을 하지 않는다. 그룹 코나부터 시작해 오랜 시간 가요계에 몸담으며 흐름을 지켜봐온 이들에게 인기는 한 순간에 모였다가 흩어지는 것일 수도 있다는 걸 잘 알고 있기 때문이다.

이들이 'R.P.G 샤인'에 이어 새롭게 선보인 곡은 '하이스쿨 센세이션'. 'R.P.G 샤인'보다 훨씬 빠른 비트에 유쾌한 멜로디에 웨일 특유의 착착 감기는 보컬이 인상적인 곡이다. 하지만 이 노래 속에 담겨있는 의미는 그리 가볍지만은 않다.


"세상에서 제일 힘든 직업이 대한민국의 고등학생이 아닌가 싶어요. 거기다 한국은 모든 사회 구성원들이 고등학생처럼 살 수밖에 없도록 자꾸 내몰죠. 그에 대해 사회 비판적인 시각으로 볼 수도 있지만 결국은 자신의 가치를 믿고 신념으로 살아가자는 내용이에요. 하지만 결국 해석은 듣는 사람들에게 달려있는 거죠."

이들은 음반 발매에 앞서 네 명의 현대 설치미술 작가들과 함께 1.5집 음반 타이틀과 동명의 전시회 '랜덤 태스크'를 열었다. 작가들이 준비한 작품에 각각 w&whale의 노래를 붙여 미술과 음악의 조화를 꾀한 독특한 형식의 전시회다. 이 경험은 w&whale에게 색다른 영감을 불러일으켰고 이는 바로 새로운 음악으로 이어졌다.


윤상과 클래지콰이의 DJ 클래지, 스웨덴의 천재 뮤지션 클라우드(Clud)', DJ 소울스케이프 등이 리믹스로 참여한 이번 음반은 리믹스에 강한 팀 w&whale의 음악적 역량을 고스란히 들려준다. 1.5집이지만 정규음반만큼의 노력을 들인 음반이라며 이들은 자신 있게 소개했다.

"1.5집을 발매할 거란 생각은 안 하고 있었어요. 해 본 경험이 없는 작업이거든요. 1집 후속곡으로 활동해야겠다고 생각했는데 전시회를 준비하면서 시간이 안 맞더라고요. 싱글 준비를 하자는 제의도 받았었는데 저희는 싱글은 또 체질에 안 맞나 봐요.(웃음) 정규 음반만큼의 정성은 들였지만 승부를 걸어야 한다는 부담감은 없어요. 대중들에게 밝은 모습을 보일 수 있는 기회를 갖고 싶단 생각은 했죠."(한재원)

"리믹스는 또 다른 창작이라고 생각해요. 이번엔 굉장한 분들이 리믹스에 참여해주셨죠. 원곡과의 차이점을 생각하면서 리믹스곡들을 즐겨주셨으면 좋겠어요. 또 전시회에서 영감을 얻어 만든 곡들은 꾸준히 저희가 문화적으로 새로운 걸 시도하려고 애쓰고 있다는 걸 긍정적으로 예쁘게 봐주셨으면 좋겠다고 생각하죠."(배영준)

"아무 생각 없이 듣고 '어, 노래 괜찮다' 했는데 그게 w&whale의 음악이었으면 좋겠어요."(김상훈)

w&whale ⓒ사진=플럭서스 뮤직 w&whale ⓒ사진=플럭서스 뮤직


이미 오랜 기간 음악적 호흡을 맞춰왔던 W와 여성 보컬 whale의 만남은 지난 1집의 성공으로 그 가능성을 인정받았다. 하지만 이들의 호흡이 지금처럼 척척 맞기까지는 2년이 넘는 시간이 걸렸다. 하지만 이제 그 기간만큼 척척 맞아 들어가기 시작한 호흡은 네 명의 고른 포지션 분배로 이어져 완벽한 협업 체계를 이뤄냈다.

"whale과 처음으로 작업했던 '월광' 같은 곡은 녹음할 때 시간이 많이 걸렸어요. 적응하는 기간이었거든요. 이번에 녹음한 신곡들은 쉽게 노래 해주고 잘 맞았던 것 같아요. 이제 저희끼리의 적응 기간은 다 끝난 것 같아요. 최고의 팀워크죠."(배영준)

"예전이랑 달라진 게 있다면 이젠 곡을 받았을 때 '이런 곡이구나' 하는 느낌이 온다는 거죠."(웨일)

"멤버 모두 자기 자리를 안정되게 잘 찾아가고 있어요."(김상훈)

이들은 오는 4월 3일과 4일 양일간 홍대 상상마당 라이브홀에서 첫 번째 단독 공연도 앞두고 있다. 첫 공연인만큼 많은 걸 보여주고 싶다는 욕심도 앞설 텐데도 이들은 의외의 면에서 노련함을 드러냈다.

"일단 공연은 저희가 즐거워야 한다고 생각해요. 저희가 즐기는 모습을 보면 관객들도 즐거워하겠죠. 저희가 즐길 수록 더 좋은 연주와 노래가 나오는 거잖아요. 관객들이 지루해 할 틈 없이 몰아붙일 생각이에요."(배영준)

1.5집으로 두 번째 대중 앞에 결과물을 내보이는 w&whale이 소포모어 징크스 없이 승승장구 하길 바라는 건 그들의 음악을 아는 모든 이들의 바람 아닐까. 따뜻한, 때론 유쾌한 감성의 일렉트로니카를 선보이는 이들이 앞으로도 지금처럼만 음악을 할 수 있길 함께 바라본다.

"고등학생 때 선생님이 '열심히만 하면 뭐해, 잘 해야지' 하는 말씀을 하셨어요. 비참한 이야기죠. 그래도 저희는 열심히 하고 싶어요. 이번 음반 활동은 즐겁게 할 생각이에요. 스트레스를 안 받을 순 없겠지만 저희 안에서 잘 풀어가면서 활동하다보면 여러분도 함께 즐길 수 있지 않을까요."(배영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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