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명예의 전당' 이순재 "여배우들 보석처럼 다뤄야" 쓴소리 (인터뷰)

김겨울 기자  |  2009.03.27 16:27
송희진 기자@ 송희진 기자@


연기자 최초 방송인 명예의 전당에 오른 이순재가 고 장자연 사건과 관련해 "이번 기회를 통해 새로운 풍토가 조성돼야 한다"며 후배들을 격려하는 메시지를 남겼다.


이순재는 27일 오후 3시 서울 목동에 위치한 방송회관 3층 접견실에서 열린 '제 6회 방송인 명예의 전당 헌정식'의 행사를 마친 후 머니투데이 스타뉴스와 인터뷰를 갖고 이같이 밝혔다.

이순재는 "전문 방송인들을 위해 헌정한 상인데 내가 연기자 최초로 받게 됐다"며 "내가 나이가 제일 많아서 준 것 같아 감사하다. 계속해서 열심히 동료와 후배들에게 귀감이 될 수 있도록 하겠다. 영예롭게 생각하다"며 기쁜 마음을 드러냈다.


이순재는 이어 "앞으로 동료와 후배들도 명예의 전당에 계속 오르는 기회를 가졌으면 좋다"고 바람을 밝혔다. (이하 '일문일답')

-어떤 후배가 받아야 한다고 생각하나?


▶ 너무 많다. 그 동안에 평생을 해 온 나 같은 배우들이 많다. 김혜자, 강부자, 여운계, 신구, 최불암, 주현 등 모두 한 시대를 풍미하고 지금도 꾸준히 활동하는 배우들이다.

-축하 인사를 많이 받았나?

▶ 너무 많이들 축하 인사가 걸려와 고마웠다.


-그동안 기억에 남는 작품은?

▶ 옛날 드라마라 요즘 세대들은 잘 모르겠지만 나는 대한민국 최초의 일일드라마 주연도 해봤고 대한민국 최장수 일일연속극 '보통사람들'에 출연했고 대한민국 최고 시청률을 기록했던 '보고 또 보고'도 나왔다. 사극도 많이 기억에 남는다. '허준', '이산' 등 최근에 했던 작품도 있고 김수현 작가와의 작품도 기억에 난다.

-고 장자연 사건이 사회적 이슈다. 원로 배우로서 어떤 심정인가?

▶ 아직 진상이 파악되지 않아 내가 언급하기는 힘들고 늘 여배우들과 함께 하면서 어떻게 극복하는지 보고 있었다. 좀 더 나은 방송 환경, 매니지먼트 시스템으로 보석을 갈고 닦는 기반이 필요하다. 자꾸 딴 짓을 하려고 하면 안 된다. 이번 기회를 빌어 새로운 풍토가 조성되기 바란다.

-명예의 전당까지 오를 정도로 연기를 해왔다. 후배들에게 조언을 해주고 싶은 말은?

▶ 우리 때는 연기자라는 직업이 돈 버는 직업도 아니었다. 단지 예술가라는 자부심 하나로 시작했다. 그래서 사회적 평가가 멀어도 창조한다는 자부심이 지켜줬다. 지금은 예술과 수익을 다 잡을 수 있는 것 아니냐. 다만 수익에만 한계를 두면 제한적 예술 작업이 될 수밖에 없어 계속하기 힘들다. 인기나 돈은 한 번 얻고 사라지기 마련이다.

-마지막으로 앞으로 맡고 싶은 역할이 있는가.

▶ 특별한 것은 없다. 나이 먹어서 미스터리 작품. 노련한 수사관도 재밌을 것 같다. 본격적으로 기업이나 정치 드라마가 나올 때가 아닌가 생각한다. 드라마로 진지하게 풀 필요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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