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조의 여왕' 선우선 "성격 같아선 못참죠∼"(인터뷰)

김현록 기자  |  2009.04.01 09:09
배우 선우선 ⓒ홍봉진 기자 honggga@ 배우 선우선 ⓒ홍봉진 기자 honggga@


배우 선우선(29). 커다랗고 깊은 눈, 도톰한 입술. 그녀의 얼굴은 어딘지 묘한 매력을 풍긴다. 그간 각종 영화를 통해 활동을 이어왔던 그녀는 최근 완전히 다른 장르의 드라마로 시청자들에게 출사표를 던졌다. 화제 속에 방송중인 MBC 월화미니시리즈 '내조의 여왕'이다. 선우선은 불행한 결혼생활을 이어가고 있는 사장 부인 소현 역을 맡아 코믹한 극 분위기 속에 새로운 긴장감을 불어넣는다.


"꼭 제가 나와서가 아니라 우리 드라마는 제가 봐도 재미있다"며 드라마 칭찬에 여념이 없는 그녀. 코믹한 풍자 속에 주부들의 애환이 녹아있는 '내조의 여왕'에서 사실 그녀가 맡은 소현은 발랄한 극의 분위기와는 다소 거리가 있는 캐릭터다. 겉모습은 화려하지만 남편의 사랑이라고는 받아본 적 없는 그녀는 무표정한 모습으로 꾹꾹 참아왔던 눈물을 화장실에 쪼그려 앉아서야 터뜨리는 인물이다.

"매일 바람피는 남편한테 나도 바람을 피겠다고 선언하잖아요. 자신이 느꼈던 비참함을 한번 느껴보라는 거죠, 뭔가 작정한 건 아니었다고 봐요. 너무 오랫동안 아프다보니 심장에 딱지가 질 것도 없어진 초탈한 느낌이랄까. 감독님께서도 전형적인 사장 부인을 원하지는 않으셨어요. 조금 걱정은 돼요. 유쾌한 면이 많은 드라마인데 저 혼자 너무 가라앉으면 안될 것 같아서 생각이 많아지네요.(웃음)"


선우선은 "내 성격 같아서는 부들부들 떨면서 '부셔버릴거야'를 외칠 것"이라며 "당장 때려치운다"고 고개를 흔들었다. '내조의 여왕' 2회에서 소현이 체면 불구하고 화장실에서 엉엉 소리내 우는 장면은 실제 선우선의 이런 면이 반영됐다. 숨죽여 우는 장면 대신 울컥 감정이 복받쳐 서럽게 우는 장면이 결국 '오케이'를 받아 방송을 탔다.

배우 선우선 ⓒ홍봉진 기자 honggga@ 배우 선우선 ⓒ홍봉진 기자 honggga@


"제가 원래 결혼해 현모양처가 되겠다는 꿈이 있었는데, 요즘 드라마를 하다보니 '이게 맞는 건가' 싶을 때도 있어요. 결혼에 대한 환상이 깨지는 것 같아요. 하지만 행복한 부부들도 있겠죠? 감독님께서 부부들의 예쁜 면들도 시간이 지나면 그려주실 거예요."


선우선은 '내조의 여왕' 외에 올해 최동훈 감독의 화제작 '전우치', 김윤석이 주연을 맡은 '거북이 달린다' 등 영화 개봉을 앞뒀다. 그간 없었던 작품 복이 올해 다 들어온 것 같단다. 지금이야 어딜 가나 눈에 띄는 매력 만점의 외모로 예전에는 독특한 외모 때문에 불이익도 꽤 당했고 그녀는 조심스레 털어놨다.

"마스크가 독특하다고 오디션에서 떨어진 적이 얼마나 많은데요. '입술이 두껍네, 눈이 깊어서 TV에 안 맞네' 하는 소릴 들으면서 꿋꿋하게 버텨왔어요. 언제부턴가 시대가 바뀌더니 안젤리나 졸리가 뜨더라구요.(웃음) 요즘엔 '깊은 슬픈 눈'이라 좋고, 입술이 두꺼워서 섹시하대요."

낙심한 탓에 연기를 그만두려고 했던 적도 한두 번이 아니었다. 전업을 결심했다 마음을 돌리길 몇 번, 그녀는 "칼을 뽑았으니 무라도 베어야겠다는 생각으로 참았다"며 " 연기를 한 지 7∼8년이 됐는데, 이제야 때가 왔나보다. 제가 운이 좋은가보다"며 싱긋 웃었다.


한 가지 걱정이 있다면, 아내 김남주의 내조 덕에 승승장구 하게 된 오지호와의 '불륜' 멜로라인 때문에 시청자들에게 눈총을 받지 않을까 하는 점이다. 그녀는 시원한 미소를 지으며 시청자들에게 마지막 당부를 남겼다.

"김남주씨가 어떻게 고생해서 성공시킨 남편인데, 제가 그 남자를 뺐는다고 욕을 좀 먹을 것 같아요. 하지만 너무 미워하지는 말아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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