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BS 1TV '가족오락관'의 MC 허참(왼쪽)과 이선영 ⓒ사진=KBS
예능 프로그램 최장수 MC 허참이 26년을 함께 한 KBS 1TV '가족오락관'의 마이크를 내려놓게된 아쉬운 마음을 토로했다.
허참은 2일 오후 서울 여의도 KBS 본관에서 '가족오락관'의 마지막 녹화를 했다. 84년 처음으로 MC를 맡은 이후 26년 만에 '가족오락관'과의 긴 인연의 끝을 보게 되는 아쉬운 자리다.
허참은 이날 "어제 미리 울었다. 눈이 부은 것 같지 않은가"라며 "통한 같은 것은 아닌데 '내일이면 마지막이다' 생각하니 '아~'하며 정말 주마등처럼 지난 시간들이 눈 앞을 스치더라"고 마지막 녹화소감을 밝혔다.
허참은 "정말 거짓말처럼 딱 4월"이라며 "84년 4월에 처음으로 시작했는데 2009년 4월에 마지막 방송을 하게 됐다"고 운을 뗐다.
이어 "그동안 내 삶은 '가족오락관'에 맞춰져 있었다. 매주 목요일이면 '가족오락관 녹화 오는 것이 당연한 일상이었는데 이젠 마지막이다"며 "어쩌면 다음 주에도 난 나도 모르게 이곳을 찾을지도 모르겠다"고 말했다.
26년간 그랬듯 허참은 이날도 서울 여의도 KBS 본관의 녹화 현장에서 줄곧 밝은 웃음을 짓고 있었다. 그러나 내심은 역시 서운하고 아쉬울 수밖에 없었던가 보다.
허참은 하이라이트 영상을 보는 내내 많은 생각이 머릿속을 스치는 듯 짙은 미소를 띄고 있었다. 잠시 눈가를 훔치기도 했지만 줄곧 미소를 띈 채 영상에서 눈을 떼지 못했다.
허참은 "쭉 보니 나도 저런 프로그램을 진행할 수 있을 때가 있었구나 새삼 느껴진다"며 '가족오락관'과 함께한 지난 시간의 의미를 새삼 되새겼다.
이어 "26년 만에 끝날 줄 알았다면 좀 더 일찍 했을텐데"라며 30년 기록을 채우지 못했다는 아쉬움을 드러냈다. "기록을 세우고 내려오게 되지 않으셨나. 이 기록은 누구도 깨지 못할 것"이라는 출연진 말에 "정말 안 깨질까?"라며 미소를 띄었지만 청춘을 함께 보냈던 프로그램을 떠나보내게 됐다는 아쉬움은 감출 수 없었다.
허참은 '가족오락관'의 작가로 오랜 시간 함께한 오경석 작가 등 제작진에게 공을 돌리며 고마운 마음을 전했다. 역대 21명의 여성 MC들도 "모두 다 기억에 남는다. 다들 잊지 못할 아름다운 분들"이라는 말과 함께 회고하며 "다들 잘 돼 떠나서 다행"이라는 말로 인사를 대신했다.
이날 녹화 분은 18일 마지막으로 방송되며 26년 대장정의 마침표를 찍을 예정이다. 그러나 허참이 남긴 예능 최장수 MC라는 기록과 26년의 오랜 역사를 끝으로 마침표를 찍게 된 '가족오락관'은 귀에 맴도는 "몇 대 몇!"이라는 소리처럼 시청자의 머리를 넘어 가슴에 맴돌 듯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