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6년간 외쳤던 '몇 대 몇'은 오늘 여기까지입니다."
KBS 1TV '가족오락관'이 2일 방송 역사의 일부분으로 자리를 옮겼다.
'가족오락관'은 이날 서울 여의도 KBS 본관에서 치러진 마지막 녹화를 끝으로 막을 내렸다. 84년 4월 첫 방송을 시작한 이래 26년 만에 마침표를 찍게 됐다.
녹화는 언제나처럼 기운이 넘치는 허참의 목소리로 시작됐다. 21대 여자MC가 된 이후 줄곧 그 옆을 지키던 이선영 아나운서, 그리고 마지막을 기념하기 위해 함께 자리한 '가족오락관' 최다 출연진이라는 게스트들이 재미와 의미를 동시에 더했다.
허참의 모습은 언뜻 보면 평소와 다름없다 싶었다. 그러나 유독 짙은 미소는 남다른 의미를 띄고 있었다.
촬영장에서 밝은 웃음의 한편 쏟아지던 아쉬운 목소리, 그리고 결국 마지막 "몇 대 몇"을 외칠 점수 확인 순간을 앞둔 상황이 되자 조금씩 촬영장에 눈물이 번지기 시작했다. 그리고 결국 모든 이들의 안타까움 속에 이선영 아나운서를 비롯한 출연진, 제작진 등 녹화장 전체가 눈물에 잠겼다.
이선영 아나운서는 "허참 선생님과 '가족오락관'을 함께 할 수 있어 영광이었다"고 밝히고 "많이 섭섭한 게 사실"이라며 "늘 한결같은 마음으로 따듯하게 챙겨준 허참 선생님께 많은 것을 배웠다"고 감사 인사했다. 오유경 아나운서, 김혜영, 오영실, 김새롬, 장서희 등 허참과 함께 했던 여자MC들도 영상을 통해 아쉬운 마음을 전했다.
허참은 "30대에 시작해서 60대까지 왔다. 벚꽃이 필 때 시작했는데 벚꽃이 또 필 때 새로움을 향해 가게 됐다"며 "함께 했던 수많은 이야기를 영원히 간직하겠다"고 마지막 방송의 소감을 밝혔다.
이어 "종영 소식을 듣고 집사람에게 먼저 알렸다. 크나큰 내조를 해 준 집사람에게 감사하다"며 "더 열심히 노력해 다시 여러분을 찾아뵙겠다"고 말했다.
'가족오락관'의 마지막, 허참이 26년 만에 '가족오락관' MC 자리에서 내려서는 순간의 의미를 더한 것은 모든 녹화를 마친 후였다. 허참은 '가족오락관' MC가 아닌 감사패 수여자로 다시 한 번 녹화장 가운데에 섰다.
녹화장을 찾은 오세영 예능국장은 MC 허참과 '가족오락관'의 26년 역사를 이끌어온 오경석 작가에게 감사패를 수여했다. 허참의 감사패는 기념비적기록을 세운 허참에 대한 감사와 존경의 뜻이 글귀로 새겨져 있으며 오경석 작가의 감사패에는 26년간 '가족오락관'을 이끈 헌신과 노고를 치하하는 내용이 담겨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한편 이날 마지막으로 녹화된 '가족오락관'의 최종회는 오는 18일 방송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