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스닥 퇴출·장자연 파장, '잔인한 4월' 연예계 살길은?

길혜성 기자  |  2009.04.03 13:10
↑故 장자연 ↑故 장자연


그야말로 연예계에는 '잔인한 4월'이다.

4월이 시작되자마자, 코스닥시장의 엔터테인먼트사들이 된서리를 맞았다. 이와 함께 연예계 전체를 침울함에 빠뜨린 이른바 고(故) 장자연 문건의 파장이 4월에도 여전히 지속되고 있다.


한때 스타급 연예인들이 대거 포진, 거대 엔터테인먼트사로 군림했던 팬텀엔터테인먼트 그룹이 상장폐지 위기에 처했다는 사실이 최근 외부에 공식적으로 알려졌다.

코스닥시장본부는 "팬텀엔터테인먼트그룹이 지난 3월 31일에 제출한 사업보고서 붙임서류인 외부감사인의 감사보고서에서, 최근 사업연도 재무제표에 대한 감사의견이 감사 범위 제한에 의한 의견 거절임이 확인됐다"고 밝혔다.


이어 "상장폐지에 관한 통지를 받은 날부터 7일 이내에 이의신청을 할 수 있지만 이의 신청이 없는 경우에는 상장 폐지 절차가 진행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이에 따라 팬텀엔터테인먼트그룹은 최근 몇 해간 적자를 면치 못하다 결국 상장 폐지 위기까지 처하게 됐다. 지난 2005년 한때 1주당 4만 원까지 치솟으며 '황제주'로 자리매김, 연예계는 물론 코스닥시장의 주목을 한껏 받았던 팬텀엔터테인먼트그룹이기에 이번 사안은 연예계 전체를 씁쓸하게 만들었다는 평가를 이끌어 내고 있다.


또 하나의 코스닥 상장사로 스타 연기자들이 다수 몸담고 있는 예당도 최근 관리종목으로 지정됐다.

뿐만 아니다.

꽃다운 나이에 스스로 세상을 등진 고 장자연에게 소속사 전 대표가 유력 인사들을 위해 술자리 접대 등을 강요했다는 주장은 여전히 연예계 전체를 침울하게 만들고 있다.

10년 이상 연예계에 종사한 한 관계자는 "대부분의 연예계 종사자은 현재 체계적인 시스템에서 일하며, 경제적으로 힘든 상황에서도 최선을 다해 자기 본분을 다하고 있다"고 밝혔다.

그러면서도 이 관계자는 "그런데 일부 방송에서 이번 일을 마치 연예계 전체의 일인 것처럼 보도, 주위에서 연예계 종사자 모두를 도매금으로 인식하게 만들고 있다"며 "이는 정말 우리를 힘 빠지게 하는 것"이라고 하소연했다.

그럼, 이렇듯 최근 들어 안팎으로 잔인한 상황에 처해 있는 연예계가 이 난관을 어떻게 하면 해쳐나갈 수 있을까?

이에 대해 대중문화평론가인 강태규 씨는 '연예계의 전문 콘텐츠 위주의 정직한 승부'를 먼저 강조했다.

강 씨는 "경제 불황 때뿐 아니라 경제가 호황일 때에도 연예 기획사들은 무리한 확장 보다는, 각각의 전문 콘텐트를 더욱 강화시킬 필요가 있다"며 "이는 거품 방지 효과를 이끌어 낼 수 있을 뿐 아니라, 경제 위기 때도 굳건히 버틸 수 있는 기반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연예 기획사들이 각기 전문 콘텐츠들을 보유하고 있으면 자연스럽게 정직한 승부도 이뤄질 것"이라며 "정직한 승부가 통할 때, 연예계 전체도 외부의 오해로부터 벗어날 수 있을 것"이라고 분석했다.

이와 함께 강 씨는 연예계가 활발하고 정직하게 활동할 수 있는 산업 및 사회적 기반도 갖춰줘야 현재의 잔인한 상황에서 탈피할 수 있을 것이라 주장했다.

강 씨는 "현재 한국의 산업 체계에서는 창작자들보다 유통 업체들이 더 많은 이익을 가져가는 경우가 잦다"며 "이는 창작자들의 자기 발전 의지를 떨어뜨리는 것은 물론 매출에도 큰 영향을 미치기에, 창작자들에 대해 물질적으로도 정당한 대우를 해 줄 필요가 있다"고 밝혔다.

이어 "연예계를 화려한 곳으로만 생각하는 것은 물론 일부의 문제를 전체로 확대, 연예계 종사자들이 특권을 누리는 것처럼 오해하는 분들도 적지 않은 듯하다"며 "하지만 실제 대부분의 연예계 종사자들은 오늘도 잠도 제대로 못자며 성실히 일하고 있다"며 연예 종사자들에 대한 올바른 사회적 인식도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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