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혜선 "팔방미인? 부족한 게 많다"①(인터뷰)

김수진 기자  |  2009.04.09 10:08
구혜선 ⓒ송희진 기자 songhj@ 구혜선 ⓒ송희진 기자 songhj@


팔방미인. 구혜선에게 딱 어울리는 말이다. 25세, 그는 신세대다. 숫자는 나이에 불과할 뿐이다. 세상의 빛을 본 지 25년이지만 내면의 성숙도는 그 이상이다. 영화사 아침의 정승혜 대표는 그를 '정신나이 100세'라 표현했다. 구혜선을 아는 사람이라면 공감대가 형성되는 대목이다.


작고 가녀린 체구에 천사같이 고운 외모다. 그를 결코 외모로만 평가해선 안 된다. 외유내강이다. "이 세상에서 해내지 못할 일은 없다. 도전하고 또 도전하고 최선을 다하면 반드시 결과는 돌아온다"는 말을 몸소 실천하며 긍정과 발전을 거듭하고 있다.

지난 7일 오후 서울 강남의 한 스튜디오에서 화보촬영을 마친 구혜선을 만났다. 그는 최근 종영된 KBS 2TV 월화미니시리즈 '꽃보다 남자'(극본 윤지련·연출 전기상)를 통해 국민의 연인이 됐다. 안방극장 최고의 블루칩, 더 이상 바랄게 없겠다 싶지만 아니다.


구혜선은 배우라는 이름 외에 수준 높은 음악성과 일러스트레이터, 영화감독에 이르기까지 다방면에서 두각을 드러내고 있다. 여기에 하나 더 최근 소설가로 변신해 명성을 날리고 있다. 20대 여성의 사랑을 그린 '탱고'는 출간 일주일 만에 초판 7쇄 발행, 3만 부 판매기록을 세우고 있다. 구혜선은 "팔방미인? 아니다. 나는 부족함 투성이"라고 손사레를 쳤다.

"요즘 너무 행복하다. 사실 나에 대해 '엉뚱하다', '독특하다'는 식의 인식이 있다. '탱고'가 공감대를 형성하지 못할까봐 걱정했다. 누군가와 공감대를 형성했다는 점에서 너무 기쁘다."


구혜선이 선보인 '탱고'는 두 가지 사랑이야기를 그리고 있다. 사랑과 이별 그리고 삶의 본질적인 이야기를 녹여냈다. 자전적인 소설이 아니냐는 시선도 있다.

"자전적인 소설은 아니다. 어느 정도 내 경험치가 반영됐지만 나머지는 다 픽션이다. 내 자전적인 이야기라면 너무 비참하다."

'탱고'에 대한 독자들의 반응은 호평일색. 구혜선 역시 독자들의 반응이 고무된 게 사실이다.


"서평에 대해 봤다. 좋게 평가해주셔서 너무 고맙다. 글을 잘 썼다, 못썼다. 못났다, 잘났다가 아니라 내가 말하고자하는 메시지가 잘 전달된 것 같다. 그걸 알아봐주신 분들에게 감사할 뿐이다. 내가 느끼고 생각하는 것에 대해 많은 분들도 공감대를 형성해 다행이었고 기쁘다. 이런 기분은 정말 처음이다."

그를 더욱 기쁘게 하는 한 가지는 어려운 이 시기에 읽었을 때 마음이 따뜻해지는 보기 편안한 책을 쓰고 싶었던 진심이 통했다는 점이다. 구혜선은 누구나 부러워하는 특별한 재능에 대해 굉장히 냉정한 평가를 내렸다.

"누구나 할 수 있는 일이다. 내가 특별해서가 아니다. 누구나 할 수 있는 일이다. '구혜선도 하는데 왜 나는 못해'라는 생각으로 많은 사람들이 많은 도전을 했으면 좋겠다. 나 역시 '저 친구도 하는데 왜 나는 못해'라는 생각에서 도전하게 된 점이 많다. 우린 다 똑같은 인간이다. 노력해서 안 되는 것도 있지만 최선을 다했으면 되는 것 아닌가. 사랑도 그렇다고 생각한다. 나의 경우 사랑에 실패도 많이 했다. 하지만 최선을 다했으면 그것으로 만족하면 된다."

'탱고'는 구혜선의 처녀작. 작가입장에서 아쉬움도 크다. 더욱이 '꽃보다 남자' 촬영 중에 써내려갔다는 점에서 충분한 시간적 여유를 가지고 쓰지 못해 미련이 많이 남는 작품이라고 설명했다. 사실 '꽃보다 남자' 촬영 내내 평균 수면시간은 2시간 정도였다. 잠을 자는 장면을 연기할 때는 실제로 잠이 들어버리는 이로 벌어지기도 했다.

"내가 전문 소설가는 아니지만 또 도전해 보고 싶다는 생각이 든다. '꽃보다 남자' 촬영 중에 쓴 책이기에 집중하지 못했던 게 사실이다. 그게 안타깝다. 아니 사실 다행일지도 모른다. 너무 집중하다보면 내가 하고 싶은 이야기를 모두 써야하는 이유에서 삼천포로 빠졌을지도 모른다. 하지만 다음번에 기회가 생긴다면 좀 더 많은 시간을 투자해서 정성스럽게 쓰고 싶다."

구혜선은 거듭 강조했다. 하고 싶은 일이 있다면 도전하라, 그리고 최선을 다하라.

"나는 내가 감성적으로 위험한 사람이라는 걸 잘 안다. 감수성이 풍부하면 상처받는 일이 생길때 배가 된다. 그래서 나는 나에게 쉴 틈을 주면 안되겠다고 생각했다. 20대 해보고 싶은 일은 20대 때 꼭 하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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