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왼쪽 상단부터 시계방향으로 휴 잭맨, 톰 크루즈,키퍼 서덜랜드,니콜라스 케이지,카메론 디아즈,키아누 리브스
할리우드 톱스타 휴 잭맨이 9일 내한했다.
휴 잭맨의 내한은 지난 2006년 '엑스맨 최후의 전쟁' 홍보차 한국을 찾은 이래 두 번째이다. 휴 잭맨의 이번 내한은 오는 30일 전 세계에서 최초로 국내에서 먼저 개봉하는 영화 '엑스맨 탄생:울버린' 홍보를 위한 것이다
비단 휴 잭맨 뿐 아니라 할리우드 스타들의 내한은 새삼스러운 일이 아니다. 지난 1월 톰 크루즈가 내한, '친절한 톰 아저씨'란 별명을 남기며 많은 화제를 낳고 떠났다. '드래곤볼-에볼루션' 홍보를 위해 저스틴 채트윈과 에미 로섬, 주윤발과 박준형과 '몬스터 vs 에이리언'의 키퍼 서덜랜드가 올 초 국내를 찾았다.
지난해에는 '아이언맨'의 로버트 다우니 주니어, '스트리트 킹'의 키아누 리브스, '마다가스카2'의 벤 스틸러와 크리스 록도 방한했다. 할리우드 스타 뿐 아니라 '적벽대전'의 오우삼 감독과 '매란방'의 첸 카이거 감독, 여명, 장쯔이 등도 줄줄이 한국을 찾았다.
해외스타들이 한국을 이처럼 찾는 것은 한국영화 시장이 그만큼 커졌기 때문이다. 그동안 아시아권은 일본 시장을 중시했던 할리우드가 이제 한국에서 아시아 프리미어 행사를 열만큼 국내 시장을 주목하고 있다.
하지만 할리우드 스타가 국내를 찾는다고 꼭 흥행에 도움이 되는 것은 아니다. 홍보효과는 엄청나지만 흥행은 오히려 저조한 편이 더 많았다. 톰 크루즈는 '친절한 톰 아저씨' 열풍을 일으켰지만 '작전명 발키리' 국내 흥행성적은 시원찮았다.
'스트리트킹'을 홍보하기 위해 내한한 키아누 리브스는 직배사 이십세기폭스코리아의 엄살 덕에 논란만 무성하게 남겼을 뿐 흥행은 참패했다. 카메론 디아즈는 2007년 '슈렉3' 개봉을 앞두고 내한해 헤어진 연인 저스틴 팀버레이크에 대한 질문조차도 성의있게 답했지만 전편보다 흥행에 성공하지는 못했다.
니콜라스 케이지와 웨슬리 스나입스 등 한국여성과 결혼한 할리우드 톱스타들도 영화 홍보를 위해 내한했지만 결과는 썩 좋지 않았다.
오히려 국내에 널리 알려지지 못했거나 큰 주목을 받지 못한 할리우드 스타가 내한했을 때 영화가 흥행에 성공한 사례가 더 많다. 국내에는 무명에 가까웠던 빈 디젤은 2002년 '트리플 엑스'로 내한해 흥행에 성공했다. 한동안 침체기를 겪었던 로버트 다우니 주니어는 '아이언맨'이 미국을 제외하곤 한국이 세계에서 가장 큰 흥행성적을 거뒀다.
2006년 아시아에서 유일하게 정킷 행사를 열었던 '트랜스포머'는 국내에는 유명세가 덜한 메간 폭스가 찾았지만 역대 한국에서 개봉한 외화 중 가장 커다란 흥행 수익을 올렸다.
결국 할리우드 스타들의 내한은 홍보에 큰 도움이 되는 것은 맞지만 흥행은 작품에 달려있다는 셈이다. 한 홍보 대행사 대표는 "할리우드 스타들은 대개 서비스 정신이 투철해 국내팬들에 좋은 인상을 남긴다. 하지만 결국 흥행은 작품이 어느정도 완성도와 오락성을 가지고 있느냐에 달려있다"고 말했다. 이어 이 대표는 "할리우드 스타가 내한할 때 비용을 그대로 마케팅에 활용하는 게 더 좋지 않을까란 생각이 들 때도 있다"고 털어놨다.
휴 잭맨은 2006년 내한했을 때 붉은 악마 티셔츠를 입고 "대한민국"을 외쳐 국내팬들을 기쁘게 했다. 하지만 '엑스맨:최후의 전쟁' 흥행 성적은 그다지 좋지 않았다.
이번에 휴 잭맨은 2박3일 일정 동안 직접 영화 하이라이트를 소개하는 데 이어 기자회견, 서울시 홍보대사, 방송 프로그램 출연, 레드카펫 행사 등 숨가쁜 일정을 소화한다. 여느 할리우드 스타보다 더 많은 일정을 통해 국내팬들과 만난다. 과연 그의 바쁜 행보가 흥행에 좋은 결과를 낼지 지켜볼 일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