故안재환 모방 연탄불 자살주의보

정진우 기자  |  2009.04.17 16:43


최근 강원지역에서 연탄불을 이용한 연이은 동반자살로 남녀 11명이 숨져 충격을 주고 있는 가운데 이 같은 자살 수법이 심각한 사회적 문제로 대두되고 있다는 지적이다.


17일 강원 인제경찰서에 확인 결과 이날 오전 인제군 북면 한계리 모 휴게소 주차장에 세워진 카니발 승용차에서 지 모(47세, 강원 속초)씨와 이 모(29세, 전남 여수)씨 또 다른 이 모(21세, 경남 양산)씨 등 남녀 3명이 숨진 채 발견됐다. 차량 안에는 화덕에서 연탄이 타고 있었고 차 문틈은 녹색테이프로 밀폐돼 있었다.

이에 앞서 지난 15일 오전 강원도 횡성군 갑천면 중금리의 한 펜션에선 10대 여고생을 포함한 남녀 5명이 연탄불을 피워 놓고 동반자살을 기도해 4명이 죽고 1명이 중태에 빠졌다. 지난 8일에도 오후 정선군 북평면 나전리 모 민박집에서 남성 2명과 여성 2명 등 모두 4명이 연탄불을 피워 놓고 함께 목숨을 끊었다.


경찰은 이들 사건이 연탄불을 이용한 점, 서로 주소지 등이 다른 점, 출입문과 창문 틈을 테이프로 밀폐한 점, 렌터카를 이용한 이동수단 등으로 미뤄 인터넷 자살사이트 등을 통해 만났을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보고 있다.

문제는 지난해부터 이처럼 연탄불을 이용해 자살하는 사건이 크게 증가하고 있다는 것이다. 실제 지난 2008년 8월 고 안재환 자살 이후 연탄불을 이용한 모방 자살 사건이 늘고 있다는 분석이다. 기존에는 약물을 이용하거나 목을 매는 수법을 이용한 자살 사건이 많았다.


또 포털 사이트에 개설된 인터넷 커뮤니티 등이 동반자살의 온상처럼 커지고 있다는 지적이다. 블로그, 쪽지 등을 통해 동반자살을 공모하는 사례도 늘고 있다. 자살예방협회가 최근 모니터링 해 포털사이트 등에 신고 조치한 온라인 유해게시물은 지난 2007년 491건에서 2008년 953건으로 크게 증가했다.

강원지방경찰청 관계자는 "최근 발생한 동반자살 사건들은 자신의 처지를 비관하는 사람들이 연탄불을 피워 자살했다는 측면에서 작년 유명 연예인(고 안재환)의 자살 수법을 모방했다고 볼 수 있다"면서도 "정확한 자살 동기 등은 앞으로 더 수사해 봐야 알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이들 사건은 수법과 이동 방법까지 매우 유사한데, 앞으로도 이처럼 인터넷 자살사이트를 통해 사전에 공모하는 방식의 모방사건 확산이 우려된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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