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C 추풍낙엽 정국에 김구라가 살아남은 이유

문완식 기자  |  2009.04.19 12:33
강호동 김구라 유재석 유세윤 이경규 이수근 김국진 이휘재 신정환 (위 왼쪽부터) ⓒ머니투데이 스타뉴스 강호동 김구라 유재석 유세윤 이경규 이수근 김국진 이휘재 신정환 (위 왼쪽부터) ⓒ머니투데이 스타뉴스


춘래불사춘(春來不似春). 계절은 봄인데 TV는 온통 낙엽 천지다.

경기불황에다가 갈수록 변화의 속도가 빨라지고 있는 시청자들의 입맛 변화에 MC들이 잇달아 마이크를 놓고 있다. 허참이 그렇고 정은아가 그랬다.


하지만 이 와중에도 오늘도 브라운관을 변함없이 지키고 있는 이들도 있다. 강호동, 유재석 등 존재자체가 예능성공과 등호를 이루는 이들을 제외하고서도 김구라, 김국진, 이휘재 등도 자신만의 영역을 또렷이 지키며 '나 여기 살아 있소'를 외치고 있다.

허참도 갔는데(?) 김구라가 산 이유는 뭘까.


◆남녀노소, 눈에 익어야

강호동, 유재석, 김구라, 김국진 등은 일단 눈에 익는다. 남녀노소, 말 그대로 성별과 연령을 떠나 이들을 모르는 시청자들은 거의 없다. 이는 곧 거부감이 없다는 소리다.


MC에 대한 익숙함은 낯선 새 프로그램으로 인한 시청자들의 거부감을 해소시켜주는 효과가 있다. 프로그램의 포맷이 무엇이든 일단 어떻게, 어느 정도 선에서 진행될지 대강 눈에 선하기 때문이다.

프로그램 자체보다는 해당 MC가 이 프로그램에서 또 어떤 모습을 보여줄지에 관심이 더 가는 것이다. 이는 곧 이들의 생명력과도 연결돼 있다.

그들이 브라운관에서 늘 그 자리에 존재하기 위해서는 끊임없이 시청자들의 취향이나 방송환경 변화에 적응해 왔음은 부인할 수 없는 사실이다.

시청자들에게 거부감 없는 익숙함을 준다는 것은 시청자들의 취향 변화를 재빠르게 감지하고 이에 부응해야하기 때문이다. 또 브라운관 환경 변화에 적절이 대응하는 것 또한 이들 처세의 일면이다. 최근 방송사들의 출연료 낮추기에 이들이 자의든 타의든 동의할 뜻을 선뜻 비친 것도 좋은 예다.

이처럼 눈에 익는다는 것은 MC로서 살아남기 위한 중요 조건 중 하나이다. 요즘 한창 뜨고 있는 이수근이나 유세윤이 아무리 강호동 유재석 보다 뛰어난 말솜씨나 프로그램 장악력을 보여준다 한들 이들은 아직까지 남녀노소를 불문한 익숙함 주기에는 역부족이라 '단독'으로 갈 수 없다는 한계를 보이고 있다.

◆아직은 낯선 자들이여, 신선하게 묶여라

그러면 이수근이나 유세윤 등 아직은 '덜 익숙한' 이들의 살아가는 전략은 무엇일까. 잘 묶이면 된다. 이미 개인적인 능력이나 자질이 충분한 이들이니 익숙한 이들과 묶일 경우, 익숙함 속에서 그 재능을 뽐낼 수 있는 조건이 갖춰지게 된다.

실제 '무한도전'의 박명수나 '1박 2일'의 이수근, '패밀리가 떴다'의 윤종신 등은 잘 묶여서 성공한 축에 속한다. 이들은 여타 프로그램에서도 홀로 나서기 보다는 묶이기 전략을 선택, 방송환경 변화에 충실히 대응하고 있다.

반면에 익숙하지만 묶일 경우 식상함을 주는 이들은 자리보전하기 쉽지 않다.

때문에 새로운 조합을 통해 신선함을 주려 하는 MC들의 합종연횡이 계속되고 있다. '남자의 자격' '붕어빵'의 김국진 이경규 조합과 새롭게 방영되는 '비행기'의 김구라 탁재훈 조합이 좋은 예다.

결국 시청자들의 눈에 익기 전까지는 이러 저리 잘 묶이며 시대의 흐름을 잘 타야만 생명력을 좀 더 길게 갈 수 있는 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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