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도 너무한 '아내의유혹', '과유불급' 몸소 보여줘

김지연 기자  |  2009.04.20 12:02


정도를 지나침은 미치지 못함과 같다. 최근 SBS 일일드라마 '아내의 유혹'은 '과유불급(過猶不及)'이 어떤 의미인지 몸소 보여주는 듯하다.


사실 어찌 보면 이 같은 상황은 이미 예견된 일인지 모른다. 지난해 11월3일 '아내의 유혹'이 첫 방송될 때 공개한 시놉시스 내용 자체가 말이 안 됐기 때문이다. 죽은 줄만 알았던 조강지처 구은재(장서희 분)가 살아 돌아와 남편과 신애리(장서희 분)에게 복수한다는 내용이었다. 성형수술도 하지 않았는데 어떻게 남편과 가족 모두가 구은재의 얼굴을 알아보지 못할까.

이 같은 지적에 당시 제작진은 "뛰어난 화장술과 전혀 다른 성격으로 주변인들에게 구은재의 정체를 속일 것"이라고 해명했다.


다행히 극의 빠른 전개와 몰입도 덕에 상당수 시청자들은 '아내의 유혹' 내용을 수긍하며 '은재의 유혹'에 깊이 빠져버렸다. 때문에 '막장 드라마'라는 지적에도 불구하고 '아내의 유혹'은 매회 40%에 육박하는 시청률을 기록하며 안방극장에 돌풍을 일으켰다.

하지만 과유불급이라 했다. '아내의 유혹'이 높은 인기를 타고 9회 가량 연장되면서 높은 시청률과 상관없이 억지 전개와 내용 늘이기로 시청자들의 화를 돋우고 있다. 심지어 조기조영하라는 지적이 제기될 정도다.


이는 연장 방송을 결정한 후 '은재의 복수'에서 '소희의 복수'라 할 만큼 내용이 엉뚱한 방향으로 흘러갔기 때문이다. 시원스레 복수를 해야 할 은재가 오히려 진짜 민소희(채영인 분)에게 꼼짝없이 당하는 모습은 주객이 전도된 모습이다.

'아내의 유혹'에 실제로 출연하는 배우들도 이 같은 내용 전개에 공감을 하지 못하고 있다.

익명을 요구한 한 출연 배우 측 관계자는 20일 "'아내의 유혹'이 큰 사랑을 받을 수 있었던 것은 빠른 전개와 은재의 통쾌한 복수 덕이다. 그런데 극 후반으로 갈수록 누가 주인공인지 모를 만큼 내용이 뒤죽박죽"이라며 "출연하는 배우들조차 갑작스레 달라진 설정과 내용에 당황하는 눈치"라고 말했다.

결국 출연배우들조차 공감할 수 없는 억지 전개가 "'아내의 유혹'이니까, 뭐든지 가능하다"며 열렬한 지지를 보내던 시청자들까지 등을 돌리게 한 셈이다. 이야기의 중심을 잡지 못한 결과다. 사공이 많아 배가 결국 산으로 갔다.

과연 내달 1일 종영을 앞둔 '아내의 유혹'이 제작초기 밝힌 '사랑과 화해, 그리고 용서'라는 주제를 담아낼지 귀추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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