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준형 vs 헤니, 할리우드서 韓배우 살아남기①

[★리포트]

전형화 기자  |  2009.04.23 11:37


지난 22일 '울버린:엑스맨의 탄생'이 기자시사를 통해 국내 첫 선을 보였다.

'울버린:엑스맨의 탄생'(이하 울버린)은 '엑스맨' 시리즈의 프리퀄로 울버린의 탄생과 얽힌 뒷이야기를 소개하는 영화. '엑스맨' 팬들의 기다림도 기다림이지만 무엇보다 국내팬들에겐 다니엘 헤니의 할리우드 진출작이라는 점에서 관심을 모았다.


다니엘 헤니는 '울버린'에 총을 자유자재로 쓸 수 있는 초능력을 지닌 에이전트 제로로 출연한다. 무대인사에서 스스로 밝힌 대로 비중이 그리 많지는 않다. 국내 작품에선 부드럽고 '젠틀'한 남자를 주로 연기했던 다니엘 헤니는 '울버린'에서는 임무를 위해서는 선량한 노부부도 죽이는 냉혈한을 연기했다.

'울버린' 속 다니엘 헤니는 지난 달 개봉한 '드래곤볼'의 박준형과 여러모로 비교된다.


둘 다 할리우드 영화 속 아시아계 배우로서 활약과 한계를 극명하게 보여주기 때문이다. 다니엘 헤니가 주인공을 쫓는 악역으로 등장, 영화 중반께 퇴장한다면 박준형은 주인공을 돕는 주요 인물로 마지막까지 출연한다.

비중은 박준형이 단연 더 크지만 두 사람이 주목되는 지점은 굳이 아시아계 배우가 아니더라도 소화할 수 있는 역을 맡았다는 것이다. 무술을 잘하거나 한류스타로서 주목받아 영화에 출연한 게 아니라는 점에서 다니엘 헤니와 박준형의 미래는 밝아보인다.


여느 할리우드 배우들처럼 단역부터 조연까지 올라가는 전철을 밟고 있기 때문이다. 두 사람은 영어라는 언어 장벽도 넘어섰다는 점 또한 공통점이다. 비가 '스피드 레이서'에서 조연을 맡은 뒤 '닌자 어새신'에서 주연을 맡은 것처럼 수직상승할 수는 없다 해도 가능성은 있어 보인다.

물론 할리우드 영화 속에서 아시아계가 맡을 수 있는 역 자체가 제한돼 있기에 이들이 넘어서야 할 벽 또한 높은 것은 사실이다. 하지만 '스타트렉 더 비기닝'의 존조, '터미네이터4'의 문블러드굿 같은 한국계 배우들이 할리우드에서 점차 영역을 넓혀가고 있는 것은 이들에게 긍정적인 신호다.

지난해 부산국제영화제를 찾은 한국계 배우 아론 유는 "한국배우들은 처음부터 미국에서 활동한 우리들과는 달리 아시아 프로모션에 이점이 있기 때문에 더 유리한 지점이 있다"고 말했다. 언어의 장벽만 통과한다면 성공 가능성이 크다는 것이다.

배우 뿐 아니라 제작자와 감독이 할리우드 문을 두드리고 있는 것 또한 한국배우들의 활동 영역을 넓히는 데 일조한다. 중화권 감독들이 할리우드 문을 꾸준히 두드린 결과 이안과 오우삼 감독의 활약이 가능했고, 중화권 배우들의 할리우드 진출이 활발해진 것과 마찬가지다.

'폰' 할리우드 리메이크를 직접 연출하는 안병기 감독은 주인공 중 한 명을 한국 배우로 하는 것을 고려 중이다. '화산고' 할리우드 리메이크를 추진 중이 차승재 싸이더스FNH 대표는 "시장의 한계를 넓히기 위해서라도 새로운 도전이 필요하다"면서 "현재 도전 중인 한국 배우들의 활약을 눈여겨봐야 할 이유"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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