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BS 2TV 새 수목미니시리즈 '그바보'를 통해 안방극장에 데뷔하는 배우 황정민 ⓒ임성균 기자 tjdrbs23@
배우 황정민이 안방극장에서도 스크린의 영광을 재연할 수 있을까. 황정민이 데뷔이후 처음으로 안방극장에 출연한다. 그 무대는 오는 29일 방송될 KBS 2TV 새 수목미니시리즈 '그바보'(그저 바라보다가, 연출 기민수)다.
황정민은 극중 톱스타 김아중과 우연한 사고로 인연을 맺게되면서 인생이 뒤바뀌는 평범한 우체국 직원 '구동백'을 연기한다. 첫 방송에 앞서 이 드라마의 제작발표회를 통해 공개된 일부 영상에서 황정민은 이미 우체국 직원으로 분해 있었다. 그의 배우인생의 한 획을 그은 영화 '너는 내 운명'에서 선보인 순박한 시골청년의 느낌마저 묻어난다.
◆"나는 착한 사람 아닌, 평범한 사람"
혹자는 그의 연기를 보면서 '순박함의 대명사'라 칭한다. 실제는 어떨까. 황정민은 "영화 '너는 내운명'이라는 작품 때문에 그런 것 같다"면서 "사실 그런(순박한) 캐릭터는 이번이 두 번째다"고 말했다.
그는 "그런 평가는 창피하다. 영화 '달콤한 인생'의 '백사장'은 어디로 갔나. 실제 나는 그렇게 착한 사람은 아닌 것 같고, 대단히 평범한 사람이다"며 "구동백이랑 많이 닮아 있는 것 같다. 만나서 얘기하다보면 다 착한 사람이듯이 내게도 그럴 것이다. 그런 점이 너무 부각돼 그런 것 같다"고 말했다.
황정민은 평소 성격에 대해서도 말했다. 그는 "평소에는 화를 잘 내지 않는 성격이다. 하지만 일할 때는 조금 예민한 편이다. 나를 보여주는 게 아니라 '구동백'이라는 인물을 보여주는 것이기에 그렇다"고 말했다.
◆"드라마 데뷔, 쉬운 선택은 아니었다"
공연무대와 스크린을 누비던 그가 안방극장에 첫 발을 내딛은 이유에 대해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혹자는 반색하고, 혹자는 영화계 불황이 한 요소로 작용한 것이 아니냐는 시선이다. 황정민이 이 작품을 선택한 계기는 무엇일까.
황정민은 "드라마를 선택하는 게 쉬운 건 아니었다"고 말했다. 그는 "내가 TV 제작환경을 처음으로 접해 보기에 두려웠다"고 말했다.
그는 "TV라는 매체는 재미가 없으면 바로 채널이 돌아간다. 이 점에서 두려움이 분명히 있다"고 설명한 뒤 "고민을 좀 하고 나서 출연을 결정을 하고 나서 보니 그런 생각들이 스스로의 우려였다고 생각했다"고 말했다.
이어 "내가 잘 준비되어 있으면 현장이 빠르게 진행되든 느리게 진행되든 문제는 되지 않겠다는 생각이다"면서 "배우 스스로 준비가 되어 있다면 문제될 것이 없다는 결론이다. 자신감이 생겼다"고 부연했다.
황정민은 또 "영화계 불황으로 배우들이 TV에 출연한다는 시선은 속상하다. 영화가 없어서 드라마에 출연하진 않을 것이다"고 단언했다.
이어 "배우는 작품이 좋을 경우 장르 구분 없이 영화도 하고 드라마도 한다. 배우의 경우 누군가가 불러주니까, 시켜주니까 출연하는 것이다"며 "내가 드라마를 하게 된 씨알 같은 동기는 영화로 잘되고 있을 때 TV에도 출연하는 모습을 보여주고 싶은 생각이 있었다"고 덧붙였다.
◆"경쟁, 내가 더 잘됐으면 좋겠다. 하하"
황정민은 안방극장을 통해 배우 차승원과의 경쟁이 불가피하다. '그바보'와 차승원 주연의 SBS '시티홀'이 동시간대 방송되기 때문이다.
황정민은 "경쟁작이 될지 아닐지는 뚜껑을 열어봐야 알겠다. 둘 다 잘 됐으면 좋겠으나 팔이 안으로 굽으니 당연히 내 것이 잘 됐으면 좋겠다"고 웃으며 말했다.
그는 "누구나 내 것이 안되는데 그쪽(경쟁작)이 잘 되길 바라진 않을 것이다. 구동백이라는 사람은 내 주위 사람 같고, 내 주위에서 한번쯤 벌어질 수 있는 얘기다. 시청자가 흥미롭게 볼 수 있을 것이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이어 "하지만 그 몫은 시청자의 몫이다. 내가 봐달라고 말해도 아마 우리 가족만 볼 것이다"고 웃음을 지어 보였다.
KBS 2TV 새 수목미니시리즈 '그바보' 황정민 김아중 주상욱 (왼쪽부터) ⓒ임성균 기자 tjdrbs23@